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커리어 체인지 여정
본 글은 제가 미디엄에 게시한 글 ‘How I became a UX UI Designer in 6 months from scratch: My career change journey‘ 을 기반으로 번역한 글입니다.
나는 의류학을 전공하고 패션 회사에서 비주얼 머천다이저로 근무했다가 1년도 못 채워 퇴사 통보 후 6개월 만에 UX/UI 디자인으로 전향했다. 현재는 시드니를 베이스로, 핀테크 프로덕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내가 4년 전 꿈꾸던 삶 이상의 만족감을 누리며 살고 있다.
이 글은 그동안 브런치에 게시했던 여러 글을 기반으로, UX/UI 디자인에 진입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과 첫 시작과 직업을 갖기 위한 나의 지난 6개월간의 여정을 한곳에서 볼 수 있게 정리한 것이다. 그동안 받았던 많은 질문들을 참고해 종합한 글로, 커리어를 바꾸는 데 막막한 분들, 어디서 시작할지 감이 잡히지 않는 분들께 이런 여정도 있었다는 위로 및 참고용 로드맵이 되었으면 좋겠다.
: 빈티지 옷 사업부터 비주얼 머천다이징까지
굳이 어렸을 적 얘기부터 시작하자면,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패션과 관련된 일에 종사하길 꿈꿨다. 악마는 프라다가 개봉했을 시점, 혹독한 패션 편집장 미란다의 냉정함마저도 너무 쿨하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현실은 가혹할 것이라는 사실은 아예 몰랐으니, 패션업계에 대한 환상만 가득했다. 심지어 중학생 때는 빈티지 옷을 떼어와 온라인 쇼핑몰을 열어 파는 등 옷에 대한 열정에 진심을 다하며 의류학과에 진학하길 꿈꿨다. 그렇게 꿈에 그린 학과에서 4년을 보낸 후 졸업이 다가올 시점에는, 패션 디자인은 싫고 공간에 관심이 많아 상품 디스플레이와 오프라인 고객 경험을 디자인할 수 있는 비주얼 머천다이징이 재격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기회로 졸업하기도 전에 정규직 취업을 할 수 있어서 일이 잘 풀리는 건가 싶었다.
: 내가 열망하는 가치를 깨닫는 시점
하지만 일을 시작하자마자 이 일은 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어디서든 일 할 수 있는 자유를 꿈꾸고 해외에서 생활하는 것을 바랐던 나는, 회사에 입사하자마자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업무 특성상 매장이 오픈하기 전인 새벽에 출근해야 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내가 항상 그 장소에 가서 처리해야 했기에 유연함은 없었다. 물품 배송이 지연돼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도 다반사라 다양한 변수는 통제 불능이었고, 상사는 이해되지 않는 비합리적인 논리를 늘어놓거나 물건을 던지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출근하는 하루하루가 지옥 같다고 느낄 시점, 내 안에 있었던 자유를 향한 갈망이 다시 올라왔다.
같은 시기 옆 팀에는 바로 그래픽 디자인팀이 있었는데, 나는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1분도 없는 상황에 그들은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세상 평화롭게 작업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직업마다 각자의 고충이 있겠지만, 당시의 내 시각에서 그들의 직업은 내가 원하는 나의 미래처럼 보였다. 그렇게 점점 나는 디지털과 관련된 커리어 방향이 내가 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자각을 하기 시작했다.
: 왜 UX/UI 디자인을 선택했나
궁극적으로는 당시에 핫한 키워드인 '디지털 노매드'를 꿈꾸면서, 구글에 검색을 시작했다. 그렇게 UX/UI 디자인이 그중 하나의 직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래픽 디자인보다는 연봉이 높은 편일 뿐만 아니라 당시엔 생소했던 사용자 경험과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뭔가 멋져 보였다. 게다가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직업이라고 하니, 해외취업의 가능성도 있었던 것이다. 의류학과에서 그나마 다졌던 포토샵이나 기타 기술들도 분야는 달라도 하나의 프로덕을 설계하고 현실화하는 '디자이너'로서의 접점이 있지 않을까 싶어, 아예 생판 모르는 분야보다는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직업을 내가 가져야 하는 것은 당시의 현실로부터의 탈출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1년은 채우고 퇴직금을 받아라, 해외 출장은 갔다 오고 퇴사해라 등등의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뭔가에 홀린 듯이 하루아침에 퇴사 통보를 했다. 그렇게 단순 구글링의 행위는 결국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 줬다.
