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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vi Shin Nov 14. 2022

핀테크 프로덕트 디자이너,  벌써 한 달



새 회사 입사

한 달 차가 되었다.




한 달 밖에 안됐는데 벌써 몇 개월은 된 것처럼 다양한 행사가 있었고 회사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 오피스에 출근하는 것은 자유지만, 주로 화, 목에 행사가 많아서 화 목에는 꼭 오피스를 가는 루틴으로 정했다. 주에 이틀이상 출근하면 개인 데스크도 지정할 수 있어서 나는 우리팀과 모여서 앉게 됐다. 이런 루틴으로 생활하니 1주일이 매우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금요일은 재택하면서 스스로 일찍 퇴근하는 자유를 주고 이 여름의 햇살을 만끽하는 일상을 즐기려고 한다.


회사의 프로덕트는 웹 기반 프로덕트가 있고, 도 있다. 나는 모바일 앱 전체를 담당하는 디자이너로 Mobile Pod에 속해 있다. 현재 있는 웹의 기능들을 앱에 최적화시키는 것과 앱에 최적화된 경험들을 디자인하는 것이 주요 임무다. 핀테크 산업을 접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보니, 초반 1주일은 전체적인 산업과 프로덕트를 이해하는 것에 중점이었다. 아무래도 낯선 산업을 영어로 접하다 보니, 모든 문장들이 머릿 속에 스며들지 않고 다 튕겨 나가서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누구든 처음을 겪고 처음부터 능숙한 것은 비정상에 가까우니 - 차근 차근 프로덕트를 이해하고 회사에 적응하고자 노력했다.


아무래도 전 회사와 비교할 수 밖에 없다보니, 모든 것 하나하나 비교가 되는데 확실히 전 회사보다 거의 모든 측면에서 더 만족스러운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Ways of working


| General impression  


올해로서 10년이 된 회사라, 전 회사보다는 확실히 경영진 및 리더들 등 조직의 체계가 잡혀있고 안정적인 편이다.  

오프라인 행사가 많다보니, 동료들과 더 쉽게 친해지고 교류할 기회가 많아 서로의 Common ground를 빌딩하기 쉬워 업무 시 커뮤니케이션을 더 순조롭게 할 수 있다.  

리더들이 다들 열정적, 친근하고 험블한 편이라 위계를 느끼기 보다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다.  

장기 근속자 (5년 이상)들이 꽤 많고 대체로 큰 뱅킹들에서 많이 이직해 온다.   

일하는 것도 열심이지만 노는 데에도 정말 열정적이다. 진심을 다해...


디자인팀이 꽤 구조적인 점이 이 회사를 택한 이유였는데 확실히 장점이다. 프로덕트의 컴포넌트, UI 비주얼을 관리하는 디자인시스템팀, 전반적인 프로덕의 비전을 보고 전체 고객 경험과 플로우를 담당하는 종합적인 서비스 디자인 팀, 내외부의 그래픽, 비주얼 디자인, 카피라이팅을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브팀, 각 피쳐나 경험, 프로덕을 담당하는 프로덕트디자인팀으로 구성되어, 각자의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탄탄한 느낌이다.  


보고 방식이 너무 형식적이지 않고 다소 캐주얼해서, 쓸데없는 프로세스에 낭비하는 시간이 적다. 이건 아마 우리 PM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 같다. 처음에는 조금 적응이 되니 긴장감을 느낄 필요 없이 훨씬 편해지고있다. 리더들에게 승인을 받는 것도 슬랙으로 간단히 해당 이해당사자들을 초대해서 퀵하게 체크 받는 방식이다.  


| Team Rituals  


우리 팀은 매일 스탠드업을 진행한다. 스프린트 단위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스탠드업에서는 Jira 티켓들의 진행상황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싱크를 맞춘다. 전 회사에서는 그냥 자기가 어제 뭘했고 오늘 뭘할 건지 말하는 방식이었는데, 티켓들을 직접 보면서 확인하는 것이 훨씬 직접적이고 효율적이다. 마지막엔 매일 돌아가면서 Dad jokes 를 나눈다. 썰렁한 아재농담 같은… 나는 솔직히 영어로 말장난 하는거 대부분 이해는 잘 못하는데 이해하는척.. 그냥 그런 농담하는 분위기가 재밌고 팀이 서로 더 편하게 만들어준다.  


