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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인물C Aug 20. 2021

1. BYD(비야디), 그리고 중국 선전

Fantastic한 선전의 공기, 그리고 전기차 천국

|선전 그리고 BYD(비야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혁신도시 선전에 사는 사람 중에서 BYD(비야디)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없을 것 같다.


현재 중국 선전의 모든 버스와 택시는 전부 전기차로 운영되고 있고, 이런 대중교통을 이루는 차종의 제조사는 전부 BYD이기 때문이다. 선전이 BYD를 사랑하듯, BYD도 선전을 사랑한다. 둘이 아주 그냥 함부로 애틋하다.


중국 여러 지역을 다니면서 공기 오염과 미세 먼지에 워낙 숙달되어서 선전에 처음 발령받았을 때도 공기가 좋다고는 하지만 이를 믿을 수 없어서 또 케케한 먼지와 오염 속에서 3년간 폐가 반쯤 썩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이게 웬걸? 중국 최고로 발전한 1선 도시 중에 이렇게 공기 좋은 도시가 있었구나 싶다. 중국에 나름 꽤 살았지만 지역 별로 늘 다른 상황에 또 한 번 놀란다.


지리적으로 거의 중국 최남단에 위치한 선전은 홍콩과 바로 인접해있으므로 날씨는 거의 동남아 수준으로 1년에 반 이상은 평균 기온이 한 30도 이상 될 정도로 무덥지만 공기가 하나는 기가 막힌다.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는 당연히 날씨가 전반적으로 흐리지만 그렇지 않은 때에는 더운 날씨임에도 새파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을 보고 있으면 무척이나 기분이 좋아진다. 공기가 좋을 땐 한국 수준의 공기가 아니라 예전에 내가 잠시 살았던 캐나다 서부의 밴쿠버나 미국 캘리포니아 느낌일 정도로 공기의 질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북미의 서부 지역 공기를 느껴본 사람은 무슨 말인지 알 듯하다). 이게 정말 중국인가 싶을 정도다.


하트 부분이 선전 위치다. 광저우와 홍콩 사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과 서울은 우상단에 있음.


왜 갑자기 뜬금없이 미세 먼지랑 공기질 이야기인가 싶지만 사실은 선전의 깨끗한 공기는 느낌상 절반 이상은 전기차 덕분인 거 같아서 그렇다. 선전 길거리에 나다니는 차량 중에 언뜻 봐도 3할 이상은 전기차일 정도로 전기차가 많다. (참고로 중국도 전기차는 번호판이 옅은 녹색으로 파란색 일반 차량 번호판과는 완전히 다르다. 한국도 전기차는 하늘색 번호판인 것처럼)


선전 전기차 번호판, 내연기관 차량의 파란색 번호판과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도시 밖에서 불어오는 미세 먼지에 대해서는 선전도 속수무책이지만 도시 내에서만큼은 확실히 오염 물질의 생성 자체가 훨씬 적은 느낌이다. 가끔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차량 도로 옆을 지나다녀도 확실히 한국 대로변의 공기질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느껴질 정도다. 전기차가 많다 보니 뿜어대는 매연이 절반도 안 되는 듯하다.


그만큼 내연기관을 달고 다니는 차량에서 뿜어대는 오염 물질이 얼마나 강려크 한지 새삼 느낀다. 한국에서도 최근 10년 정도 기간 동안 급격하게 늘어난 수입 디젤 차량도 한국 공기질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물론 한국 미세먼지의 최소 50% 이상은 중국 북서부에서 바람을 타고 내려온 미세먼지 탓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말이다.


선전에 여러 브랜드의 전기차가 돌아다니고 있지만 어쨌든 대중교통까지 다 치면 비야디의 전기차 비중이 가장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즉, 선전의 판타스틱한 공기질은 3할은 비야디 덕분이라고 우겨보고 싶다.