: 불안과 자기 의심을 극복한 방법
사실 시작은 꽤나 당돌했지만, 너무 급히 퇴사 기안을 제출해서 퇴사까지 두 달이나 남은 상황이었다. 그 사이에 휘몰아치는 두려움이 매일 나를 괴롭혔다. 후회는 물론이거니와, 기안을 취소할 수는 있는지 검색해 보기까지 했다. 주된 이유는, 당시에 많은 대학 동기들은 이제 슬슬 4년 동안 공부했던 것과 대학 기간 동안 쌓은 스펙을 살려 대기업에 취업하고 있을 시점이었는데, 나는 누구보다 빨리 취업 후 급 모든 것을 다 버리고 다시 바닥부터 시작한다는 것이 미친 것 같았다. 내가 4년을 대학에 투자한 것이 모두 헛된 것이 되어버렸다는 생각과 미래를 향한 두려움이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UX/UI도 내 적성에 맞지 않으면 어떡하지? 내가 그냥 변덕스러운 것이라 적성을 찾지 못하는 것이라면?"
"패션 산업으로 어쩔 수 없이 돌아가야 되면 어떡하지?"
"디자인을 4년 동안 전공한 사람들과 내가 어떻게 경쟁할 수 있지?"
"내가 이 커리어 전향에 실패하면 어떡하지? 그다음 길이 있긴 할까?"
"내가 이 길이 내 길이 맞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하지?"
하지만 이내 UX/UI 디자인을 조금씩 더 알아가기 시작하면서, 이 두려움들은 커리어를 전향하는 데에 있어서 정상적인 과정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물론 두려운 도전이지만, 적어도 내가 원하는 삶을 이 직업을 통해 실현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기자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두려운 길이 아니라 설레는 여정임을 느낄 수 있었다.
자기 불안과 의심, 두려움을 컨트롤하기 위해 내가 이행했던 것은, 하루하루의 내 성장에 집중했던 것이다. 심지어 나는 주변으로부터 방해받거나 비교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모두 차단하고 내 목표에 집중하는 여정을 시작하면서, 매일 조금씩 자신감을 쌓고 내가 원하는 미래를 그리기 시작했다.
: 자유를 향한 길
퇴사가 다가올 시점 우연히 UX/UI 디자인 공모전 관련 공고를 발견했다. 당시에 전혀 UX/UI 디자인에 대한 아이디어도 없고 어떻게 시작할지도 몰랐지만, 준비할 타이밍이 딱 퇴사 이후라 어쩌면 첫 발을 담가 볼 좋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무언가를 배울 때 하나의 코스를 진득하게 따르면서 익히는 것보다, 나는 내가 궁금한 것 위주로 모르는 것을 주체적으로 해결하면서 실전적인 것을 배우며 더 빠르게 익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공모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체육진흥공단의 주최로, 대표하는 스포츠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제안하는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기획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중 기술로 스포츠 문화를 바꾼다는 미션을 가진 QMIT를 선택했고, 축구선수들과 팬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기획하는 것이었다. 당시에는 피그마 보다 모두가 스케치를 이용하고 있을 시점이었고, 나는 무료였던 Adobe XD를 이용해 보기로 했다. 퇴사 직후에도 나는 바로 UX/UI 관련 프로젝트를 할 거리가 생겨 쉬지 않고 밤을 새우면서 디자인을 시작했다. 관련 툴을 다루고 스크린 디자인을 하는 것은 처음일지라도,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기획하는 것은 익숙한 작업이었다. 대학생 때 다양한 과제를 하거나, 개인 브랜드를 창업하거나, 각종 대외활동을 하면서 쌓아왔던 경험이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깨달은 것이지만, 특히나 UX/UI, 프로덕 디자인에 도전할 때 디자인 백그라운드가 없다고 겁먹을 것이 없는 것이, 결국 이 직업은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다양한 백그라운드에서 사람들이 오기 때문에, 비전공자임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내가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있는지를 돌아보고 그다음으로는 스킬적인 것을 훈련으로 키우면 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는 이 공모전에서 입선하여 50만 원의 상금도 탔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지만, 하다 보니 또 욕심이 생겨 이것저것 기획을 더하게 됐다. 당연히 지금의 관점으로 보면 허점이 투성이지만, 당시에 백수에게 스스로 부여한 프로젝트면서도 짧은 시간에 전체 프로세스를 겪어볼 수 있어 의미가 있었다.
Key Takeaways
경험이 없다고 겁먹지 말고, 공모전이나 해커톤의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 볼 것.
