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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햄두 Jan 10. 2023

알고리즘 트레이딩 회사가 엑셀을 선택한 이유

트레이딩 회사에는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트레이더가 중심이 되는 회사와 개발자가 중심이 되는 회사죠. 이 회사들은 각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트레이더는 금융에 익숙한 개발자를 찾기 어렵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생각해낸 전략을 100% 구현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개발자가 중심이 되는 회사의 알고리즘은 시장의 분위기가 변할 때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퓨쳐리즘 랩스는 트레이더와 개발자가 조화를 이룬다면 훨씬 더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저희의 사명은 트레이더와 개발자가 함께 최고의 전략을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트레이더와 호흡을 맞춰가면서 재미있는 툴과 서비스를 많이 만들게 되었는데, 오늘은 알고리즘 트레이딩에 엑셀을 도입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용자를 마주하다


어느 날 트레이더들이 코인거래소의 데이터를 엑셀에서 실시간으로 받을 수 없냐고 물었어요. 그게 뭐냐고 물어보니 증권사 HTS에서 Export 버튼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종목의 호가와 체결데이터가 엑셀로 떨어지는 서비스래요. 저는 증권사에서 일을 했는데도, 그런 툴을 본 건 처음이었어요.


이걸 어떤 용도로 사용하냐고 하니 트레이더들은 본인이 테스트하고자 하는 전략의 수식을 엑셀에 걸어두고 실시간으로 호가와 체결 데이터를 받으면서 수익이 나는지를 검증한다 하더라고요. 그 시스템을 봤을 때 저는 이거다! 왜 사용자를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트레이더는 시장을 보고 매매 데이터를 까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합니다.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할 시간이 없죠. 배운다 하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수준의 전략을 구현하지 못해요. 대신 그들은 엑셀을 활용합니다. 간단한 계산부터 복잡한 로직구현까지 못하는 게 없으니까요.


대부분의 트레이더들이 그렇다면 개발자의 역할은 명확해지죠. 엑셀에 원하는 거래소의 호가와 체결데이터를 받을 수 있다면 모든 전략을 코딩으로 만들지 않아도 리서치할 수 있고 서로 시간을 많이 세이브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바로 애드인(Add-In) 개발에 들어갔어요.



애드인은 액셀에 추가 기능을 넣을 수 있는 확장 플러그인이에요.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만든 C#이라는 언어로 개발할 수 있죠. 개발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기업에서 많이 쓰는 언어인 C#의 특성상 구글에 검색해도 자료가 오래된 것들만 주로 나오고 정보가 많이 없더라고요.



일주일 동안 어렵사리 개발을 마치고 배포했습니다. 애드인을 누르면 선택할 수 있는 창이 뜨고, 원하는 데이터를 클릭해 받을 수 있어요. 화면 구성이 예쁘지 않아도 유저 리텐션 100%(매일 사용한다는 뜻)를 보여주고 있어요.



결론


현재 Futurism DDE로 바이낸스 USD Futures, European Options의 데이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차 유저가 원하는 거래소 위주로 데이터를 추가하며 개발할 예정이에요.


저희는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을 끊임없이 상기하며 개발해나가려고 합니다. 사용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관찰해야 서로 윈윈 할 수 있고 높은 리텐션을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모든 전략을 전부 개발했다면, 많은 시간이 낭비되고 성과를 내지 못했을 거예요.


(그림) Futurism DDE 실시간 데이터


다음에는 더 재밌는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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