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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호 Jun 25. 2017

지록위마(指鹿爲馬)

지록위마 (指鹿爲馬)

2012년 6월 25일              

       

말이란 참 묘하다. 요즘 방송에 나오는 뉴스를 보면 사회 각 분야에서 일부 사람들이 분명히 틀린 말을 하는 것 같은데 본인들은 틀린 말을 하는 게 아니고 다른 말을 한다고 우긴다. 오히려 틀린 말을 지적하는 사람들을 향해 본인들은 다른 말을 하고 있는데 틀렸다고 매도하고 있다고 뒤집어 씌우기도 한다. 그리고 일부 언론도 은근히 편 가르기에 동조하기도 하고 어쩌면 부추기기도 한다. 그래서 말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든지 아니면 분명하지 않게 혹은 의도적으로 애매하게 얘기하면 듣는 사람들이 정신 차려서 듣고 틀린 말인지 다른 말인지 스스로 판단하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지록위마(指鹿爲馬)란  직역하면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다`는 뜻이다.  진(秦) 나라 시황제 사후에 환관 출신인 조고(趙高)란 자가 조정의 실권을 장악한 후 정적들을 몰아내기 위하여 황제 호해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말을 바친다고 하니 황제가 이를 미심쩍게 생각하고 신하들에게 의견을 하문한 바 조고의 눈치를 살핀 대부분의 신하들은 말이라고 응답하였으나 일부 신하가 말이 분명 아닌 듯하다고 진언한 바 이들 부정한 신하들을 나중에 죄를 씌어 모두 죽여 버렸더니 조정에는 조고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어졌다. 그러나 이렇게 포악하게 권력을 유지하려던 조고도 끝내 반대파에게 주살당하고 막을 내렸다는 고사에 따라 이 말은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르려 하거나 위압적으로 남에게 잘못을 밀어붙여 끝까지 속이려 함을 비유해서 쓴다. 우리말 비슷한 속담에는 `눈감고 아웅 한다.`는 말이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말 같잖은 말을 하거나 얕은 잔꾀로 남을 속이려 드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순수하지 않은 사람이 지혜마저 없으면 본인만 망하지만 순수하지 못한 사람이 지혜가 넘치면 조직 전체를 망친다는 말도 있다. 진실은 곧 밝혀지게 마련이다.


허허(虛墟)/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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