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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 moon society Oct 10. 2018

청춘 이문동 Part.2

2018 이문동 블루스 6화 - 외대조은약국 & 꽃내음언니




외대조은약국 - 기운 충전


혼자 살면서 아프면 마음고생, 몸 고생이야.


집을 떠나 혼자 자취를 시작할 때 어머니께서 해주신 말씀입니다. 몸이 아프면 괜스레 마음도 약해지는 기분, 다들 한 번쯤 경험해보았을 것 같습니다. 특히 가족과 떨어져 지낼 때 몸이 아프면 아픈 것보다 외로움 때문에 더 서글퍼 지고는 합니다. 심신이 약해지면 안정적이고 익숙한 것, 즉 기댈 곳을 찾기 마련인데, 그럴만한 곳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들을 위한 아주 특별한 약국이 있습니다. 가족 같은 마음으로 아픔을 나누고 약을 처방해 주는 곳, 가게 이름처럼 정말 좋은 약국! 바로 외대조은약국입니다.



연중무휴 친절합니다.


외대조은약국은 2016년 이문동에 자리 잡았습니다. 다른 약국과 달리 이곳은 연중무휴로 더욱 편리합니다. 요즘에는 편의점에서도 구급약을 구입할 수 있지만, 증세에 따라 적절한 약을 처방해줄 수 있는 약사님이 계시기에 훨씬 마음이 편안합니다. 약국장이신 변재민 사장님은 사람들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도록 연중무휴 약국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사장님은 외대 근처에 있는 경희대에서 공부를 하셨기에 이문동이 더욱 집 같이, 이문동 사람들이 가족같이 느껴진다고 합니다.


저 또한 감기에 걸려 외대조은약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의례적이고 기계적인 약 처방이 아닌, 증상을 묻고 살펴주시는 약사님의 따스한 말 한마디에 마음 한 편이 따뜻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가게를 방문했을 때, 기분 좋게 웃으며 나오는 것이 기억에 남는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약국을 열면서 제 약국의 손님들도 그랬으면 해서, 방문해주시는 분들이 항상 더 좋은 기분으로 나가셨읔면 하는 마음으로 그분들을 대하려고 노력해요. 직원 분들도 이러한 방침과 맞는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하고 있고요. 조금이라도 더 정확한 약을 처방해 드려 빠르게 효과를 보고 나으셨으면 좋겠고, 뭐라도 하나 더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보니 자연스레 태도로 나타나게 된 것 같아요.


정말 '좋은' 약국으로 손님들에게 기억되는 것이 감동이자 보람이에요.


이름 그대로 좋은 약국으로 기억되고 싶다던 사장님의 말씀을 듣고 이 곳이야 말로 아픈 몸에 기운을 충전시키고 외로운 마음에 따스함을 충전시켜줄 약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장님은 과거 학창 시절에 비해 지금의 이문동은 많이 바뀌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바뀔 것이지만 외대조은약국은 오래도록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며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말합니다. 몸과 마음의 충전이 필요한 이문의 청춘이라면 외대조은약국에서 치료받길 바랍니다. 물론 몸이 심하게 아플 때는 병원 먼저 찾아가는 센스!






외대조은약국 기본정보
주소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휘경로 10 1층
전화번호 : 02-960-4983
영업시간 : 평일/토요일 09:00-24:00, 공휴일/일요일 10:00-24:00






꽃내음언니 - 자신감 충전


우리는 언제 머리를 할까?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대답이 가지각색으로 나옵니다. 기분이 좋을 때, 좋지 않을 때, 중요한 일을 앞두고, 별 일 없이 심심할 때. 사람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대답이 쏟아집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공감되는 대답은 '기분전환이 필요할 때'입니다.