2021.6.10 점심 먹고 사무실 복귀하는 길, 선전 어디서나 보이는 평안보험 본사
2021.6.9 아침 출근길.
2021.6.8 사무실 입구에서 찍은 선전 하늘
2021.5.17 사무실 창가, 선전 최고층인 평안보험 본사가 웅장. 하늘이 더럽게 깨끗하다. 더러운 건 유리창. (사진 모두 무보정)


|선전 블루(深圳蓝)|


이런 선전의 깨끗하고 맑은 공기는 비단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니었나보다. 얼마 전인 '21년 6월 7일 선전위성티비뉴스(深圳卫视深视新闻)는 선전 공기가 좋다는 대명사인 '선전블루'(深圳蓝)에 대해서 본격 탐구하는 보도를 냈다.


http://www.sznews.com/news/content/2021-06/07/content_24276882_0.htm


해당 보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선전의 공기365일 중 355일 간 양호한 공기질을 나타냈으며 이는 일 년 전체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수치다. 선전 공기의 평균 PM 2.5 농도는 19/㎥ 수준으로 중국 내 대도시 중 1위의 깨끗한 수치다. (물론 중국 특유의 과장과 구라가 섞였을 수 있겠지만 공기는 확실히 좋다) 선전도 늘 이렇게 공기가 좋았던 것은 당연히 아니며 오히려 2004년 기준으로는 미세먼지(灰霾) 일수가 연간 187일에 달할 정도로 공기가 좋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선전시는 '선전블루'를 위한 행동에 들어갔고 기존 공장들에 대한 오염 배출 규제와 오염 산업을 퇴출시키는 등의 산업적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도 선전시는《2018년 선전시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 응용 재정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 18.6.12.~’ 18.12.31. 기간에 출시된 연료 전지 차량에 대해 승용차는 한 대당 20만 위안, 소형 여객차 및 화물차는 한 대당 30만 위안, 대형 여객차 및 중대형 화물차는 한 대당 50만 위안의 보조금 지원을 지원한다.


이런 적극적인 보조금 정책과 더불어 선전시는 대중교통을 전기차로 대대적인 교체에 나섰다. 2021년 3월까지 선전버스그룹(深圳巴士集团)만 놓고 봤을 때 5,966대의 대중교통으로 사용되는 전기 버스와 여객 전세 버스 4,731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한 기업의 예시일 뿐이고 선전시의 모든 대중교통 버스와 여객 전세 버스는 모두 전기차로 운영 중이며 택시 역시 100% 전기차로 운영 중이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선전의 모든 버스와 택시는 현재 BYD 차종으로 운영되고 있다.


2020년 연말 기준으로 선전에 등록된 신에너지 차량은 총 39.7만대로, 중국 내 도시뿐 아니라 전 세계로 확대해도 선두주자다. 이미 명실상부한 신에너지차의 천국인 것이다. 선전시신에너지차량응용홍보센터의 왕샹 주임(深圳市新能源车辆应用推广中心主任王向)에 따르면 선전의 전체 등록 차량 중 14%이 신에너지 차량이며, 신에너지차 점유율이 10% 정도라면 상대적으로 보편적인 상황이지만 이것이 20%를 넘어가면 대규모의 신속 발전기에 접어들게 되는데 이미 선전은 20%에 가까워지고 있는 셈이다.


길거리 차도에서 발에 차이는 게 전기차였고, 이동 시에 차량 호출 앱인 디디추싱을 불러도 거의 항상 전기차가 왔고, 택시와 버스도 전기차라서 체감상 전기차 비율이 한 최소 30% 이상은 되는 줄 알았는데 실제 수치는 그 절반인 15%도 안돼서 오히려 놀라웠다.



|한국에서 본 중국 전기차|


중국 언론만 전기차 등의 신에너지 차량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언론에서도 중국 전기차 굴기에 대해서 주시하며 놀랍게 생각하고 있다.


