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생이 되고 싶었던 나
고등학교 시절, 미대에 진학하면 어떨까 꿈꾸었던 적이 있다. 글 쓰는 과로 진학하게 되었지만 못다 이룬 꿈은 내내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40대가 되면 미술 공부를 시작해야지 다짐했던 적이 있다. 아직 마흔은 되지 않았지만 계획보다 빨리 시작하게 되었구나. 다른 일들은 계획보다 늦어져 조바심 나게 만드니, 퉁칠 수 있어 다행이다.
손그림도 그리고 컴퓨터로도 그린다. 오전 9시반부터 저녁 6시 10분까지 학원에서 수업을 받는다. 대부분 단순한 그림이지만 하루에도 10장 넘게 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 과정이 정말 행복하다.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은 정말 큰 행복감을 준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확실히 나는 그런 사람이다. 남들보다 느릴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내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고 무엇을 하면 행복한지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에서는 누구보다도 빨랐고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오랜 시간 그렇게 살아왔음에 감사한다.
글을 쓰는 것과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병행하며 언젠가는 하나로 합칠 것이다. 동화책을 만들 수도 있고 그림으로 스토리를 전개할 수도 있으며 예상치 못한 결과물로 누군가를 놀라게 할 수도 있다. 결국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은 같지만 그림은 조금 더 열려 있는 부분이 있어 글쓰기보다는 스트레스가 적다. (아직은)
무언가를 처음 시작했을 때의 설렘과 열정을 오래 가져가고 싶다. 현재 다니기 시작한 학원이 4~5개월 코스인데 마무리까지 무사히 마치고 '와, 나 정말 수고했다'라고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또 어느덧 '이거 내가 그린 거 맞지?'라는 우쭐거림도 느끼고 싶다.
이제 막 그리기 시작한 어설픈 그림을 가족과 친구에게 모조리 전송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얼른 칭찬해달라고...하는 어린 마음이었고 내가 내딛은 새로운 스텝을 응원받고 지지받고 싶었다. 오랜 시간 꿈꿔왔던 것을 내 힘으로 하나씩 이루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