이때 목표는 수상하는 것이 아니라, UX/UI 디자인을 경험해 보는 것에 의의를 둔다.
결국 포트폴리오에 넣을 기본적인 3-4개의 프로젝트가 필요하므로, 이 프로젝트를 개인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것.
좋은 기회로 팀에 합류해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면 더욱 플러스다. 네트워크를 쌓고 그 팀과 다음 프로젝트를 함께 구상해 볼 수도 있을 것.
유용한 사이트
다른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시작은 우연히 발견한 국비지원 UX/UI 과정이었다. 처음에는 비싼 부트캠프를 등록하려고 결제도 마쳤지만, 무료의 기회와 끝에는 인턴쉽을 매칭해 준다는 것에 혹해서 커리큘럼이 UX와는 관련이 없는 것을 알면서도 지원했다. 거의 대부분은 디자인 전공자들이었으나 어떻게 합격이 되어 과정을 시작할 수 있었다.
약 두 달간의 과정이 끝나갈 무렵,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해서든 완성하고 다른 학생들처럼 많은 작품 수를 넣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작품에 질 보다는 양에 치중했었다. 또한 과정 전체적으로 UX에 대해서 배우지 못했고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거나 실제 작동하는 앱을 디자인하는 것보다는 보기에 화려한 것을 잘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최대한 당시로서는 노력을 해서 첫 포트폴리오를 완성했고 파트너 회사들 앞에서 발표를 했지만, 나는 아무 오퍼도 받지 못했다. 순간은 좌절스러웠지만 곧 깨달은 점은, 그 회사들에서 내가 원하는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해외에서 프로덕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더 깊은 공부와 해외 시장과 트렌드에 맞는 공부를 더 해야 함을 깨달았다. 결국엔 내가 거기서 아무 회사에서도 연락받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그다음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Key Takeaways
국비지원 코스는 과정 자체가 해외취업을 꿈꾸는 분들이나 깊은 UX를 배우는 것에 도움이 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 무료로 수강할 기회가 있다면 수강하면서 추가적인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돈과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부트캠프가 해가 될 이유는 없다. 물론 필수는 아니다.
코스를 듣는다고 포트폴리오가 자동으로 생산되지 않는다. 결국 학원에서 만드는 포트폴리오는 정형화되어 있어 티가 나기 때문이다. 목표로 하는 바에 따라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다시 독학이 필요함을 깨닫고서는 다양한 팟캐스트나 콘퍼런스, 해외 아티클을 보면서 어떻게 세상이 돌아가는지 배워갔다. 지금은 흔해졌지만, 당시에는 UX 케이스 스터디의 개념도 한국에서는 중요성을 얘기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나는 미디엄에서 해외 디자이너들이 그런 케이스 스터디를 공유하는 것을 보면서, 결국 내가 해외에서 그들처럼 되기 위해서는 그런 트렌드를 따라야 함을 깨달았다.
외부와 단절하고 도서관이나 카페에 매일 다니며 성장과 배움의 기쁨을 느꼈다. 도서관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들었던 팟캐스트 '디자인 테이블'에서 당시의 마켓컬리 프로덕트 리드였던 이지훈 님의 인터뷰를 듣고, 데이터 기반 디자인은 무엇인가 깊이 고민했었다. 그날 밤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밤을 꼬박 새우고 인터뷰를 멈추고 다시 듣고 내용과 관련된 해외 아티클과 또 연결하면서 개인 블로그에 정리했다. 그렇게 브런치에도 '데이터 기반 UX 디자인'을 게시했는데 많은 분들이 보고 공유하고 이지훈 님도 댓글을 남겨주셨었다. 이런 식으로 나는 내가 하루하루 배우는 것들을 정리해서 브런치에 공유하기 시작했고, 이것이 기반이 되어 내가 실제 디자이너가 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멀쩡한 패션회사를 때려치우고 디지털 노매드가 되기 위해 UX/UI 디자인을 바닥부터 시작하는 사람'으로 브랜딩을 할 수 있었다.
Key Takeaways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 내가 더 성장할 수 있고 예측하지 못했던 기회가 올 수 있다.
비전공자라는 것은 오히려 나를 돋보이게 만들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다. 그 전의 백그라운드를 활용해서 나만의 브랜딩을 해 볼 것.
나에 대해 어떻게 포지셔닝할지 잡히면, 추후에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도 나만의 유니크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커리어를 전향할 때, 무엇보다도 그 '첫' 시작이 가장 힘들다. 모두가 2-3년의 경력자를 요구하는 시장에서, 경력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그 첫 시작을 만들어낼까. 내 상황도 그리 다르지 않았다.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다듬고 포트폴리오도 조금씩 개선했다. 불필요한 부분은 버리고 전체적으로 깊이 디자인하는 프로세스를 보여주고자 했다.
