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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극펭귄 Feb 18. 2024

그런 건 아닐거야

운명이란 말을 쓰기엔 우리 삶이 너무 짧지

수천년살이 나무가 있다면

운명이라해도 되겠지만

그래서 말인데

뭘 완성하는게 사명은 아닐거 같아

하나의 완벽한 그림을 그리는 그런


내가 말했잖아

‘완성’이나 ‘완벽’이나 다

하찮고 짧은 이 삶에는 어울리지가 않는다고

우연의 조각들을 그저그렇게 붙이는

모자이크라고 하자고

나나 너가 그려가는 그림에 대해서


위대하고 영속적인 조각을 새기지 못하는 것에 대하여

슬퍼하지 마

아무리 위대한 일도

하찮은 것들을 위한 위대함이니까

거기에 기대어 하찮음도 위대해 지는거야


모자이크를 붙이다 보면 풀이 엉겨서

항상 손끝이 벗겨진다

갈라진 손끝으로 모자이크화의 표면을 더듬는다

그래, 이게 내가 그린 그림이야

온 몸이 찢어져서 생긴 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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