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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작가 윤정인 Apr 06. 2020

[2]에버노트로 책쓰기

글쓰기 도구에 관하여/에버노트와 스크리브너

한 때 에버노트가 메모 프로그램으로 혁신일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조금 시들해진 분위기다. 에버노트보다 더 많은 기능을 갖춘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선택지가 늘어났기 때문인데, 요즘에는 화려한 기능을 갖춘 노션에 정착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에버노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버노트의 매력인 편리한 자료 수집과 메모 연계 방식을 버릴 수가 없어서다. 재빠르게 내가 필요한 정보를 여러 기기로 수집하고 번뜩 떠오른 아이디어는 바로 입력한다. 내 머릿속의 모든 생각을 텍스트화 해 저장하고 새롭게 구성하기에 에버노트만큼 적절한 툴을 아직은 보지 못했다. 


그래서 1차적으로 내 머릿속에, 책상 위에 있는 모든 정보는 에버노트에 저장해둔다. 검색으로 필요할 때마다 자료를 꺼내 쓰고, 태그로 연계된 자료를 찾는다. 그 기능을 활용해 책 두 권도 에버노트로 썼다. 지금은 장문의 글이나 본격적인 책쓰기는 스크리브너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료를 수집하고 초안을 작성하는 데는 에버노트를 이용하고 있다. 책 쓰기에 활용하는 루틴은 이렇다. 

①필요한 정보 수집(온라인, 오프라인 자료) > ②태그와 검색으로 정보의 재구성 > ③자료를 참고해 글을 쓰고 태그와 링크로 목차, 본문 관리






1. 스크랩 기능은 여전히 최강, 떠 다니는 모든 아이디어와 자료 에버노트에 집어넣기


책을 쓸 때도 기획을 할 때도 가장 중요한 건 나한테 영감을 주는 자료나 아이디어를 그 순간 바로 저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기발한 생각이라도 기록해 놓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니다. 책을 쓸 때도 마찬가지로, 책의 주제를 잡고 나면 관련 자료는 모두 에버노트에 쏙 집어넣는다. 이를테면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책과 관련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에버노트를 켜 키워드만 적는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 노트북을 켜고 아이디어를 바로 구체화한다. 또, 책을 읽다가 내 책의 주제에 참고하면 좋을만한 문구가 있다면, 바로 에버노트로 스캔하고, 어떻게 활용할지 간단히 메모해둔다. 웹서핑을 하다가 내 책과 관련된 주제의 기사를 보면 스크랩 기능을 이용해 클릭 한 번으로 에버노트로 보내 둔다. 그렇게 아이디어와 자료를 에버노트 태그 하나에 넣어두면, 내 책에 활용할 자료가 급속도로 쌓이는 것뿐 아니라 빠르게 캐치한 아이디어 덕에 주제의 영역도 확장할 수 있다.



에버노트의 막강한 기능인 스크랩.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 유용하게 쓰고 있다.



2. 태그와 검색 기능을 이용해 책쓰기 작업의 최적화 환경 만들기


스크랩과 더불어 에버노트에서 가장 유용하게 쓰고 있는 기능은 태그다. 에버노트는 하나의 노트에 여러 개의 태그를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자료를 아주 알차게 써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즉, 허투루 낭비하는 자료가 지극히 적다.


이를테면 프랑스 서점에 대한 기사가 흥미로워서 스크랩을 했다면, 

여기에 두 가지 태그를 건다. #프랑스 여행, #외국 서점

당장 이 자료를 활용하는 건 아니지만, 내 관심사 혹은 활동 범주 안의 태그이기 때문에 후에 반드시 쓰게 된다.

이후 프랑스 여행을 하게 되면, 나는 가장 먼저 #프랑스 여행 태그를 먼저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그 태그 안에 있는 프랑스 서점을 여행 일정에 추가한다. 또 외국 서점에 대한 글을 의뢰받았다면, #외국 서점 태그를 확인하고 프랑스 서점 기사를 참고해 글을 쓸 수도 있다. 자료에 어떤 성격(태그)을 부여하느냐에 따라 활용폭이 달라진다.


책 작업도 마찬가지다. 각 자료와 아이디어 및 원고 등 모든 재료에 태그를 붙어주면 된다. 나는 보통 작업 구분에 따라 태그를 붙여준다. 이를테면 <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여행>이란 책을 쓸 때, #책 관련 아이디어 #서점 취재 #책 기획 #초안 #수집한 자료 #외국 사례 등 정도로 구분해뒀고, 이 정도만 해도 편하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들어가서, 이런 식으로 구분해도 좋다.