사실 저는 알아주는 곰손입니다. 멋 부릴 줄 모르는 무던한 취향과 재주 없는 손 덕에 새내기 때부터 늘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런 저도 멋 부리고 싶은 날, 찾는 곳이 바로 미용실입니다. 남의 손을 빌리기 때문에 망칠 염려가 없고, 원하는 머리를 못 고르면 함께 고민해주는 사람도 있으니 저 같은 곰손들에겐 최고의 공간입니다. 앉아만 있어도 모든 것이 해결된다니! 미용실 의자에 앉으면 취조를 받는 것도 아닌데 술술 모든 걸 털어놓게 됩니다. 처음에는 어색함에 웃음만 짓다가도 후엔 공연히 묻지도 않은 것까지 이야기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게 한바탕 대화를 마치고 나면 거울 속 새 단장한 내 모습에 기분이 좋아지고, 홀가분해진 마음은 덤으로 따라옵니다.



미용실 오픈할 때부터 모토는 딱 하나였어요.
'사람 냄새나는 미용실'

골목을 지나다 이 곳을 발견했을 때, 도대체 뭘 하는 곳일까 호기심이 앞섰습니다. 외대와 주택가 사이 딱 중간 지점에 위치한 이곳은 밖에서만 보면 카페 같기도 하고, 꽃집 같기도 합니다. 의외로 이곳은 자매가 운영하는 1인 미용실입니다. 잘 꾸며진 내부 공간에서 꼼꼼하고 완벽한 미용사님의 성격이 엿보이는 듯합니다. 8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동생과 함께 미용실을 운영 중인 미용사님은 늘 미소를 띤 얼굴입니다. 미용사님은 세련되고 화려한 것만을 찾던 날들을 뒤로하고 소소하고 편안한 행복을 알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합니다.



혼자 살 때는 외롭다 보니까 늘 정서적으로 채워지지 않는 게 있었던 것 같아요. 항상 결핍 때문에 뭔가를 더 찾으려 하고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니까 이런 돈이나 열정이 아니어도 살 수 있는 거예요. 조금 편안하게 살고 싶어요.


가족이 있는 이문동으로 돌아왔을 때, 이문동의 첫인상은 좋지 않았습니다. 삭막하고 막막했습니다. 보이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었기에 동네 미용실 운영은 그동안 생각조차 안 해본 옵션이었던 그녀에게 1인 미용실을 제안한 것은 그녀의 아버지였습니다.


21살, 어린 나이부터 5년간 몸 담았던 마지막 직장에서 나온 뒤, 줄곧 허무함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가장 예쁜 나이를 그곳에서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일을 끝내고 나니 본인에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 사실을 회피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꽃내음언니는 올해로 2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오픈을 준비하며 기대했던 이미지와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미용사님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합니다.


제가 20살 때 썼던 미용 노트 보면은 "월 000원 찍는 미용사가 돼야지!" 이런 게 적혀있거든요. (웃음) 지금은 일하는 방향이 완전 달라요, 저는 머리를 자르는 게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게 그냥 내 삶의 일부이고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돈에 대해서나, 일에 대해 생각이 바뀌었어요.


매출이 성취가 아니라 사람들과 얼마나 더 소통했는가가 더 큰 성취인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을 묻는 질문에 미용사님은 너무 많아 콕 집어 말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표합니다. 잠시 고민하다 이야기를 꺼냅니다. 일상적으로 머리를 만지던 날, 40대 후반의 손님이 남긴 한마디, "위로받고 갑니다." 그 말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사람 냄새가 나는 미용실', 오픈 초기부터 갖고 있던 모토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단순히 외면만 잘 꾸미는 것이 아닌, 내면까지 어루만져줄 수 있는 미용을 하는 것이 미용사님의 목표입니다.


깊이 외로워 본 사람만이 다른 이의 외로움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구보다 아프고 치열한 20대를 보내 본 미용사 님이기에 꽃내음언니를 찾는 청춘들을 언니처럼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가만히 앉아 머리만 하고 가도 좋습니다. 꽃내음 나는 공간과 언니 같은 손길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꽃내음언니 기본정보
주소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이문로 16길 7
전화번호 : 02-960-2882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 꽃내음언니
운영 시간 : 평일/토요일 10:00-20:00, 일요일 휴무
예약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미리 전화나 카카오톡으로 문의 후 방문





2018 이문동 블루스는 이문 소사이어티와 이문맵스가 함께 가꿉니다.



ⓒ 2018 강은선 with 이문맵스(Imunmaps) & 이문 소사이어티(E'moon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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