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영서 Nov 03. 2023

내일의 죠가 색소폰을 불어요.

근데 하얗게 말고 파랗게 타오른다는

2023.10.



Rock을 BECK으로 배웠다.

성인이 되고 나서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처음 가봤을 때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BECK에서 본거랑 다른데? 아무도 브라를 벗어던지지 않잖아?

이후 근본 없는 락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도 항상 그런 생각을 했다.

BECK이랑은 다른데?




블루 자이언트(2023)

종말의 발키리 같은 전투 만화인 줄 알았다.  오른쪽과 왼쪽이 세계를 정복하려는 중에 가운데가 세계를 지킬 듯


세계 최고가 될 거야

- 심취한 음악과 혼연일체가 되는 공연 부분이 아주 좋고 몇몇 장면은 매우 강렬하다. 색소폰의 주둥이가 마치 살아있는 듯 발버둥 치는 장면은 뇌리에 박힌 것 같다.

- 권투만화 캐릭터처럼 생긴 청년들이 재즈를 한다. 앙다문 입 옆으로 짧은 가로선이 있는 캐릭터를 정말 오랜만에 본다. 신선하다. 스토리는 단조롭다. 세계 최고가 될 때까지 전력을 다하자!!!

- 3D가 많이 엉성하다. 아니 농구도 하던데 왜 여기서는. 내일의 죠 같이 생긴 청년들이 재즈를 시작하자마자 외국인이 되어 어정쩡하게 움직인다.

- 꿈을 향해 전력을 다하는 주인공이 근미래에 명확한 성공을 거머쥔다는 것을 중반부터 보여준다.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로 확실하게 해피엔딩을 예고하지만 워낙 단조로운 스토리이기에 흥미가 떨어지거나 늘어지지 않는다.


디테일에 무딘 영화

원작이 몇 년도의 만화인지는 모르겠으나, 2023년에서도 버리지 못하는 구린 포인트들이 많다.

- 내 캠퍼스 라이프는 여자들이어야 한다고 ~ 여자~여자~를 외치는 주인공의 친구.

- '어라? 저 연락은 분명 가슴 큰 여자일 거야.', '맞아 맞아 흐흐흫.'

- 예쁜 여자, 근사한 여자도 아니고 가슴 큰 여자. 가슴타령을 왜 버리지 못하니. 가슴 달린 여자를 평생 만나 본 적도 없이 늙은 70대 오야지처럼 음흉하게 웃는 쳥년들은 언제쯤 일본 에니메이션에서 사라질까.

- 문유석 판사가(아닐수도) 자신의 SNS에 '너의 이름은' 영화를 보고 난 후 도대체 여고생이 자기 손으로 자기 가슴 주무르는 장면이 이렇게 많이 나올 이유가 뭐냐고 짜증내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정말 동감이다.

- 니노미야 토모코, 노다메 칸타빌레 작가는 몇 해 전 미르히가 노다메를 추행하는 장면을 수정했다. 연재 당시 미르히가 노다메를 뒤에서 끌어안고 가슴을 만지며 '오우 노다뭬짱, 가슴이 커요오~' 거리는 장면을 어깨에 손을 얹은 장면으로 수정하고, 지금은 이 정도의 터치로도 충분히 불쾌할 것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삼각건

- 대망의 공연 전 날 피아니스트는 불의의 사고로 오른손과 손가락을 다쳐 수술을 받는다.

- 그러나 공연을 위해 고집을 부려 퇴원하고 공연장으로 와 혼신의 재즈 연주를 한다. 왼쪽 손 하나로.

- 어제 손과 손가락을 수술했다는데 오른팔과 어깨에 삼각건을 두르고 온다. 아 미치겠네.

- 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었나.

- 삼각건..으로 오른팔을 고정한 피아니스트가 온몸을 들썩이며 음악에 몰입하여 연주하는 동안 정말로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건 내가 예민한게 아니라 디테일이 게으른 것이다. 동네 정형외과만 가도 보조기를 쓴다.

- 시대 배경에 맞는 최소한의 디테일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스마트폰 쓰고 있는데 삼각건이 웬 말이냐.

- 마지막 쿠키에 여전히 삼각건을 두른 피아니스트가 나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