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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담담 Jan 04. 2020

친구의 정의

친구란 무엇일까.

 2019, 내가 지독하게도 생각하고 고민하고 정답을 찾으려 했던 질문이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내왔던 친구가 있었다.  친구를 달력이라고 칭하고 싶다. 이유는 없다. 그냥 지금   앞에 달력이 있어서다. 나는 달력이 힘들어할  옆에 있어줬다. 고맙게도 달력도 내게  시기를 버틸  있었던 이유  나의 지분이  크다고 말해줬다. 그러고 내게 힘든 시기가 찾아왔다. 근데 달력은  옆에 없었다. 나는 실망을 했고, 그때부터 끊임없이 질문을 했다.


내게 친구란 어떤 존재일까.

  과거를 뒤돌아 봤다. 어떤 친구들과 아직까지 연락을 이어오고 있는지. 한때 친했던 친구들과  멀어졌는지. 여태까지 연을 맺었던 사람의 수만큼이나 이유는 다양했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었다. 특별한 기준 없이  주변에 사람들을 두었다는 . 그리고 떠나게 했다는 .  과정에서 나의 행동과 노력은 없었다는 . 웃음도 스트레스도  많았다. 그럼 이제라도 친구라는 존재를 정의해볼까.


힘들  옆에 있어주는 친구, 좋은 친구?

 그럴 수도 있겠다.  질문을 시작하게 만든 달력이라는 친구가,  힘들  옆에 없었다는 이유로 내게 ‘친구의 정의 세울 기회를 주었으니까. 하지만 이렇게 되면  시기에 카메라라는 친구도 없었고, 텀블러라는 친구도 없었고.  없었다. 그럼  친구들은  친구가 아닌가? 그러기엔 카메라도 텀블러도 나한테 너무 소중해. 그렇다면 다시 친구라는 존재를 정의해보자.


만나면 좋은 친구?

 MBC인가. 달력이나 카메라나 텀블러처럼, 누군가를 만났을 때를 곱씹어봤다. 오고 가는 대화  85% 정도는 내가 청자 역할이더라. 성격 특성상  얘기를 하기보단 들어주는걸 편하게 여겨왔던 듯하다. 아니면 내가 만나는 사람 족족 들어주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었나. 과거의 나는 사람 만나는  좋아했다. 가족보단 친구일 정도. 하지만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면서  생각은 바뀌었다. 친구보단  혼자라고.  고민이 없던 때의 나는 청자 역할, 잘했다. 이때의 나에겐 만나기만 하면  좋은 친구였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힘들다. 나도 털어놓고 싶다. 안 그래도 복잡한 나의 번뇌가 타인의 번뇌와 만나니 서버가 다운되더라.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아무도 안 만나기로.


친구를 대신할 것들은 많았다.

 인생은 혼자 사는 거야. 친구 따위  필요 없어. 하면서 오는 연락들을 쌀쌀맞게 대했다. 단톡방이 생기면 나가고, 기존 단톡방도 이유 없이 나갔다. 개인톡이 오면 씹고, 만나자고 하면 거절했다. 그리곤 친구와 함께가 아니어도   있는 것들을 하곤 했다. 스쿼시, 걷기, 뛰기, 북바인딩, 그림 그리기. 시공간 제약을 받지 않고 나를 즐겁게 해주는 것들. 이것들만 있으면 나는 평생 행복할  같았다.


그래서 행복했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었다. 우연한 기회로 나는 무엇을   행복한지를 생각할 기회가 주어졌다.  던져진 질문이었지만 온종일 생각했다. 크게 3가지더라. 그중 하나가 ‘사람 만날 때’였다. 이를 깨닫고 실소가 나왔다. 오로지 나를 위해 1 내내 고민하고 질문해서 내린 나의 행동들이,  행복감을 증폭시키는 방향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의 정의는?

 아직 답을 못 내렸다. 정확히 말하면 그딴 거 안 세우려고 한다. 적어도 나한텐  스스로를 옥죄는 질문이었다. 누군가가 그랬다. 대학생은 사랑, 인생, 죽음 등에 대해서 생각을  시기라고. 여기서 대학교를 20대로 확장해서 해석하고 싶다.  일환으로 나는 2019 내내 친구에 대해 생각을 했고, 답을 내리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3가지는 내가 원하는 때에   없다. 그래서 이젠,  기회들이 오면 잡을 거다. 사람? 만날 거다. 상대방이 자기 얘기만 한다면 나도 이제  얘기할래.  힘들  달력이 옆에 없으면 어때. 휴지가 옆에 있어주는 . 이렇게 1 동안  괴롭혔던 지긋지긋한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 . 이제 타이레놀 안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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