 PM과는 수시로 싱크를 맞춘다. 우리 PM은 뉴질랜드 베이스라 오피스에서 만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곁에 있는 것 처럼 계속 서로 확인하고 필요하면 바로 줌으로 미팅함으로써 지체를 줄인다. 점점 호흡이 잘 맞춰지니 나도 뿌듯하고 있을 시점에, PM이 디자인 헤드한테 개인 메세지로 내 칭찬을 해줬다! 모바일 팀의 디자이너라 모두 행복해한다면서. 그걸 또 헤드는 디자인팀 전체에 공유해서 다들 축하해(?)주는데 내가 무슨 상 받은 것도 아닌데…! 이런 작은 것에 감동받고 내가 진짜 팀에 소속되어 전담하는 디자인이 있다는게 책임감도 들면서도 정말 벅차오르는 감정이구나, 느끼며 뿌듯했다.  


쇼케이스 후 소셜타임

2주 간의 스프린트가 끝나면 쇼케이스가 있다. 주로 개발자나 PM들이 결과를 발표하고 마지막에는 퀴즈 게임으로 마무리한다. 그리고 테크팀과 프로덕트팀의 소셜 타임이 있어서 2주 마다 이런 간식들이 도착한다.  



| Design review


2주에 한 번씩 전체 프로덕,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들, 헤드 디자이너가 모여 작업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나누는 미팅이 있다. 나도 거기서 고민하다가 이번에 작은 디자인을 공유했는데 뜻밖에 많은 토론 거리를 제시한 느낌이다.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서 오히려 좋았다. 처음엔 너무 긴장돼서 필수도 아니니까, 꺼리고 싶었는데, 그래도 부딪히고 내가 하고 있는 것을 모두에게 알려야 한다. 말 안하면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두려움은 잠시 뿐임을 알고 계속 알리고 피드백을 받고 성장하려고 한다.          


매주 프로덕 디자이너들끼리 싱크를 맞추는 미팅이 있다. 필요하면 이 미팅도 피드백을 얻는 기회로 삼으면 된다.          

연관된 작은 그룹끼리 또 수시로 필요할 때 미팅을 잡아 작업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는다.          

금요일에 헤드 디자이너랑 리뷰할 기회가 있고 또 다른 이해 당사자들 (CTO 및 각종 헤드들) 과의 공식 리뷰도 2주에 한번 씩 있는데, 꼭 이 때 리뷰하려고 기다리지 않고 급하면 그룹을 파서 공유하고 피드백 받기도 한다.          



/Events


| 2022 Hackthon 'Simpl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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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커톤 아이디어 피칭에서 발표까지

출근 첫 주부터 시작한 해커톤. 처음엔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도 모르고 다들 자기 팀의 아이디어를 피칭하는데 아직 프로덕트 이해가 덜 되었다보니 어떤 아이템인지 이해도 안되고. 이번 행사에는 그냥 빠지고 관람만 해야겠다는 소극적 모드였다가, 결국 우리 피엠이 꾸린 팀에 끼게 됐다. 발표 자료 디자인이라도 기여해서 나름 소속감을 느끼고. 피엠의 능수능란한 발표 실력으로 객석 반응도 좋았지만, 수상은 다른 팀이. 17팀 정도 되다 보니 다들 너무 쟁쟁했다.


