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나눌 수록 사람이 모인다나? (财散人聚)
화웨이의 특이한 점 중의 하나는 화웨이는 비상장 회사로서 전 직원들이 가상 주식의 형태로 화웨이의 지분을 소유하는 있다는 것이다. 창업자인 런정페이가 겨우 1.4%의 지분만 소유하고 있고 98.6%의 지분을 화웨이 임직원들이 우리사주 형식으로 소유하고 있다. 직원 대부분이 화웨이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주식 획득 조건은 임직원 직급과 회사에 대한 기여도로 판정되며, 입사 1년 이상된 임직원은 가상 주식 인센티브를 가질 수 있다. 이는 매년 화웨이가 영업이익을 임직원들에게 배당금의 형태로 지급하는 의미다.
이런 특이한 지배 구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먼저 화웨이는 자신들의 통신장비와 각종 네트워크 관련 기술에 대한 사업 기밀을 지키기 위한 것이 첫번째이고, 두번째가 상장시에 피할 수 없는 외부의 경영 간섭을 막기 위해서이다. 또한 기업 공개를 통해서 상장을 하면 외부에서 급격한 거대 자본이 들어옴과 동시에 화웨이의 경영에 간섭 하게 되는 동시에 상장으로 인해 회사 내부에 벼락 부자들이 많아 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갑작스런 부의 쏠림 상황에서는 직원들이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 대한 집중력이 흐트러 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런정페이는 과거에 화웨이가 성공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가 바로 상장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고, 그 이유로는 만일 상장을 했더라면 주주의 이익에 집중하는 근시안적 결정을 해야되기 마련이지만 비상장함으로서 화웨이는 고객을 바라보며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가능했다고 회고 한다. 물론 초창기부터 어느정도 안정적인 매출이 나왔기 이런 전략이 가능했지만 2018년부터 시작된 미국 제재로 인한 어려움 외에도 2002년 전후로 통신장비 시장의 포화로 인해 외부시장 환경이 좋지 않았고 많은 직원들이 화웨이를 떠나는 등 런정페이가 우울증에 시달릴 정도로 힘들었던 비상 경영 시기도 있었다. 이런 어려운 시절에도 계속 비상장 목표를 힘겹게 지켜낸 바 있다.
이런 이유로 런정페이는 비상장을 통한 종업원 지주제를 통해 화웨이의 모든 직원들이 책임과 이익을 공유하도록 독려하고 모든 직원들이 회사에 주인 의식을 갖기를 희망했다. 직원들은 비록 주식에 대한 처분권이나 경영권 행사는 없이 영업이익에 대한 배당을 받을 뿐이지만 이로 인해 회사에 대한 강한 주인의식과 애사심을 고취할 수 있었다.
최근 통계는 파악이 안되지만 2013년 화웨이 가상 주식 총액은 125억 위안이었으며 직원 1인당 평균 가상 주식 배당 수익이 17만 위안(약 한화 3000만원)에 달했다고 하니, 당시 중국 평균 급여를 생각했을 때 엄청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종업원 지주제도가 있기 때문에 초창기부터 화웨이에서 추구되는 강도 높은 실적 압박문화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야전침대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아무리 처음 입사했을 때 애사심이 충분한 상태였더라도 적절한 보상 없이 회사에서 퇴근도 못하고 회사에서 먹고 자고 일만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과연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버틸 수 있었을까?
그러나 비상장 기업이 갖는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거대한 기업이 상장회사가 아닌 경우는 서구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서방 국가는 화웨이가 이런 비상장 기업이라서 중국 정부와 특별한 관계가 있다고 의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런정페이는 기업이 한 사람에게 의존할 때 보다는 여러 사람에게 의존할 때 더욱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좋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2004년 8명의 임원관리팀(EMT, Executive Management Team)의 멤버들이 의장을 번갈아 맡는 형태로 운영되다가 멤버 전원이 2번씩 의장을 맡아본 8년 간의 시험으로 통해서 2012년부터 CEO 순환제도로 정착됐다.
레알 찐 회장(?)인 런정페이도 순환 CEO의 결정을 기본적으로 따르게 되고, 약간의 특권이 있다면 런정페이는 ‘부결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 번도 그 ‘부결권’을 쓴 적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반 년에 한 번씩 돌아가면서 회사를 운영하므로 회사 경영에 관련된 파워가 분산되는 효과가 나타나며, 임기가 끝나도 CEO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직원들도 물갈이 되는 걱정을 하지 않게 된다. CEO도 임기가 끝나면 핵심 권력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 업무결정권, 인사권을 모두 유지한다.
현재 궈핑(郭平), 쉬즈쥔(徐直军), 후허우쿤(胡厚崑)의 부회장 돌아가면서 기업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다른 기업에서 거의 본 적이 없는 독특한 기업 경영의 형태로서 지금까지는 잘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상당히 눈길을 끈다.
화웨이의 통신장비 발자취 관련 위에서 언급한 대로 중국 내수시장 공략 시 농촌 지역에서 힘을 키운 후 1,2선 도시로 진출한 것과 해외 시장 공략 시 신흥국에서 힘을 키운 후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 진출한 것은 원리가 동일한 전략이며 후발주자이자 기술적 약세를 갖고 있던 화웨이에겐 딱 맞는 절묘한 마케팅 방법으로 보여진다. 순서가 거꾸로 되었다면 지금의 화웨이는 없을 지도 모른다
또한 이런 지역적 안배를 둔 마케팅 전략 외에 화웨이는 워낙 진출한 국가가 많다보니 각 국가에 맞는 스포츠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여 좋은 성과를 얻었다. 인도에서는 크리켓, 호주에서는 럭비팀, 유럽에서는 축구팀을 스폰서하며 이미지 제고와 친화력을 조성했다. 특히 유럽 지역에서는 이태리 AC밀란, 독일 도르트문드, 영국 아스널, 프랑스 파리 생제르망, 네덜란드 아약스 등 각 리그의 최고 인기팀들과 여러 스폰서십을 맺고 적극 활용했다. 2016년에는 축구의 간판스타인 바르셀로나 FC의 리오넬 메시를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로 초청하기도 했었다. 그 외 각종 올림픽 네트워드 장비 부분 공식공급업체로도 참여해서 이름을 알리는데 주력했다. 2018년 평창올림픽, 2014년 브라질 월드컵, 2012년 런던올림픽, 2008년 베이징올림픽 등에 모두 참가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어느 정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지만 화웨이는 전 세계에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다보니 무려 170개가 넘는 국가에 진출했다. 따라서 진출한 국가에서 각종 문제를 예방하고 지역 사회에 뿌리 내리기 위해 최대한 현지화에 신경 쓴 부분도 주목 할 만하다. 한국에서의 예를 들자면 화웨이는 2014년 중국기업 최초로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에 가입 한 바 있고 한국장학재단을 통해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총 5억원의 장학금을 110명의 ICT 전공 장학생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런 노력 외에 세계 각지에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한 것도 현지화를 넘어 현지기업으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미국, 스웨덴, 독일, 인도, 러시아 등 세계 각지에 16곳의 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하여 운영 중이며 연구원 중 1/3은 현지 외국인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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