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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인물C Sep 17. 2021

3. 비야디(比亚迪) 스마트폰 사업 외 기타

폭스콘? 미안하다.

|스마트폰 부품 제조 및 전자제품 OEM


비야디는 배터리로는 이미 정점을 찍은 기업이라고 할 수 있고 배터리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기업이었지만 왕촨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비야디는 휴대폰 배터리를 만들던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휴대폰 단말기 부품 제조 분야에 진출하여 큰 성과를 보였다. 이 역시 왕촨푸의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동물적 감각으로 휴대폰 비즈니스가 향후 중국에서 한동안 크게 뜰 것으로 판단되어 진입한 것이다. 2000년 초반에서부터 중국에서는 휴대폰 보급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으므로 당시 중국에서 휴대폰을 제조하는 기업이자 기존의 배터리 고객사들에게 비야디는 다양한 휴대폰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휴대폰 제조 관련 플라스틱, 케이스 등의 휴대폰 금형제품, 강화유리, 키보드, 액정 모듈 등이 그 대상이었으며 휴대폰 외산 제조사인 모토토라, 노키아, 삼성, 소니에릭슨, 교세라 및 중국 기업인 화웨이, ZTE 등에 휴대폰 부품을 납품했다.


2005년 전까지는 비야디의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은 배터리 부분이었으나 2006년부터는 3년간은 휴대폰 부품 사업이 비야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성공적인 사업 영역의 확장이었다.


비야디는 지금은 자동차 기업의 이미지가 짙게 드리워져 있어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은 비야디는 애플 생산공장으로 유명한 폭스콘에 버금가는 세계 2대의 핸드폰 등의 전자제품 OEM 공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폭스콘이 소화 못하는 애플의 물량, 혹은 애플이 전량을 폭스콘에 맡기는 것을 피하고자 의도적으로 타 기업으로 배분한 생산물량을 비야디에서 생산 및 납품을 하고 있다. 실제로 2020년도 애플 아이패드 프로의 10~20%, 아이폰 9의 생산량 일부를 비야디 일렉트로닉스가 납품했다. 애플은 이미 2010년부터 비야디의 주요 고객중 하나였다. 당연히 배터리는 두 말 하면 잔소리고, 그 외 각종 휴대폰 및 아이패드 등의 부품을 납품 중에 있었다.


https://zdnet.co.kr/view/?no=20200916075312


비단 애플 뿐만이 아니라 중국 기업인 화웨이, 샤오미 그리고 심지어 우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도 비야디에서 일부 개발 및 생산되고 있다.


http://m.ddaily.co.kr/m/m_article/?no=167919

https://zdnet.co.kr/view/?no=20190409065554


참고로 삼성전자 역시 2016년 비야디의 2% 지분을 약 5,000억원에 인수한 비야디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이다. 따라서 삼성은 자사의 휴대폰 위탁생산을 맡기기도 하지만 비야디에 삼성의 반도체, 센서, 엘시디 등을 공급하는 쌍방향 협력사이기도 하다.


휴대폰 위탁생산과 관련해서는 사실 2002년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당시의 비야디는 이미 중국 배터리 업계의 대부였고 배터리는 핸드폰의 중요 부품으로서 자연스럽게 전자제품위탁생산기업(EMS, electronic manufacturing service)인 폭스콘과 업무관계가 생겼다.


대만 기업 자존심 중 하나, 궈타이밍(郭台铭)의 홍하이과기그룹(鸿海科技集团), 폭스콘


폭스콘 회장인 궈타이밍(郭台铭)은 왕촨푸를 폭스콘으로 초청한 적이 있었고 왕촨푸는 폭스콘의 생산 공장을 둘러볼 기회를 갖게 됐다. 그러나 궈타이밍이 예상 못한 것은 폭스콘 참관 이후 왕촨푸는 휴대폰 위탁생산에 완전히 꽂혔다는 것이다. 고작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무려 400여명의 폭스콘의 직원을 스카웃해서 데려갔다. 이로서 폭스콘과 비야디는 거의 원수지간이 되었다. 요즘 딱 2021년 한국의 LG화학(이젠 LG에너지솔루션인가)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분야에서 피터지게 싸우는거랑 꼭 겹친다.


이런 원한으로 2007년에 이미 비야디의 휴대폰 등 전자기기위탁생산이 궤도에 오르고 비야디 일렉트로닉스의 이름으로 상장하려고 하는 마당에 폭스콘은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비야디 일렉트로닉스에게 소송을 제기한다. 이 때문에 비야디 일렉트로닉스의 상장은 반 년 정도 연기되고 소송은 무려 5년 간 지속되고 홍콩 법원은 피소된 비야디의 손을 들어주면서 종료된다.


