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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용 May 14. 2024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게 아닐까

J리그를 들여다보며, SNS를 운영하며 느낀 감정

현업에서 오래 종사하고 있는 분들 혹은 생각이 다른 누군가가 이 글을 봤을 때

'그건 네 생각이고 현실은 달라'라고 이야기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그냥 이놈은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정도로 읽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2016년 고등학생 때 여행으로 간 오사카 여행에서 처음 방문한 감바 오사카의 파나소닉 스타디움 방문을 계기로 J리그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난 4월에 무려 4년만에 다시 방문한 내게 특별한 경기장

현재 일본 추오대학교 경영학과에서 교환학생 신분으로 수업을 듣고 있다

그중에서도 추오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스포츠 비즈니스 프로그램, 그중에서도 와타나베 교수님이 주관하시는 'J리그 비즈니스론'이라는 수업을 수강 중이다


우선 대학교 그것도 학부레벨에서 자국 축구리그의 비즈니스론을 주제로 한 수업이 있다는 존재 자체에 놀랐고 고민할 것도 없이 수강신청을 해서 수강 중이다


뿐만 아니라 추오대 상학부 스포츠 비즈니스 프로그램 중 하나인 SBC(스포츠 비즈니스 챌린지)에도 교수님의 허가로 참여하여 일본 지역리그 대략 6부리그에 해당하는 구단과 연계하여 연고지 지역이 가지고 있는 과제를 해결하면서 관중 집객까지 유도했어야 하는 대략 6-7개월간의 프로젝트에도 참가했다


이 분야 스포츠 산업이라는 분야에서 도전을 하고 싶다고 생각을 하고 한국에서도 대학생이 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활동들을 해왔고 J리그 코리아라는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기 전후로도 지속적으로 K리그뿐만 아니라 J리그를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바라보곤 해왔다


개인적으로 전 세계 다양한 국가들의 축구 경기장들을 방문면서 어느 나라던지 각 구단들의 활동, 그걸 주관하는 상위 기관들의 활동이나 제도적 대응 등은 해당 국가의 문화나 사회적 배경에 따라 상이해진다는 걸 많이 느꼈다


'K리그는 OO나라 리그처럼 운영해야 한다'. '우리도 저렇게 해야 한다' '왜 우리는 저걸 못하냐, 안 하냐' 등등


축구를 좋아하는 국내 축구의 팬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멘트인 것 같다


내가 J리그를 접하고 9년째가 되는 지금,

J리그는 '축구팬'을 만드는 것 그 이상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기 위한 '구애활동'을 하는데에 첫 번째 접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좋은 선수 그리고 좋은 코칭스태프들을 선임하는 데에 예산의 가장 높은 비율을 지출을 하고 있다 그게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프로 스포츠를 하는 수많은 의의와 목적 중에 높은 성적을 통한 즐거움 선사나 그에 따른 구단의 수입의 증가, 노출도의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가 뒤따르는 것을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당연히 우승만큼 짜릿한 그 순간이 또 있을까!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높은 성과를 거둔 것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그 성과를 달성하는데 뒷받침해 준 모든 관련인들에게 어느 정도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활동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우리는 J리그가 하는 것처럼 다 따라만 해야 하는가?

그것은 또 아니라고 생각한다


본질은 축구라는 종목을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서 그것이 행동으로 나타나게끔 유도를 해야 한다고 느끼고 있다


물론 'FAN'이라고 하는 굉장히 정의하기 어려운, 그리고 도대체 누구에게 FAN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기 어려운 그 존재들이 축구를 소비하는 데는 굉장히 여러 방식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팀이 리그에서 우승하고, 아시아 무대에서 성적을 내고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상황들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도 있는 것이고, 팀에 로열티 있는 선수들과 그 모습들에 유대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고, 단순히 여가의 한 종류로써 주말의 하루를 보내기 위한 콘텐츠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소비가 되는 프로축구라는 종목이 유럽이나 남미에 비해서 역사적 문화적 사회적 지리적 모든 배경이 다른 이 아시아 축구 시장에서, 특히 집단주의적 성향이 짙은 동아시아에서는 대중들의 감성(?)을 건드는 것에 방향성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소통 소통 소통

말로는 많이 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부분, 각 단체의 내부의 말 못 할 사정들, 더 나아가서는 의지의 차이가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닐까


J리그 구단들도 팀의 규모와 연고지 지역의 인구나 경제적 규모, 인구학적 요소들(해당 연고지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연령대나 직업 등등)에 따라 운영방향성이 천차만별이다


