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를 하다가
청소를 하다가
와이프와 아이들이 멀리 놀러 갔다. 말이 여행이지 엄마들에게는 아이들을 위한 봉사의 시간이다.
돌아오기 전에 집 좀 치워놔 하는 당부도 있지만 오랜만에(정말) 오랜만에 청소를 해본다. 열심히 해본다. 쓸고 닦고. 구석구석 숨어 잇는 먼지가 닦아도 닦아도 숨는다.
그동안 와이프의 깔끔한 성격과 하루에도 두세 번 걸레질하는 모습을 보고 ‘청소병 걸렸네’ ‘힘들다면서 왜 이리 열심히 해. 하지 마.’
이런 저질스런 비아냥의 말을 했었던 적이 있다.
반성한다.
살림은 지난한 과정이다.
새카만 걸레를 뒤집으며 생각도 뒤집어본다.
내가 청소를 안 하니 와이프가 대신하는 것이다.
와이프라도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다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한번 더 반성한다.
2019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