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그리고 통일 1
대학원에서 코스웍을 하던 시절(얼머 전일 임) 북한 그리고 통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중앙대학교 일반대학원에는 북한개발협력학과가 있었고 지금은 동북아학과 내에 북한개발협력 전공으로 바뀌었다. 중앙대 북한 관련 전공의 특징은 정치학과나 외교 관련 학과에서 해당 전공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과가 중심이 되어 해당 전공을 만들어 운영한다는 것이다.
수학공식과 풀이가 난무하는 경제학 수업에 지쳐 있던 나에게 북한학 관련 과목은 잠시나마 머리를 새롭게 하는 시간이 될 것이란 믿음으로 우리 학과 교수님들이 주축이 된 북한 관련 과목을 세 과목이나 수강했고 북한에 대한 그리고 통일방안에 대한 인사이트를 갖게 되었다.(참고로 나는 농업경제 전공이나 농업 관련 과목을 2과목 수강하는데 그쳤다)
남북정상회담 직후 많은 사람들이 통일을 이야기하고 통일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특히 통일을 위한 비용 문제(모 정당 국회의원은 통일이 아닌 교류를 하기 위한 비용이 200조가 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음)는 늘 통일 신중론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 같은 이야기를 많은 들은 젊은 층에서는 막대한 통일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통일을 반대하는 이들도 상당수 있다.
그래서 대학원에서 공부했던 내용을 중심으로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 통일 그리고 통일비용, 그리고 우리네 통일 반대 세력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 순서는 통일의 수준에 관한 사항이다. 대학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이 통일과 관련해 가지고 있었던 방법론을 읽은 적이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이 참여하는 통일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 만장일치의 남북문제 논의기구를 만들어 교류의 폭을 넓혀가자는 주장을 했으며 이러한 기구가 만들어지면 짧으면 10년 길면 20년 안에 통일이 가능할 것이라는 내용을 인상 깊게 읽었던 적이 있다.(기간은 정확치 않음)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때 밝혔던 통일 방법론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대학원에서 북한 관련 통일 관련 과목을 수강하면서 많이 수정되게 된다. 꼭 정치적 통일, 체제통일이 필요할까.
나는 정치적 통일이 아닌 우리 국민이 일본이나 중국, 미국 등을 오가고 각 나라와 교류하는 수준까지만으로도 족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정치적 결합은 많은 어려움이 있는 만큼 우선 교류라도 평화롭게 하고 중국이나 미국과 FTA를 맺은 것처럼 경제적 협력이나 공동체가 되는 수준만으로도 통일 수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교류를 해보고 필요에 따라 통합은 더 나중에 생각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연방이니 연합이니 하는 접근은 세계화되고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시대 구시대적 발상이라 생각한다.
독일은 생각지도 못한 갑작스러운 통일로 인해 경제적으로 많은 부담을 받고 있고 지금도 동독 출신과 서독 출신 그리고 지역 간 경제력 차이로 인해 이를 완화해 가는 과정 중에 많은 불협화음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부분 세금으로 충당되는 이 통일 비용을 서독 측에서 상당수 부담했는데 서독 측은 막대한 비용 때문에 동독 측은 그럼에도 여전히 경제력 차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 때문에 불만이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정치지도자들 그리고 높은 시민의식이 이러한 갈등을 잘 조정하여 지금까지 잘 해소해 내고는 있으나 독일에 비해 경제력이 약하고 남남 갈등이 많은 우리나라 상황을 고려할 때 성급한 통일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음은 중앙대 북한개발협력학과에서 주장하는 통일 비용 조달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