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인터넷 개학. 아이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고, 과제를 하고 공부를 하는 중이다. 이제 두 아이 모두 인터넷 수업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등교 개학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제는 굳이 학교에 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예전부터 학교 교육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코로나19 이후 학교 교육도 많이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간의 학교 교육 시스템은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이후 유신, 전두환, 노태우 정권 등을 거치면서도 크게 변화한 건 없는 것 같다. 특히 교실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주입식으로 하는 수업은 이미 다양성과는 거리가 먼 것은 물론이다. 굳이 아이들을 교실에 모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 우리는 왜 각진 학교 교실에 아이들을 넣어두고 교육을 한다고 하는 걸까?
누군가는 국가 예산 중 가장 편하게 돈을 쓰는 방법이 교육 대상인 아이들을 한 곳에 집합 시켜놓고, 일률적으로 교육하는 것이라 하기도 했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물론 실무자들이 들으면 기함하겠지만, 교실에 갇힌 교육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학교라는 공간도 이제는 많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언젠가 교도소보다 더 비인간적인 공간이 현재의 학교 공간이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말에 격하게 공감했고, 향후 교육은 현재의 교실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우리는 이미 교실 밖 수업을 온라인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교육에 있어서 학교 교실 출석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란 확신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어쩌면 "사회화"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지난 백년 넘게 교실이라는 공간에 가둬두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대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자라온 어른들이 다시 아이들을 또 다시 그렇게 교실에 가둬두는 방식으로. 그저 관습이고, 교육이라고 포장되어 있으니...
성적이라는 것은 이런 교실 속 사회화와 문서로 된 시험을 잘 풀어내는 아이들의 전유물이 되었고, 여기서 낙오하면 뒤쳐지는 사회화를 우리는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이미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성공과 좌절을 맛보고 있다. 그저 갇혀있는 교실 안에서 말이지.
1994년 발표되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이데아> 가사가 생각난다.
됐어 됐어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그걸로 족해 족해 족해 족해
내 사투로 내가 늘어놓을래
매일 아침 일곱시 삼십분까지
우릴 조그만 교실로 몰아넣고
전국 구백만의 아이들의
머리속에
모두 똑같은것만 집어넣고 있어
막힌 꽉 막힌 사방이 막힌 널
그리고 우릴 덥썩 모두를
먹어삼킨
이 시꺼먼 교실에서만
내 젊음을 보내기는 너무 아까워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있는 그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좀 더 잘난 네가 될수가 있어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날을 헤매일까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바라고만 있을까
됐어 됐어 이젠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그걸로 족해 족해 이젠 족해 족해
내 사투로 내가 늘어놓을래
국민학교에서 중학교로 들어가면
고등학교를 지나 우릴
포장센터로 넘겨
겉보기 좋은 널 만들기 위해
우릴 대학이란 포장지로
멋지게 싸버리지
이젠 생각해봐
대학 본 얼굴은 가린채
근엄한 척 할 시대가
지나버린건
좀 더 솔직해봐 넌 알 수 있어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 주겠어
네 옆에 앉아있는 그애보다 더
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
좀 더 잘난 네가 될수가 있어
왜 바꾸진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날을 헤맬까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바라고만 있을까
왜 바꾸진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날을 헤맬까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길바라고만 있을까 오
됐어 됐어 이젠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됐어
갇혀있는 교실에 있다가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아이들을 다 먹어삼킬지도...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등교 개학을 하게 되더라도 우리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과연 맞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학교에 안 보내는 것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조심스레 해 본다.
우리나라 예산 중 국방부 다음으로 많은 금액을 가져가는 곳이 교육부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육 자체에 대한 철학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 그저 지금 당장 학사 일정에 급급해서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 아이들은 과연 국가를 믿고 교육을 받을 수 있을까? 가장 기초적인 질문이 들었다.
학교에 가 봐도, 교사를 봐도, 모두들 당장 눈 앞의 일정들을 소화하는데 여념이 없다. 공무원이라는 특성상, 교육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니까. 교사 역시 그저 위에서 내려오는 공문을 처리하고 수행해야 하는 말단 직원일 뿐이다. 나 역시도 교육 철학 따위는 진작에 내던져야 교사가 오래 갈 수 있다는 것에 공감하는 학부모다. 이러니 진짜 아이들을 위한 것은 무엇일지 모르겠다. 그저 학교 시설을 좀 개조한다고 하여, 학사 운영 시수를 조정한다고 하여, 출석 일수를 좀 줄였다고 해서 나아지는 것은 그닥 없어 보인다. 모두 언 발에 오줌누기 같은 상황이다.
꼭 학교 교실에 가야 교육이 되는 걸까? 온라인 수업도 이제는 더 활성화 될 것 같고, 재택 수업을 기본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출석하여 배우는 방식의 언택트 교육은 불가능한 걸까? 그게 과연 아이들 교육에 마이너스일까? 아니면 플러스일까? 그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