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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희대 Jun 24. 2023

아버지를 뵈러 갔다.

책 나왔어요


책을 들고 아버지를 찾아뵈었다.


이 더운 여름에 그 답답한 곳에서도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아들이 쓴 책을 보여드리면 벌떡 일어나 좋아하실 줄 알았는데 줄지어 선 다른 무덤과 차이가 없다.


평소 술을 못하시던 분이라 따뜻한 커피 한잔 부어드리고 왔다. 아버지는 한여름에도 절대 찬물을 마시지 않으셨다. 평생 몸이 아프셨지만 그런 철칙 때문인지 90 가까이 사셨다.


벌써 7년. 링에서 내려가신 아버지는 이제 편안할까. 내 다리가 후들거릴 때마다 묵묵히 붙잡아주신 분이었는데. 늘 당신이 그로기 상태였을 텐데도.


아들은 책을 들고 성공확률이 희박한 또 다른 링에 오오른다. 그곳에서도 크게 걱정하시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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