특히 J2, J3구단들 중에 진정성이 높다고 느껴지는 구단들이 굉장히 많다

아직 J리그의 모든 구단의 연고지를 방문해 보거나 경기장을 가보는 데에는 못 미쳤지만 J1리그를 현장을 방문하는 것만큼 J2, J3 구단들의 홈경기도 유학생활을 하며 방문해보고 있다

마치다의 기온 스타디움 첫 방문도 J2리그 시절때였다

일례로 지금은 J1에서 정착해서 싸워나가고 있는 알비렉스 니가타는 2019년 J2리그 시절 평균 홈경기 관중이 1만 5천 명에 달했고 J1보다 J2, J3에 익숙한 마츠모토 야마가라는 구단도 2013년부터 코로나 이전까지 지속적으로 1만 1천 명 이상의 평균관중을 동원했다


J리그 최다 트로피 보유팀인 가시마 앤틀러스도 인구가 7만 명인 데다 도쿄에서도 2시간 넘게 떨어져 있는 가시마시에서 평균관중을 2만 명 전후로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성적이 우수하고 시설이 좋으며 접근성도 좋고 인구도 많았을 때 그만큼 관심이나 주목도가 높아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런 장점이 부족한 악조건에서의 클럽일수록 이를 극복하려고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려는 뜨거운 의지를 일본에서 더 볼 수 있었다

시골동네 나가노현 마츠모토의 홈구장을 갔을때는 정말 충격이었다

그럼 이게 일본에서만 가능하냐?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앞서 J리그가 하는 활동들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고 언급했는데,

표면적인 활동들을 따라 해봐야 국민들의 성격이나 사회적 환경이나 문화적 배경이나 가깝지만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에 같은 결과가 나오긴 힘들다


핵심은 어떠한 방식으로 J리그 구단들이 지역의 사람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마음을 움직이려 하는지를 보면 좋을 것 같다

단체가 대중들에게 주는 선한 영향력에 대해 접근을 했을 때 단기성으로 끝나지 않을 오랜 애착심을 유도하는 것에 포인트가 있지 않을까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운영하면서도 이러한 생각이 확고해지는 것 같다

J리그에 대한 정보를 받아보고자 나의 계정을 팔로우해주고 계시는 4천 명이 넘는 숫자의 팔로워 분들이 계시는데 J리그의 진정성에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신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운영을 하고 있는 관리자 입장에서도 사실 자극적인 내용들이나 자극적인 콘텐츠 제목으로 관심을 받아 알고리즘에 편승하는 것을 얼마든지 유도할 수 있지만 나 또한 진정성 있게 팔로워 분들께 다가가고 싶었다


개인적인 스케줄 속에서도 하루에 한 개 이상의 포스트를 매일 작성을 하려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하고, 아무도 하지 않는 J2, J3리그 스타디움들에 대한 가이드도 작성해나가고 있고, 비교적 언론에 노출도 적은 J리그에서 활약하는 우리 한국선수들의 활약도 조금 더 소개를 하고 있다


내용의 깊이도 중요하지만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 특성상 내용만큼 시각적 용이성이나 가독성이 좋아야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 분이라도 더 봐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루에 적으면 2시간, 많으면 6시간 이상도 투자해서 콘텐츠를 제작해서 업로드하고 있다 DM도 최대한 모든 분들께 답장을 드리려고도 노력하고 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중계도 없는 J리그의 소식을 보기 위해 마음을 열어 팔로우를 해주신 게 아닐까

감사는 제가 더 감사드립니다..!!

인스타 페이지를 운영하고 나서 그것도 한국도 아닌 타지에서 여러 인연이 또 생겨나기도 했다

도쿄에 축구를 테마로 여행을 오신 '코리안 야야뚜레' 페이지를 운영하고 계신 분, 프로축구 현장에서 지도자생활을 하고 계시는 분,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기자분, 어렸을 적 관중석에서만 봤었던 전 유명 선수분, 그리고 J리그를 관전하러 도쿄 여행을 오신 우연히 만난 팔로워분, 그리고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덕분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등 DM으로 감사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팔로워분들 까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끔 하기 위한 조금의 노력들이

1년이 안 되는 시점에서 4천 명이 넘는 팔로워분들과 함께 하게 된 이유였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주에도 수많은 J1경기가 개최되지만 이번 주말에는 J2의 제프 유나이티드 치바의 홈경기장을 찾아보려고 한다 2부 3부 팀들의 경기장을 방문하면 꼭 긍정적인 감정을 한 가지 이상 느끼고 오곤 한다

이번 치바 방문 때는 어떤 피부에 와닿을 경험을 할 수 있을지 기대가 많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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