마지막 날 주어지는 음식 폭탄

마지막 날 점심으로는 나의 사랑 피쉬보울이 나왔고, 중간 간식으로는 도넛. 이미 각자 발표할 때부터 다들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발표 후에는 바베큐가 준비 되었다. 일 년에 두 번 하는 해커톤은 묵혀놨던 프로덕트의 문제점을 3일 안에 빠르게 해결함하고 시현함으로써 최종 수상한 아이디어는 실제 런칭을 목표로 한다. 우리 팀 아이디어도 결국엔 로드맵에 올려놨다.



| Mobile App 런칭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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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 후 점심


내 두 번째 인터뷰의 인터뷰이였던 수석 PM이 어느 날 내 데스크를 지나면서 인사하다가 아 맞다, 우리 모바일 앱 런칭 파티 해야되는 것 생각났다면서 다음 주로 초대한다고 했다. 그는 거의 우리 프로덕트의 모바일앱의 시초부터 담당했던 PM인데 이제 다른 그룹으로 옮겨갔다. 얼마 전 새 통합 앱을 런칭한 기념으로 파티를 해야 한다면서 관련된 사람들을 모두 초대한 것이다. 나는 기여한 것은 없지만 모바일팀 디자이너라 초대돼서 뜬금 볼링을 치러 갔다. 아직 다들 안친해져서 개발자들 사이에서 멀뚱 서먹하긴 했는데 치다보니 웃기고 다들 응원해주는 편한 분위기라 다행이었다. 나는 다른 여자 PM과 공동 꼴찌를 했지만 처음 스트라이크도 쳐서 꽤 재밌었다.



| Melbourne Cup 2022 - 오후 전사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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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 컵 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멜번에서는 휴일이기도 하고 호주인들에게 굉장히 큰 행사인데, 승마 경기에 반대하는 입장도 있어서 논란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회사는 전체 축제 분위기 보다는 개인에게 선택을 주어 오후 시간을 알아서 활용하게 해 주었다. 우리 디자인팀도 각자 시간을 보내자고 해서 나는 햇살 좋은 날 아는 언니를 만나 커피를 마셨다. 보라색 자카란다가 피는 계절이 왔다.


그리고 저녁에는 노래방 후 라멘 가는 모임이 있었는데 나는 노래방은 생략하고 라멘에 끼기로 했다. 마침 매월 1일 Ippudo에서 라멘이 10불이라 저렴하게 먹을 수 있었다. 데이터 분석가 한 명이 거의 전문 푸드 인플루언서라 그가 시키는 것을 따라 시켰더니 성공이었다.



| 2022 Halloween Pa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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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테마의 케이터링과 베이킹

조금 늦은 할로윈 파티를 진행했다. 어느새부턴가 할로윈 파티는 디자인팀이 주최하는 행사가 되었다고 한다. 작년에 남은 장식들을 활용해서 곳곳을 장식했고 음식이나 술은 이미 P&C팀에서 세팅을 마쳤다. 아주 디테일까지 살아있는 장식에 감탄했다. 또 한편으로는 베이킹 대회도 열려서 관심있는 사람들은 각자 할로윈 테마에 맞는 쿠키나 빵 등을 만들었고 나중에 상 받는 사람은 디자인팀이 선정했다.


토너먼트 비어퐁 게임. 조명이 클럽인줄…

미리 두 명씩 한 팀의 신청을 받아 토너먼트 비어퐁 게임도 열렸다. 나는 우리팀 백엔드 엔지니어가 자기는 자신있다길래 같이 팀을 먹었다.


비어퐁 게임을 한국식으로 말하면 술게임이나 마찬가지다. 술 많이 마시게 되는 위험한 게임! 탁구대 위에 마치 포켓볼 칠 때의 세모 모양으로 컵들을 놓고 거기에 탁구공을 하나씩 넣어 제한시간 안에 많이 넣는 팀이 승리다. 제한시간이 없는 룰도 있는데 그러면 모든 컵들에 공을 넣는 팀이 승리가 된다. 원래는 컵 안에 술이 있어서 공을 넣으면 그 컵 안에 술을 마셔야 되는 건데, 위생적으로 너무 더럽다! 당연히 회사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았고, 술을 마시는 것도 개인의 자유다. 우린 열심히 공을 넣는 것에 집중...


우승팀은 오징어게임 테마로 한 P&C팀에서!

그러다 보니 얼떨결에 결승전까지 갔다. 나는 생전 해본 적이 없는데 술에 좀 취하니 명중력이 높아졌는지 …^^; 하지만 결국 결승전에서 안타깝게 졌다. 완전 막상막하였는데 상대팀에 한 컵 먼저 빨리 넣어서 정말 아쉬운 승부였지만, 상대가 너무 잘했다. 정말 재밌는게 코파운더랑 CTO도 코스튬하고 같이 팀먹고 비어퐁을 한다. 진짜 직급 상관없이 다들 너무 열심히 논다.


