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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구별 Nov 03. 2023

만혼의 장점

나이 먹고 하는 결혼도 좋아요.

20대에는 무조건 결혼을 하고 애를 낳는 인생이 정답인 줄 알았는데 30이 넘고 40이 넘어도 내 남자는 없고 주변 친구들은 결혼하고 우울한 나날이 지속되었습니다. 몇 번의 만남을 가지면서도 오래 지속되지도 않고 맘에 안 드는 점도 생기면 바로 헤어지고 그랬는데, 나이가 점점 드니 내가 너무 까다로운 건 아닌지 타협하고 살아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만나면서 스트레스받고 살이 쭉 빠지면서도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는 스스로를 보면서 이럼 안 되겠구나 내가 죽겠구나 싶더라고요. 연애, 결혼이 나 스스로가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건데 인생의 숙제를 마치겠다는 생각으로 하면 안 되겠다고 맘먹었습니다. 

그리고 다양하게 배우고, 부지런히 사는 사람들 많이 만나고 주변에 두면서 인생이 재미있고 굳이 결혼 안 해도 되겠다고 생각이 들 때쯤 전남친을 만나 1년도 안 돼 결혼을 하게 되었네요. 


2022년 12월 17일 첫 소개팅

2022년 12월 24일 사귀기로 한 날

2023년 2월 11일 우리 집 인사

2023년 3월 4일 남자친구네 집 인사

2023년 4월 22일 상견례

2023년 9월 16일 결혼식


만혼의 장점 중 첫 번째는 나이 들고 만나니깐 서로 이해도가 높습니다. 적당히 나의 장단점을 알고 있고, 서로에게 맞추려고 노력하고 존중하려고 합니다. 


두 번째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사회생활 한지 십 년이 넘으니 돈도 적당히 모았고, 혼수나 신혼여행 비용에 대해 큰 스트레스받지 않고 골랐습니다. 다만 서울의 아파트는 넘사벽이라... 또르륵


세 번째는 결혼식이 후딱후딱 진행이 됩니다. 부모님들도 우리의 연애에 큰 터치 안 하시고 서로의 존재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러니깐 빨리 결혼하고 잘 살라고 하시네요. 남자친구네보다 우리 집에서 더 서두르게 되어 1년도 안되어 결혼을 하게 되었네요. 같이 살게 되니 더 행복합니다. 안정감도 생겼고요. 


다만 체력이 좀 딸리네요. 집안 청소하고 정리하는데 퇴근후에 가서 하려니 은근 빡셉니다. 전에는 엄마가 청소나 요리 다 해줬는데 40이 넘어도 아직 제대로 독립을 못 했네요. 


여하튼 결혼을 하니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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