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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징카 Apr 19. 2023

9월 방콕에서 재회

아담한 호텔 수영장에서 마시는 커피

#방콕 #수완나품공항 #카오산로드 #빌라프라수멘방콕



코로나 이후 첫 여행이었다. 여행이 너무 오랜만이어서 약 6시간의 짧지 않은 비행시간이 적당하게 느껴졌다. 출발 전 부산스런 기내의 모습과 승무원의 안내 방송, 이륙 후 종종 띵하고 울리는 안전표시등의 소리, 창문 너머 보이는 몽글 구름과 함께하는 기내식, 그리고 다소 배부르고 불편하게 빠져드는 잠까지. 그 모든 것을 잘 즐기기 위해 6시간은 딱 알맞은 시간이었다.



이륙 전의 비행기


피시앤 라이스, 모닝빵과 버터, 향이 강한 샐러드와 매우 단 바닐라 케이크



머지않아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했다. 수완나품 공항은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공항이라고 들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린 후 입국심사대 그리고 입국장 게이트까지 여러 개의 무빙워크들을 걸어야만 했다. 설렘과 긴장으로 매우 빠른 걸음이었고, 나는 에바 보다 약 30분 먼저 게이트를 나와 공항 미팅포인트에서 핸드폰을 충전했다.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뱉는 여러 가지 언어들로 공항은 시끌벅적했다. 그렇게 황금의 땅이라는 의미의 수완나품 공항에 적응해가고 있을 때쯤, 왓츠앱에서 알람이 울렸다. 에바였다.


5번 게이트 앞에서 만나자는 약속 후 몇 분이 지났다. 저 멀리서 에바가 걸어왔고 우리는 약 3년 만의 만남에 기뻐서 소리를 지르며 인사했다. 에바와 나는 많은 곳을 여행했었다. 우리의 첫 만남인 핀란드를 시작으로, 근방의 북유럽 노르웨이, 스웨덴을 여행했고 발트 3국인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도 함께였다. 그리고 가장 소중한 기억 중 하나로 남은 에바의 집이 있는 체코와 나의 집이 있는 한국까지. 7번의 여행이었고, 태국은 우리의 8번째가 될 예정이었다.



숙소 근처의 골목



우리의 숙소는 카오산로드 근처에 있었다. 그 덕분에 택시나 전철을 이용하지 않고, 버스로 한 번에 이동할 수 있었다. 버스는 매 정시에 출발했다. 덕분에 그동안 밀린 업데이트를 간단히 하고 버스에 올랐다.


종종 영상통화를 했었는데도 여전히 할 이야기가 많았다. 체코에 들어온 우크라이나 난민에 대한 이야기부터 요즘 하는 연애에 대한 수다까지 이어졌다. 그 많은 이야기가 잠깐 쉬어갈 때쯤 지도를 봤더니 버스는 아직도 공항 근처였다. 방콕은 교통체증의 도시라는 말이 사실이었다.


이후 우리는 숙소에 도착했다. 객실 키를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자 조금 작지만 아늑한 느낌의 방이 나왔다. 발코니 문을 열면 숙소 중정에 있는 수영장이 보였다. <빌라프라수멘 방콕>은 빈티지한 방콕의 느낌이 잘 살아있는 아기자기한 호텔이다. 이곳에서 3박을 지냈다.



호텔 라운지, 조식을 먹거나 쉴 수 있다.
발코니에서 내려다 본 수영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카오산로드와 가깝고 적당한 규모의 수영장과 그 옆에 놓인 선베드들이 좋았다. 우리는 방콕에 머무는 매일 아침에 그곳에 누워 책을 읽고 수영을 하고 커피를 마셨다.


9월은 우기랬는데, 방콕의 햇살은 맑고 더웠다. 그 어떤 것도 긴박하지 않은 느슨한 아침. 수영장에 반사되는 햇빛과 차가운 아이스 커피의 감촉은 방콕이 선물한 설렘이었다.






1화 끝.





여행노트 


01 수완나품 공항에서 카오산로드 가는 S1버스

• 공항 1층 7번 게이트에 위치

• 눈에 띄게 배너를 세워 둬 찾기 어렵지 않다

• 정시 출발, 1인에 60바트.

• 1시만 미만 소요 예상하나 교통 상황에 따라 다름


어마어마한 교통체증으로 우리의 경우 공항에서 도심까지 약 1시간 30분이 걸렸으나 우리의 경우 월요일이었다. 평소엔 1시간 미만으로 걸릴 것으로 예상. 버스 안내 가이드 분에게 내리고 싶은 역을 말씀드리니 도착 때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공항의 전반적인 정보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트리플의 수완나품 국제공항 안내서를 첨부한다.




02 빌라프라수멘 방콕

• 카오산로드 근처에 위치한 호텔로 메인 스트리트와는 떨어져 있어 한적하고 여유로움

• 아담한 수영장이 있고 조식이나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작은 카페테리아가 로비에 있음.

• 건물이 디귿자 모양으로 지어져 수영장이 안락하게 느껴지며 특유의 빈티지함이 숙소 곳곳에 서려있음.

• 나의 경우, 9월 평일 기준으로 3박에 16만원으로 약 4500바트를 지불했으나 가격은 변동되니 확인이 필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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