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넌오늘도행복하니 #북토크
#보틀북스 #꿈을하다
『교사, 넌 오늘도 행복하니』에 공저로 참여한 아람입니다. 진주 보틀북스 책방과 꿈을 하다 마크라메 공방에서 ‘메모’와 글쓰기를 주제로 초대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과 함께 쓴 책 콘셉트와 연결해 “질문의 숲에서 나만의 길 찾기”라는 주제를 정해보았습니다.
책에 실린 구절을 인쇄해서 전시해주셨는데, 예전의 제가 쓴 문장을 이렇게 마주하니 낯설고 신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함께 책을 쓴 미나 선생님 말씀처럼 이미 우리 손을 떠났고, 이제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문장들이 되어서인가 봐요. 어딘가 여행을 떠났다 잠깐 제 곁으로 돌아와 얼굴을 보여주는 문장들 같았어요.
책 쓰기 과정에 대해서, 질문에 대해 쓰는 일에 대해서, 우리 네 명이 함께한 온라인 회의와 피드백 과정에 대해서 간단히 말씀드렸습니다. 그 과정이 준 행복과 즐거움, 어려움과 고민들에 대해서도요.
질문카드를 이용한 간단한 보드게임 형식의 토크를 진행했습니다. 메모와 글쓰기에 관한 시간이기 때문에 제가 많은 말을 하는 것보다 참가자분들께서 더 많이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고 표현하실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피드백 보드를 활용해서 질문카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듣는 이들이 그 내용에 대해 피드백 스티커를 붙여주는 방식으로 토크가 진행됩니다.
질문카드 중 가장 답하기 쉬운 질문과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골라보고 대화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가장 마음에 품고 가고 싶은 질문카드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책날개에 쓴 것처럼 요즘 내 삶에서 가장 집중하고 싶은 핵심 키워드 두 개를 ‘나만의 해시태그’로 설정해서 메시지 카드에 기록해보았습니다.
마지막 끝나기 전, 아니 에르노의 문장을 읽어드렸습니다.
“나는 자유라는 직선을 좋아하지만
단 한 번도 그 직선으로 똑바로 걸어가지 못한다.”
- 아니 에르노, 『얼어붙은 여자』 중에서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있을까요?
우리는 무엇을 지니고 살고 있나요?
‘질문의 숲에서 나만의 길 찾기’ 보드게임을 하면서 여러 사람들에게서 자주 들려오는 단어를 알아차렸습니다. ‘행복’이라는 말. 책 제목에 ‘행복’이라는 단어가 들어있어서인지도 모르고, 질문들이 사람들에게 ‘행복’을 생각하게 해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저 스스로 다른 단어보다 그 단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금요일 저녁, 제 귀엔 ‘행복’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그 단어들을 듣고,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떤 것을 마음에 담고 있을까?’, ‘우리는 우리가 가진 것보다 가지지 못한 것을 지향하고 있지는 않나?’
우리가 해시태그로 쓴 단어들, 우린 정말 그 단어를 가지고 살고 있나요. 그 단어는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나요.
책의 앞날개에 각자의 키워드를 해시태그로 담으면서 저는 이 책에 담은 제 이야기를 두 개의 해시태그로 요약했습니다. #자유 그리고 #용기.
어쩌면 그건 가지고 싶지만 결코 내 것이 아니기에 더 목마르게 그리워하게 되는 것들이 아니었을까요. 자유롭고 싶지만 자유롭지 않은 삶, 용기 있게 살고 싶지만 여전히 두려운 삶.
인생의 기본값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이라 여깁니다. 고통이 기반으로 깔려 있는 삶을 살아가면서 그 안에서 간간이 길어 올리는 행복으로 목을 축이고 삽니다.
아름다움은 멀고도 요원한 것, 손을 뻗어도 쉽게 움켜쥘 수 없고 때로는 심지어 닿지도 않는 것. 그래도 고통 안에서 한 움큼의 행복을 길어 올립니다.
삶 안에서 느끼는 행복의 시간. 금요일 밤 낯설지만 다정한 사람들과 웃으며 눈 마주치던 그 밤이 제겐 기쁨과 행복의 시간이었습니다.
누추하고 너덜너덜한 삶에서 그래도 우리는 별을 바라보고 자유를 꿈꾸고 한 줌의 용기를 냅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결코 자유의 직선 위가 아니더라도. 굽어지고 휘어진 길이라도 그래도 일어서 걸어보겠다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