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문제
자전거를 타고 오다가 노트북을 잃어버리는 꿈을 꾸었다.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가고 있었는데, 공원 입구에서 아주머니들이 돗자리를 깔고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지나쳐 횡단보도를 건넜는데, 뭔가 이상해 뒤를 돌아보니 가방이 휑했다. 책가방을 자전거 뒤에 올려놓고 당김 바로 고정해놓는데, 책가방이 열려서 안에 들어있던 노트북이 빠져버린 것이다. 나는 방금 건너온 건널목을 무단횡단으로 건너갔다. 백업을 안 해두었기 때문에 조급해졌다. 방금 지나친 아주머니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거의 우는 얼굴로 아주머니들에게 다가가 혹시 하얀 노트북을 보셨냐고 애타게 물었다. 그러자 그들 중 한 명 (그들은 모두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었음)이 내가 돌아올 줄 알았다는 얼굴로 ‘안 그래도 우리가 챙겨놨지이~’하고 말했다. 그러더니 그녀는 벽에 기대놓은 골프채 가방 앞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냈는데, 그녀의 손에 들린 물건은 내 노트북에 비해 너무나도 작은 무엇이었다. 그것은 만두가 담긴 스티로폼 곽이었다. ‘오, 아니아니아니요’ 내가 말했다. 그러자 아주머니는 다시 미소 지었고, 그 미소를 다른 아주머니들의 미소가 빙 두르고 있었다. 마치 프러포즈하는 사람이 반지 케이스를 열어 상대방에게 보여주듯, 아주머니는 만두 케이스(?)를 열어 내게 은은히 빛나는 만두 여섯 알을 보여주었다. 주먹 반 개 크기의 따뜻한 찐만두로, 속이 다 비칠 정도로 피가 얇았고 속이 꽉 찬 만두였다. 머리에서 열나는 여섯 개의 만두였다. 아주머니가 내 손에 만두를 건네주었다. ‘오, 아니아니아니요..’ 그 옆의 아주머니들은 자신들이 내게 소중한 물건을 돌려주어 매우 뿌듯해했고, 자신의 선행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분위기를 망치지 않기 위해 만두를 받았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게 진짜 내 노트북이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러니까... 이게 진짜 내 노트북이 맞다면 난 이제 어떻게 하지?
오,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나는 팍, 하고 꿈에서 깼다. 그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