이제 5G 통신 시대에 접어들고 스마트폰의 시장 자체는 이미 포화상태지만 끊임없는 업그레이드가 일어나면서 여전히 매년 신제품이 쏟아질 것이라는데는 시장의 이견은 별로 없다. 따라서 이 비야디의 휴대폰 부품 및 OEM 생산도 전망이 밝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휴대폰 배터리에서 휴대폰 내외부의 각종 부품 제조와 휴대폰 위탁생산 공장으로의 사업영역 확장은 어느 정도 연관성이 보이는 분야로서 자연스레 연결된 반면, 2003년 비야디가 뜬금없이 자동차 분야에 진출을 선언했을 때 시장에서는 이를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리고 또 한 가지의 차이점은 휴대폰 부품 및 휴대폰 위탁 생산은 비야디 기업 내부적인 사업 확장이었으나 자동차 분야는 인수합병으로 시작된 분야라는 것도 차이가 크다. 사실 자동차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당시 인수합병 말고서 비야디에게는 다른 옵션이 없었다.


다음 편부터 비야디 현재 가장 주력 산업 분야인 자동차를 살펴보자. 그 전에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생산만 잠깐 보고간다.




|비야디 마스크 생산


비야디는 최근 코로나19 발생과 관련해서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수요가 급증한 마스크 생산에도 뛰어든바 있다. 역시 중국 내에서 제조업으로 방구 좀 끼는 기업이다 보니 전혀 상관 없었던 분야에 뛰어듬에 있어서도 중국 제조업의 위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비야디는 마스크 제조의 비즈니스 기회와 중국 정부 차원의 협조 요청에 응하고자 무려 3,000명의 엔지니어를 모집하여 고작 7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마스크 생산라인을 구축하였다.


구축된 생산라인에서 하루에 생산 가능한 마스크 수량은 무려 1억장이며, 이는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마스크 공장인 셈이다. 말이 1억장이지, 매일 한국 전체 인구 2배에 해당하는 마스크 수량을 찍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업이 한국에 있었다면 한국도 마스크 요일제 구매같은 건 안 했을 수 있겠다.


비야디의 하루 최대 생산량에 대해서는 왈가왈부가 많다. 중국 일부 언론에서는 1억장이라고 하고 외신, 한국 언론 등에서는 5천만장 정도라고 하니, 최소 5천만장 이상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리됐든 저리됐든 세계 최대규모의 마스크 제조 규모인건 이견이 없다.


BYD 마스크, 나도 비야디에서 선물로 두 박스 받았다


비록 마스크라는 제품이 엄청난 기술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왕촨푸의 결심 하나에 당장 원래 하던 분야도 아닌 것을 바로 실행 할 수 있는 능력은 지금까지 위에서 이야기한 비야디의 현재 주요 사업 분야인 자동차 외에도 전자제품 위탁생산자로서 훨씬 복잡한 생산라인도 구축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쉬웠다고 하지만 왕촨푸를 비롯한 비야디 마스크 사업팀은 짧은 시간에 생산라인을 구축해야됐었으므로 시간과의 싸움을 벌였다. 지난 해 2월 왕촨푸는 마스크 생산을 발표한 이후 12개 사업부의 사장과 3000여명의 기술자와 함께 마스크 생산을 고민했고 매일 오후 4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현장에서 고군분투 했다. 덕분에 8일만에 마스크를 비롯해서 살균 소독젤 생산을 동시에 해냈다.


사실 워낙 시급한 일이어서 빨리해야 되서 이렇게 고군분투했지만 전자제품 생산에 비하면 마스크는 얼마나 간단한가?


- 멜트블로운 부직포 몇 겹(MB필터),

- 코 쇠,

- 귀걸이 끈 2개.


끝이다. 수천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전자 제품과는 확실히 비할 바가 아니다. 게다가 원자재 수급만 받혀준다면 별 대단한 기술력도 별로 필요 없다. 비야디에겐 일도 아니었을까 싶다.


어쨌든 전 국가적 위기의 상황에서 애국 기업의 이미지도 쌓고, 실제로 마스크 판매수입이 2020년에는 대단히 좋았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해서 소비 급감으로 인한 자동차 판매 부진을 마스크로 얻은 짭짤한 이익으로 꽤나 영업 적자를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바로 비야디 자동차로 넘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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