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발키리 같은 전투 만화인 줄 알았다. 오른쪽과 왼쪽이 세계를 정복하려는 중에 가운데가 세계를 지킬 듯
세계 최고가 될 거야
- 심취한 음악과 혼연일체가 되는 공연 부분이 아주 좋고 몇몇 장면은 매우 강렬하다. 색소폰의 주둥이가 마치 살아있는 듯 발버둥 치는 장면은 뇌리에 박힌 것 같다.
- 권투만화 캐릭터처럼 생긴 청년들이 재즈를 한다. 앙다문 입 옆으로 짧은 가로선이 있는 캐릭터를 정말 오랜만에 본다. 신선하다. 스토리는 단조롭다. 세계 최고가 될 때까지 전력을 다하자!!!
- 3D가 많이 엉성하다. 아니 농구도 하던데 왜 여기서는. 내일의 죠 같이 생긴 청년들이 재즈를 시작하자마자 외국인이 되어 어정쩡하게 움직인다.
- 꿈을 향해 전력을 다하는 주인공이 근미래에 명확한 성공을 거머쥔다는 것을 중반부터 보여준다.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로 확실하게 해피엔딩을 예고하지만 워낙 단조로운 스토리이기에 흥미가 떨어지거나 늘어지지 않는다.
디테일에 무딘 영화
원작이 몇 년도의 만화인지는 모르겠으나, 2023년에서도 버리지 못하는 구린 포인트들이 많다.
- 내 캠퍼스 라이프는 여자들이어야 한다고 ~ 여자~여자~를 외치는 주인공의 친구.
- '어라? 저 연락은 분명 가슴 큰 여자일 거야.', '맞아 맞아 흐흐흫.'
- 예쁜 여자, 근사한 여자도 아니고 가슴 큰 여자. 가슴타령을 왜 버리지 못하니. 가슴 달린 여자를 평생 만나 본 적도 없이 늙은 70대 오야지처럼 음흉하게 웃는 쳥년들은 언제쯤 일본 에니메이션에서 사라질까.
- 문유석 판사가(아닐수도) 자신의 SNS에 '너의 이름은' 영화를 보고 난 후 도대체 여고생이 자기 손으로 자기 가슴 주무르는 장면이 이렇게 많이 나올 이유가 뭐냐고 짜증내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정말 동감이다.
- 니노미야 토모코, 노다메 칸타빌레 작가는 몇 해 전 미르히가 노다메를 추행하는 장면을 수정했다. 연재 당시 미르히가 노다메를 뒤에서 끌어안고 가슴을 만지며 '오우 노다뭬짱, 가슴이 커요오~' 거리는 장면을 어깨에 손을 얹은 장면으로 수정하고, 지금은 이 정도의 터치로도 충분히 불쾌할 것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삼각건
- 대망의 공연 전 날 피아니스트는 불의의 사고로 오른손과 손가락을 다쳐 수술을 받는다.
- 그러나 공연을 위해 고집을 부려 퇴원하고 공연장으로 와 혼신의 재즈 연주를 한다. 왼쪽 손 하나로.
- 어제 손과 손가락을 수술했다는데 오른팔과 어깨에 삼각건을 두르고 온다. 아 미치겠네.
- 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었나.
- 삼각건..으로 오른팔을 고정한 피아니스트가 온몸을 들썩이며 음악에 몰입하여 연주하는 동안 정말로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건 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디테일이 게으른 것이다. 동네 정형외과만 가도 보조기를 쓴다.
- 시대 배경에 맞는 최소한의 디테일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스마트폰 쓰고 있는데 삼각건이 웬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