디자인팀 - 무서운 쉐프와 조리사 컨셉

잘못 보면 간호사 컨셉인 것 같지만… 의도는 쉐프였다. 우리팀도 몇 주 전부터 컨셉 생각하고 코스튬도 단체 주문했다. 코스튬하고 그러는 것을 즐거워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이렇게 제대로 해보는 것도 처음인데, 팀이 주도해서 하니까 좀 덜 어색하고 재밌었다. 다들 너무 진심이다. :) 헤드 디자이너는 컨셉에 맞게 안경도 빨간색 테로 바꾸고. 집에 색깔별로 8개나 있다고... 너무 센스 있었다.


다른 팀 하이라이트

다른 팀들도 재밌는 코스튬들이 많았다. 팀별로 센스있게 나름 엄청 열심히들 준비했다. 밤에는 루프탑으로 가서 또 다른 라운드를 시작하고 노래방까지 시작했다. 지난 코파운더 생일 선물로 노래방 기기를 회사가 선물해줬다고 한다. 덕분에 직원들이 아주 열심히 활용한다. 차마 노래부르는 현장을 공유하긴 그래서. :) 진짜 남녀노소 너무 열심히 부르고 놀고 웃겼다. 그렇게 나는 열시 반 쯤 빠져나왔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는...



| Product Org. S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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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날 할로윈 파티 후 다들 비몽사몽

프로덕트 팀 전체가 모여 워크샵 형태로 진행된 이벤트. 이미 첫 번째로는 블루 마운틴으로 오프사이트가 있었고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첫 행사는 이미 8월에 진행된거라 놓쳤는데 들어보니 꽤 재밌었던 것 같다. 개별 호텔룸에 블루마운틴에서 1박하며 서로 팀빌딩을 하는! 새벽 세시까지 놀았다는 후문이 있더라...


이번 시간에는 계속 새로운 그룹을 형성하면서 다양한 주제로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CliftonStrength 테스트를 기반으로 각자의 강점을 공유하거나 취미가 있는지, 취미는 어떻게 내가 인지하는 프레임을 형성하는지 등등 일하는 것 외의 것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갖으며 계속 다른 프로덕 사람들과 교류하고 진정한 ‘한 팀’이 되기를 원하는 회사의 워크샵 이벤트다.



| New starter indu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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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조인한 사람들을 모아 매월 첫째 주에 진행하는 인덕션 행사다. 하루 종일 진행되는데, 새로 들어온 팀원들끼리 서로 소개하고 회사의 역사와 각종 부서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이다.


고객 관리는 어떻게 하고, 실제 우리 고객들이 우리 프로덕트로 어떻게 삶이 변화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있는지도 느낄 수 있었고, 인사팀에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다방면으로 알 수 있어서 회사를 더 알아가는 데에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너무 하루에 정보를 많이 흡수하다보니 앉아만 있는데도 왜 피곤한지...



| Collab. Thursday l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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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에 제공되는 점심

매주 목요일은 오피스에서 점심이 제공된다. 미리 메뉴를 선택하는 이메일이 오면 매주 다른 레스토랑에서 자기가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너무 잘먹는 나라서 이렇게 매주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으니 그것 만으로도 오피스를 갈 이유가 충분하다.


/사실 오피스는 내가 좋아하는 콤부차를 맘껏 마시고 아침엔 요거트를 먹고 스낵 가득 챙기러 가는 느낌... 그게 낙 아닌가요오?




한 달을 정리하다보니 또 얘기가 길어졌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기록해두면 또 몇 달 후, 일 년 후 보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고, 딱딱한 내용보다는 호주 회사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상들도 공유하고 싶어 기록하게 되었다. 앞으로는 회사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팁이 있으면 공유 한다던지, 조금 더 유용한 정보들을 공유하고 싶은데 어떤 얘기들을 정리해 볼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겠다.


그럼 이제 시작이니 앞으로도 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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