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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Jun 24. 2016

리스본행 야간열차

얼마전 지인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무기력한 이들이 에너지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들은 자신 안의 에너지를 표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기력해진다는 말이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Nachtzug nach Lissbon, Night train to Lisbon 2013)의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5년전 부인마저 그가 '지루하다'며 떠나고 난 뒤 홀로 학교에서 고전문헌학을 강의하며 단조로운 일상을 살고 있는 그는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날 아침 출근을 하다가 자살을 하려는 여자를 구하고 그녀와 함께 학교에 도착한다.


그리고 얼마 뒤 그녀는 그녀의 붉은 코트와 책 한 권 그리고 15분 후 출발하는 리스본행 열차 티켓을 남기고 사라진다. 그레고리우스는  그녀가 남기고 간 언어의 연금술사라는 제목의 책을 읽으며 강렬한 끌림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리스본행 열차를 타게된다. 리스본에 도착한 그레고리우스는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 프라두(잭 휴스턴)와 그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



"The decisive moment of life when its direction changes forever are not always marked by loud and shrill dramatics. In truth, the dramatic moments of a life-determining experience are often unbelievable low-key. When it unfolds its revolutionary effect and make sure that life that it revealed in a brand-new light. It does that silently.And in this wonderful silence resides its special nobility."


"We leave something of ourselves behind when we leave a place. We stay there even though we go away. And there are things in us that we can find again only by going back there. We travel to our souls when we go to a place that we have covered a stretch of our life no matter how brief it may have been. But by traveling to ourselves we must confront our own loneliness. And isn't it so that everything we do is done out of fear of loneliness? Isn't that why we renounce all the things we will regret at the end of our life?"


그레고리우스에게  빨간 코트의 여자를 만난 우연은 어쩌면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 여자의 책 덕분에 그는 리스본으로 아마데우를 찾으러 무모하게 떠나는 힘을 얻었으니 말이다.

아마데우라는 인물은 참 매력적이었다. 그의 책을 낭독하는 제레미 아이언스의 중우한 목소리 덕분이었을까 영화 전체의 흐름과 분위기를 더욱 지적이게 만들 뿐만 아니라 아마데우스라는 인물을 더욱 매력적이게 만들고 있다. 아마데우와 에스테파니아(멜라니 로랑)의 사랑 때문인지 책이라는 매개체와 그레고리우스라는 인물의 역할 때문인지 아마데우는 영화 내내 나에게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를 떠올리게 했다.  


사실, 그레고리우스가 리스본에 남든 그렇지 않든 그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가 떠나더라도 그의 일부를 그곳에 남기고 떠날테니 떠나더라고 그는 그곳에 남는 셈이다.


1년만에 영화를 통해서 만난 리스본은 여전히 아름답고 이국적이었다. 바다를 맞닿아아 있는 높은 언덕들과 햇살이 가득 비추는 노란색  ... 언젠가 그곳에 다시 돌아가야만 찾을  있는 것들이 나에게도 남아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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