- '21년 1월 21일 매경 보도에 따르면


2020년 중국 내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110만 9천대로 작년 동기보다 9.8% 늘었다. 작년 중국에서 판매된 차량 중 신에너지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5.7%였는데 이 비중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는 2021년 자국 내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15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에서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는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테슬라는 작년 초부터 상하이에서 생산하기 시작한 '중국산 모델3' 한 차종만도 13만 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고,


- '21년 3월 21일 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한 해 전보다 1.9% 줄어든 2,531만 대였다. 하지만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을 포함한 신에너지 자동차는 10.9% 늘어난 137만 대가 팔렸다. 특히 지난해 12월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24만 8000대로, 전년 대비 49.5% 증가했다. 중국 언론 신랑커지(新浪科技)는 올해 중국 시장에서 190만 대의 전기차가 판매될 예정이며 지난해 대비 증가폭이 51%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즉, 기관마다 예측은 조금씩 다르지만 중국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결국 2021년에는 150~200만 대 정도의 신에너지차가 판매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 로드맵이 허무맹랑한 ㄱ구라가 아니라는 뜻이다.



|BYD(비야디) 간단 소개|


BYD, 공식적으로는 'Build Your Dream(당신의 꿈을 이루어주는)'의 이니셜에서 따왔다고 하며 중국어 발음으로는 비야디(比亚迪)로 불린다. 물론 사업 초창기에는 비야디라는 중문명만 있었고 이의 약자인 BYD가 빌드 유어 드림 같은 거창한 뜻으로 지은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오히려 창업자 왕촨푸는 사실 이건 'Bring Your Dollar'의 약자라는 돈 드립으로 좌중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농담을 자주 쳤다고 한다.


Bring Your Dollar


비야디 본사는 여기 중국 선전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앞서 다뤘던 인터넷 기업들보다는 비교적 빠른 시기인 1995년에 설립되었고 배터리 OEM 회사로 출발하였기 때문에 비야디 기저에는 기본적으로 배터리 DNA가 꿈틀거리고 있다.


ㅇ 현재 비야디의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1) 자동차 분야로는 전장부품, 센서, 배터리, 전력 반도체 및 파워트레인 등을 수직계열화하여 모두 자체적으로 제조 가능한 전기차 메이커이자


2) 타 부품사 및 타 완성차 메이커에 납품하는 자동차 1차 부품 공급업체


3) 휴대폰 부품 및 휴대폰 OEM 제조


4) 모노레일 제작


5) 각종 2차 배터리 및 기타(신에너지 사업, ESS 및 마스크 제조 등) 분야를 가지고 있다.


ㅇ 2020년 매출액 기준으로는


- 자동차 및 관련 자동차 부품 (매출 839.9억 위안, 매출의 53.64%)

- 스마트폰 부품, 조립 및 기타 (매출 600.4억 위안, 매출의 38.34%)

- 2차 충전지 및 기타 (매출 120.9억 위안, 매출의 7.74%)

- 기타 (매출 4.74억 위안, 매출의 0.3%)


지금은 워낙 자동차 기업의 이미지가 강해서 많은 중국 사람들도 비야디가 예전부터 배터리를 만들던 기업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다.


현재 주요 사업 분야를 나열할 때는 거의 가장 뒤에 있고, 실제로 매출액 구성에서도 거의 맨 뒤에 자리 잡고 있는 배터리 사업은 사실상 비야디의 핵심 경쟁력이자 모든 사업군의 출발점이라는 측면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와 텐센트의 인스턴트 메신저 사업처럼 무슨 기업을 보던지 간에 기업의 출발점이 기업 운명의 많은 부분 결정짓곤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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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양하고 자세한 내용은 검색창에

'진격의 비야디'

찾아보시고 발간된 서적에서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https://msearch.shopping.naver.com/book/catalog/46866994618?cat_id=50010480&frm=MBOKMOD&query=진격의+비야디&NaPm=ct%3Dlv3ifos0%7Cci%3D962b640701968f10c963fb175529636fdc1799a5%7Ctr%3Dboknx%7Csn%3D95694%7Chk%3D1b29eb47cb1abda1358053534a6762710fd00c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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