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호 Feb 16. 2020

비 내리는 휴일은

비 내리는 휴일은


박호


유희는 마음의 덫이다

작달비 주룩주룩 쏟아지는

비 오는 휴일 더구나

바람 불고 천둥마저 치면

금상첨화지만 상관없다

변방에서부터 깃발을 꽂아야지

인생도 반집 차이다

반집 앞서거나 뒤지거나

산다는 건 어차피

빈삼각에서

또 다른 빈삼각을 뒤집어엎는 일

퇴로가 없는 막다른 길목에서

치고받는 기석 같은 운명

승패가 불확실한 땅 따먹기에

목숨 걸고 때로는

만방으로 거덜 내는 일도 있지

비 내리는 휴일은 마음에 공치는 날

하늘과 땅이 모두 내 것인 듯.


2019 <문학예술> 겨울호




매거진의 이전글 그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