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앞으로도 잘 나갈 듯
최근 미중 갈등으로 미국에 눈도장 잘 못 찍혀서 금수 조치 등 각종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전부 글로벌 리딩 중국 기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미국 내에서 민간의 힘으로는 찍어 누르기 힘드니 공적인 힘으로 그 기업들을 잡아 누르려는 것이다.
적절한 예시인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도 부동산 투기 위험 혹은 조정 지역으로 선정된 곳은 오히려 많은 이들이 탐내는 지역을 역설적으로 나타내는 것과 유사하다. 즉, 제삼자 입장에선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기업은 미국 정부 인증 공인(?) 우수기업이라고 생각해도 된다는 뜻이다. 특히 미국의 블랙리스트에는 4차 산업혁명 관련된 5G, 통신장비, 인공지능, 빅데이터, 모바일 콘텐츠 관련 중국 기업들이 대다수이다.
DJI 역시 미국에 미운털이 단단히 박혀 있는 상황이다. 이미 2020년부터 미국 내무부에서는 중국산 민간용 드론 사용을 임시 중단시킨 상황이고 미국 국방부에서도 드론 입찰에 미국과 프랑스 기업들만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들어서 사실상 중국산 드론을 수입 금지 조치시켰다. 여기에 DJI 드론에 들어가는 미국산 핵심 부품의 금수 조치도 더해질 수 있다.
DJI는 칩과 센서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을 이미 자체적으로 제작한다. DJI 드론을 분해해보면 통신 부품에 들어가는 핵심 칩셋은 드론의 무선통신 신호를 강화하고 간섭을 줄여주데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는 미국 반도체 기업인 코르보(Qorvo) 제품을 사용되고 있으며 드론의 배터리 관련된 전원 부품은 미국 텍사스인트스루먼트(TI) 칩을 사용한다. 앞서 비야디의 전기차에서도 설명했지만 배터리와 전원 관리 칩셋은 드론의 안전뿐 아니라 추락 시 인명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 외 드론의 저장 장치와 카메라 부품은 삼성전자 제품이 사용되고 있으며, D램은 SK하이닉스 제품이 사용된다. GPS는 스위스 유블럭스(ublox) 제품이 사용된다.
당연히 이 미국산 반도체 핵심 칩셋과 일부 한국산 부품들이 없다면 DJI도 드론을 생산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DJI가 미국을 비롯한 한국 등의 부품에 의존을 하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또한 즉각 대체 부품을 찾기 어렵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DJI나 중국 민간용 드론 업계에도 굳이 몇 가닥 희망이란 것을 찾아본다면 현재 DJI에서 시판 중인 민간용 드론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셋들이 물론 핵심 부품이기는 하지만 그 수준 자체는 현재 인류가 만들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한 부품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민간용 드론을 대표하는 DJI는 확실히 민간용 드론 업계에서 비교하자면 타 민간용 드론 업체들을 압도하는 여러 가지 핵심 경쟁력과 연구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최첨단을 걷고 있는 군용 드론이랑 비교하면 민간용 드론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미약한(?) 존재인지 확실히 드러난다.
지금 DJI 드론에 들어가는 핵심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은 이미 수 십 년 전부터 이미 군용 드론이나 군사용 위성 기기에서 적용되고 있는 이미 상대적으로 보편화된 일반적인 기술 들일뿐이다. 고화질 이미지 촬영 및 전송기술을 보자면 군용이 말할 것도 없이 민간용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 수 십 킬로미터 상공에서도 지상에 있는 차량의 번호판까지 정확하게 인식한다.
게다가 군용 드론의 생명은 무엇일까? 당연히 통신 기술이다. 무선 통신이 끊기면 군사용 드론은 아무런 존재 의의가 없다. 그저 날아다니는 위험한 쓰레기일 뿐이다. 그런데 이 통신 능력으로 따지자면 민간용이 기껏해야 반경 10킬로미터 내에서 왔다 갔다 한다면 군용은 해킹 방지용 방화벽과 함께 수 백 킬로미터, 심지어 수 천 킬로미터까지 무선 통신이 유지되며 본부에서 컨트롤할 수 있다.
아까 위에서 언급한 카메라 흔들림 방지 짐벌 기능이나 목표 식별 및 목표 추적 기능으로 따지자면 군용이 민간용과 비교도 안될 정도로 탁월한 성능을 자랑한다. 다만 민간용에서는 군용 만큼의 엄격한 요구 자체가 없기 때문에 굳이 이렇게까지 높은 수준의 기술을 선보일 필요가 없었을 따름이다.
요점은 이렇게 민간용 드론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은 군용 드론에서 수 십 년부터 상용화된 부품이므로 어느 정도 기술력이 평준화되어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중국에서도 시간을 두고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 실제로 앞서 비야디를 분석할 때 본 것처럼 전기차에 들어가는 칩셋을 비야디가 자체 개발하고 조달하고 있는 것은 DJI에게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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