<책들이 머무는 공간으로의 여행>을 작업할 때, 각 서점별 자료를 빠르게 확인하는 게 필요했다. #A서점 #B서점 #C서점 이런 식으로 태그를 각기 붙여도 괜찮지만, 이 책에 나오는 서점은 30개가 넘는다. 태그로 붙이기에는 너무 많아서 오히려 다른 자료를 보는데 방해가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검색 폴더로 처리했다. 검색 폴더는 내가 자주 검색하는 검색어를 저장해두는 기능으로 잘만 활용하면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만드는 방식은 이렇다.

1) 각 노트의 제목을 서점 이름(내가 검색할 핵심 키워드가 들어가게)으로 만든다 2) 제목 검색(intltle: 서점 이름)으로 서점 이름을 검색한다. 3) 검색을 저장한다. 그러면 검색 폴더가 만들어진다. 4) 검색 폴더를 바로가기에 등록한다.

이렇게 해두면, 태그와 별도로 아주 쉽게 각 서점의 자료를 즉각적으로 볼 수 있다. 


조금 복잡한 방식일지 몰라도, 내가 어떤 식으로 자료를 찾아보는지 패턴을 알아두고 한 번만 제대로 정리해놓으면 나만의 정보 검색 시스템을 에버노트 안에서 구축할 수 있다.

책을 쓸 때 태그로 작업 구분을 한다.
복잡한 구분은 검색 폴더를 이용한다.



3. 책의 본문 작업을 에버노트 내에서 한다면!

노트 하나씩 만들어 쓰면 되는 간단한 구간이다. 여기에서 유의해야 할 점이라면, 노트 하나에 초안을 작성했으면 그 문서를 계속 수정하는 게 아니라 손을 볼 때마다 각기 노트를 만들어 두는 게 좋다. 이게 에버노트의 불편한 점 중 하나다. 자체적으로 이전 글이 자동 저장되는 기능이 있긴 하지만, 유료 사용자에게만 해동되고 임의대로 저장되는 방식이라서 별로 소용이 없다(이 기능은 스크리브너에 아주 잘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버전별로 태그를 만들어두면(#초안, #1차 수정, #2차 수정, #최종) 관리하기 한결 편하다. 수정 버전 외에도 내가 어떤 방식으로 보고 싶느냐에 따라 태그를 만들어두면 된다. 만약 지역별로 서점을 확인하고 싶다면 #서울 서점, #경기 서점, #강원 서점 등으로 구분해 태그를 만들면 된다. 내가 어떤 뷰로 확인하고 싶은지에 따라 다른 태그를 주면, 또 다른 시선에서 책 구성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4. 목차 관리는 링크 활용

만약 위의 예시처럼 수정 버전별로 태그를 만들어서 관리했다면, 목차를 별도로 만들 필요가 없다. #최종이라는 태그를 클릭하면, 노트 목록이 한 번에 보일 것이고, 그게 목차다.

다만, 단점은 정렬 기준이 유연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에버노트는 만든 날짜, 제목, 크기별 등의 정렬 기준이 있는데, 하나를 정해놓으면 모든 노트가 그 순으로 보여진다. 즉, 내가 원하는 대로 노트를 정렬하기 어렵다(스크리브너는 이 기능이 굉장히 잘 되어 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편에)


노트 하나에 별도로 목차를 정리해도 된다. 내가 에버노트에서 태그와 함께 애용하는 기능 중 하나는 노트 링크 만들기다. 목차 전부를 링크로 걸어서 한 페이지에 정돈해 놓고, 그 노트를 바로가기에 붙여놓으면 단번에 접근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여기에서 하나 더! 책을 쓸 때 원고를 편집자 등 누군가와 논의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때도 에버노트를 활용할 수 있다. 목차 노트를 외부에서 볼 수 있게 공유 설정을 해 놓으면, 그 링크를 받는 사람도 웹페이지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정식으로 원고를 보낼 때는 한글을 쓰지만, 가볍게 의견 주고받을 때는 에버노트를 활용했다. 

노트 링크를 통해 다양한 연계 작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목차 만들기도 그중 하나!




위에서 말했듯 많은 글쓰기 툴이 있지만, 정보를 수집하고 빠르게 찾아내고, 그 정보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데에는 에버노트만 한 툴이 없다. 기획이나 책쓰기에도 에버노트를 활용하면 아주 효율적인 작업을 할 수 있으니 그동안 에버노트를 얕게 활용하고 있었다면 위 글을 참고해 나에게 맞는 정보 시스템을 만들어보셨으면 한다. 





이어지는 글

내가 활용해왔던 글쓰기 툴 https://brunch.co.kr/@yjungin23/80

작가들을 위한 완벽한 글쓰기 툴-스크리브너 https://brunch.co.kr/@yjungin2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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