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하반기 대기업 기술탈취 문제가 이슈화되었고 여러 도움을 받아 슬기롭고 강단 있게 잘 대처하였고 마무리까지 잘 되었다.
자세히 서술하여 경험을 공유하고 싶지만 이내용을 자세히 서술하면 작성자 레퍼런스로 연결되어 내가 누구인지 밝히기 싫은 심각한 INTJ 성격상.. 양해를 구한다.)
꽃이 피는데 이유가 어디 있겠으며 지는데 이유가 어디 있으랴..
회사 잘 되는 이유는 수백, 수천 가지 이유가 있어야 하지만 회사가 어려워질 때는 한두 가지 이유로 필히 망하기도 한다.
분명 통장에 돈도 많고 사람도 많았다.
VC도 다 내편이었고 나의 가설과 인사이트에는 빈틈이 없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21년 대기업 기술탈취 문제까지 퍼펙트하게 해결하고 22년 넘어왔고 코로나로 팬더믹 상황이긴 했지만 예상범위 자체를 보수적으로 잡아놔서 타격을 심하게 안 받았고,
A금 연예인을 모델로 발탁, 브랜딩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미국에서 금리를 높이기 시작하였다.
미국에서 금리를 높이니 한국에서 안 올릴 수 없고 한국에서 금리를 올리니 더 이상 VC들도 펀드를 끌어오기 어려워졌고 결국 투자가 보수적으로 집행되기 시작되었다.
이전에는 돈을 써서 시장을 먹고 트래픽을 올리면 또 투자받고 밸류도 올라가며 마치 공식처럼 스타트업의 운영과 투자유치의 패턴이 있었다.
그런데 이런 패턴이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이다
이른 겨울이 시작된 것이다,
이 겨울은 계절상 동기에 접어들어 자연스러운 겨울이 아니라 외부 환경적 요인으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발생한 겨울이다.
아직 꽃이 다 피지도 않았는데 져야 한다니..
솔직히 억울하다...
겨울 준비는 되지 않았다, 패턴대로면 지금은 여름 지나 입추 정도로 수확에 집중하여 겨울을 준비할 시기였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했다.
인수를 검토하던 회사들이 있었는데 정상적으로 진행하였다.
비즈니스는 신뢰이기 때문에.. 내가 스텝이 꼬였다고 M&A에 맞춰 준비해 온 예비 자회사들의 스텝까지 꼬이게 할 순 없었다.
아직 한파는 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한파를 준비해야 했다.
일단 먼저 마케팅비를 0원으로 설정했다
자연스레 마케팅팀이 해산되었다 ㅠㅠ
애써 찍은 광고촬영 영상도 송출하지 않았다
한 달이라도 런웨이를 길게 가져가기 위함이었다
(이런 가슴 아픈 결정 뒤엔 호황기엔 절대 볼 수 없는 진짜 오가닉 데이터를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마케팅 비용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러던 와중 8월 VC 한 군데에서 소개받고 찾아와 빠른 의사결정으로 투자를 진행하였다
위기에 잘 대응해 온 결과라 생각했다
23년이 되었다
앤더믹으로 전환되어 대면 주주총회를 열었다
모든 상황이 베스트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워스트는 아니었다
헌데 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올해 정규 라운드를 어떻게 진행할 건지 , 투자유치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구조조정은 안 할 건지...
오로지 성장이 아닌 비용 통제에 관한 얘기뿐이다
답답하다..
잘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대내외적인 성과를 봐왔으면서 비용통제와 투자유치, 런웨이에 관한 얘기 외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자신 있었다
어레인지 하고 있는 VC 들 증권사, pe , si 등... 10여 군데 이상이 우리 회사에 태핑 중이었고 아무리 보수적으로 잡아도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난 구조조정은 없다고 단언했으며 잘하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큰소리를 쳤다
5월이 되어 라운드를 시작했다
일단 밸류에이션을 확정해야 했기에 기존 주주 기관 하우스 중 투자의사가 있는 곳에 IR을 진행하였다
일단 밸류는 기존 SI주주가 정해준 밸류를 가지고 라운딩을 하였다
분위기는 차갑다
서운함을 감출 수 없다
기존 하우스에서 미온적이니 10 여개의 하우스도 주춤한다...
젠장 , 그렇게 10여 개의 신규 하우스 투자가 모두 예투 단계에서 부결된다...
통장의 돈이 말라 간다
런웨이 1년 미만은 이미 당도하였고,
24년 론칭할 서비스를 위해 추가 자회사 인수건도 현금이 일부 지출 되었다...
그렇게 아무런 소득 없이 10월이 되었다
후발 업체는 밸류에이션을 깎아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솔직한 내 생각은. 후발업체는 실적과 숫자가 나오지 않고 단순히 2~3등 업체로써 오로지 살아남기 위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디스카운트가 들어가면 다음 투자 때 신규투자사들에게 밸류에이션 밀당이 어렵다..)
헌데 이번 라운드 밸류를 정한 si의 투자유치에 문제가 생겼다
SI 회사 경쟁 업체에서 금감원에서 민원을 넣어 감사가 진행되어 si 투자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럴 거면 밸류를 si 가 정했을 때 거절 했어야 했는데...
그게 말처럼 쉽나...
좋은 날 온 줄 알았고 올 줄 알아서 방방 거렸는데 고새
꽃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