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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썹이 Oct 19. 2024

why write?

with deep contemplation

    오늘 내게 "브런치"를 알려준 친구 소금이를 막 만나고 다시 용기를 얻어 화면 앞에 앉았다.

심심치 않게 불쑥거리던 고민(오히려 분노가 있던) 1과 humming 하듯 고개를 갸웃하게 되던 고민 2의 해답은 아닌 답을 친구가 알려줘서 위로와 평안을 찾았기 때문이다.


    먼저 고민 2의 답은 내가 꼭 누군가를 위해 쓰는 것도, 작가도 아닌데, 글을 쓰다 보면 추상적이고 은유적으로 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먼 시간이 흐른 후 내가 읽어도 모르겠다는 것. 그렇지만 쓰는 당시나 사람들과 문자를 주고받을 때, 등 쓰면서 킥킥거리면서 스스로 brilliant 하다 느껴서 내 표현 방식을 저버리기 힘들다. 소금이는 "네가 그때 그 순간의 감정까지도 명확하게 묘사하고 싶은 욕망이 크나보다"라고 말해줘서 해석이 된 것 같기도 했다. (일기에 당시 나눴던 대화를 그대로 자주 쓴다).

누구에게 보여줄 것도 아닌 내 일기를 잘 쓴 문장인지 고민하는 것도 조금 우습다고 생각했다. 이제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쓰기 시작하면 익명의 사람들이 내 글을 보겠지만 말이다. 일기를 쓰고 싶은 갈증과 넘치는(?) 나의 콘텐츠를 해소시키고 싶어서 꾸준히 써볼 예정이다. 동시에 내 소중한 친구 소금이는 작가의 길을 걷고 있고 그래서 글 쓰는 방법의 조언을 정말 잘 주고 있다.


    브런치를 알게 된 것은 2016년, 대학교 1년을 남겨둔 여름방학이었다. 당시 소금이가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친구가 하니까 같이 하고 싶어 호기롭게 도전했다가 하나도 안타깝지 않게 작가가 되지 못했다(소금이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자신의 브런치 글로 소통을 하던 독자도 있다고 들떠했었다). 그 이후로 브런치는 유명해지고, 훌륭한 사람들이 브런치를 통해 영향력 있는 글을 쓰는 것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러면서 나는 점점 중학생 때부터 쓰던 일기도 손을 놓게 되었다. 강박같이 콜라주와 같이 일기를 썼던 내가 힘을 빼기 시작하니 일기의 중요성도 잊고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올해 현재 요즘 친구들과 얘기하다가 도달한 결론은 "글을 써봐"였다. 그렇게 드문드문 일기를 쓰려고 하면 생각이 많이 쏟아져 이것도 쓰고 저것도 하다 보면 손도 아프고(펜으로 써서) 집중력도 흐려져 결국 쓰고 싶은 걸 다 못써서 쓰다만 일기들이 너무 많았다. 그렇게 감정만 호소하는 일기만 쓰다 보니 마음도 아파 글을 쓰는 게 해답이 되지 않았다. 내 감정과 고민을 break down 할 수 있지 못해 혼란스럽기도 해서 이럴 바에 그냥 혼자 생각 정리하며 break down 하는 게 빠르겠다 싶었다. 그러면서 고민 2가 생겨서 소금이에게 얘기했더니 "8분 작필"을 알려줬고 그렇게 의식 흐름으로 8분 동안 연습을 하니 머리도 비워지고 마음이 조금 더 편해졌다.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이 돼서 내가 해봐야 라는 생각 때문에 하기 싫은 마음이 컸다. 그러다 사실 내가 가진 이야기들이 조금은 재밌지 않나? 오히려 레드오션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지 않나? 하고 마음을 열게 되었다. 부정적이고 편협한 내 생각을 조금만 달리하고 마음을 열면 여러 문들이 열리지 않나 하며 '생각하기 나름'에 대해 대화하던 중 정동삼촌이 브런치 팝업을 다녀왔다고 알려주셨다. 꼭 가보라며, 좋은 영감이 되었다고 말이다.


    그 시점들이 마치 Steve Jobs가 말한 connecting dots(점 & dots, get it?)이 되어 내게 한걸음 나갈 수 있는 동기가 되었다. 세상을 위한 작가 이전에 나라는 사람을 농익게 발효할 수 있는 비법 하나가 생긴 것 같기도 하다. 글을 마무리하고 보니 나는 이렇게나 감사하고 과분한 삶을 살고 있다. 내 발효가 깊이 있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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