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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똥 Jun 25. 2024

뜬금없이, 청소

20240625

저녁에 손님이 오기로 했다. 출근 전에 대충이라도 집을 치워야 한다. 그 부담이 밤새 나를 뒤척이게 했다. 남편이 먹을 국부터 끓이려고 콩나물과 묵은 김치를 꺼냈다. 국이 끓을 동안 싱크대를 정리하는데 아뿔싸! 그새 국이 넘친다. 한강이 되어버린 인덕션 주변을 정리하고 사용이 미비한 두유 제조기와 전기포터도 세탁실에 두었다. 사람이 오는 날은 일단 숨기기 작전이 먼저다. 식탁을 차지하고 있던 뜨개용품들도 일단은 알파룸으로 옮긴다. 서랍으로, 방으로 물건들이 사라진다. 이걸 청소라고 부르기엔 뭣하지만, 사람이 어찌 늘 완벽하겠는가. 청소와 정리에 잼병인 나, 다행히 그런 나를 무던히 참고 살아주는 남자. 이 정도면 나름 완벽한 청소라 자부하며 시원한 김칫국 한 사발 쭈우욱 들이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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