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동 곳곳에는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는다면, 지나칠 수도 있는 작은 친구들이 있다. 바로 이문동의 또 다른 주민, 길 고양이들이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이문동 생활 중 만난 고양이 친구들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의 친구들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연수평가원과 교수학습개발원 사이에서 살고 있는 사이 좋은 고양이가족. 이미 몇 년 전부터 살고 있었던 가족으로, 바쁘게 수업을 듣는 일상 속 학생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 주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때때로 나른한 오후에 낮잠을 자고 있는 이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의 여유로운 삶이 부럽기도 하다.
고양이 가족 외에도 학교에는 종종 다양한 고양이 친구들이 놀러 오곤 한다.
뚱한 표정의 고양이는 고양이 가족 중 작은 고양이의 친구로, 서로 사이 좋게 앉아서 졸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또 학교 근처에서 볼 수 있는 치즈태비 고양이도 있는데, 작은 고양이가 자신보다 덩치가 큰 이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사실 이 친구를 몇 번 보다 보면, 덩치에 비해서 겁이 많은 고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독구말 골목 길고양이 트리오
독구말 골목으로 들어가면, 골목 골목마다 더 많은 친구들을 볼 수 있다. 정말 많은 친구들을 만났지만, 가장 자주 본 친구들은 내 멋대로 ‘독구말 골목 길 고양이 트리오’라고 부르고 있는 이 세 마리의 고양이들이다.
이 셋이 항상 이 골목에 함께 모여 있는 이유는, 누군가 이 골목에서 사료를 주고 가기 때문이다. 사실 한 사람이 주는지, 여러 사람이 주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저 위치에 놓여있는 밥 그릇에, 종종 다양한 종류의 고양이 사료나 간식들이 들어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양이들은 마을의 분위기에 따라 행동이 많이 변한다고 한다. 고양이들을 또 다른 주민으로 받아들인 독구말 사람들 덕분인지, 독구말의 고양이들은 따뜻한 날엔 햇살이 잘 비추는 곳으로 나와 편안한 모습으로 잠을 청한다.
이제 재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 되면, 이 작은 친구들의 생활에도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글에서 소개한 친구들 외에도 정말 수 많은 작은 생명들이 이문동의 골목 골목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무쪼록 이들이 무사히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