다만, 초반에 나의 기대치는 너무 높았다. 대기업이나 유명 회사들의 공고를 찾고 지원했다. 아마 대학 동기들도 좋은 회사를 가니, 나도 첫술에 '좋은 회사'를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 하는 압박감 때문이었다. 머릿속으로는, 그전에 꽤 규모 있는 패션 회사를 다녔으니 내 시작이 그것보다 나아야 하지 않겠냐는 알량한 자존심을 여전히 갖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는 내가 쌓아온 그나마의 스펙이 패션 관련 회사니까 다시 그 업계로 돌아가야 하나 싶어, 패션회사 공채도 쓰면서 나의 기반이 흔들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불합격 통보만 받을 뿐이었고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패션업계도 UX/UI 분야에서도 선택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들었다. 해외를 나가려고 날짜도 정해놨는데 뭐라도 디자인 관련 일이라도 한국에 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 급한 마음이 들어, 그때부터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에 가리지 않고 기회를 찾았다. 풀타임 아르바이트나 스타트업 인턴쉽이나 회사 규모를 마다하지 않고 기회가 있을 법한 곳을 찾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면서 조금씩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집 근처에 IT 회사에서 포토샵에 능숙한 단순 알바직을 찾았다. 정규직에 멀쩡한 회사를 다녔다가 작은 IT회사에서 알바를 한다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해하는 것이 다분해 보였지만, 나의 목적은 디자인과 작은 접점이 있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마침 회사는 자체 인터렉션툴을 개발해서 학습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이라 다른 개발자들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도 있어 보였다. 처음에는 포토샵으로 단순 작업을 하다가 점점 내가 다양한 것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회사는 내게 게임 UI/그래픽 디자인도 시키고 간단한 디지털 명함 앱도 디자인하라고 했다. 작은 회사였지만 그랬기에 나는 내가 더 하고 싶은 것도 자유롭게 할 수 있었고 포트폴리오에 넣을 만한 결과물도 만들 수 있었다. 논외의 이야기지만, 추후에는 이 풀타임 아르바이트가 내가 비자 스폰을 받는 데에 필요한 관련 경력 중 하나로도 쓰였다는 것이다.
이 일과 동시에 또 내가 이력서를 뿌렸던 다른 회사들 중 하나가 나의 독특한 배경과 글들에 인상 깊어하며, 스마트홈 관련 프로덕을 일주일에 20시간 정도 캐주얼하게 디자인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처음으로 제대로 된 UX를 고민하면서 동료들과 깊은 토론을 하며 집에 돌아올 때면, 너무 행복하고 내가 원하는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에 설레서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때도 있었다. 작게 시작했던 이 회사에서 결국 2년을 더 원격으로 근무하고, 작은 스타트업에서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나는 모바일앱, 웹사이트, 어드민 툴까지 다양한 플랫폼을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모든 여정을 겪으며 내가 깨달은 것은 '작게 시작해도 괜찮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서든지 시작하고, 실무 경력을 빨리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 다음을 다시 상기시켰다.:
바닥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내가 지옥같이 생각하는 삶에서 버티는 것보다 훨씬 낫다.
당연히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은 매우 지치지만, 적어도 내가 가는 길이 내가 꿈꾸는 미래 위에 있다는 것을 알면 버틸 가치가 있다.
Key Takeaways
커리어 전향 시 첫 시작에 대해 기대는 낮추고, 규모에 상관 없이 경험 축적에 초점을 맞춰 시작하면 그 경험이 결국 예상치 못한 기회를 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실무 경력을 빨리 쌓는 것이 중요하다.
누군가에게 6개월은 너무 짧을 수도, 너무나도 긴 터널일 수도 있다. 커리어를 바꾸고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단순히 외적으로 변화를 떠나 내적으로도 얼마나 많은 자기와의 싸움과 감정을 컨트롤해야 하고 긴 여정인지 알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나의 경험의 모든 조각을 장황하게나마 정리하고 공유하여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내 경험도 그저 한 사람의 이야기고 사례일 뿐이지 모두에게 해당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각자가 다른 배경과 능력은 모두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더욱 이 얘기는 하나의 참고용으로 들어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면 딱 이 글의 의도에 맞을 것이다. 커리어 전향 시 또다시 기억해야 할 것은,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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