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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제여행자 Nov 18. 2017

2017 간사이 기차 여행

둘째 날, 첫 번째 이야기

* 첫 번째 에키벤


일본 기차 여행을 하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습니다. 바로 기차에서 도시락, 에키벤을 먹는 것입니다.

원래 여행을 하면 항상 숙소에서 조식을 챙겨 먹곤 했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조식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기차로 이동하면서 에키벤을 아침으로 먹기 위해서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하고, 어제 숙소로 오는 길에 봐 두었던 에키벤 가게에 가서 에키벤을 샀습니다. 에키벤 종류는 굉장히 많았습니다.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에키벤이 있다고 해 신오사카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에키벤을 찾아보았지만 물어볼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제일 인기 있는 에키벤을 골랐습니다.



에키벤을 사들고 교토로 향하는 기차를 타려 하는데 뭔가 이상했습니다. JR은 여러 형태의 기차가 있습니다. 새마을호 같은 기차도 있고, 전철 형태의 기차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코레일이 새마을호도 운영하고, 전철도 운영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교토로 가는 기차 역시 두 개 다 있습니다. 제가 시간표를 보고 타려 한 기차가 알고 보니 전철이었습니다. 기차 내 취식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전철에서 밥을 먹을 순 없는 법입니다. 어떻게 할까 하다가, 역 바로 위라는 숙소의 이점을 살려 숙소에서 에키벤을 먹게 되었습니다. 에키벤은 기차에서 먹어야 제 맛일 것 같은데 숙소에서 첫 에키벤을 먹게 되어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에키벤은 맛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흔히 편의점 도시락이나 한솥도시락을 먹는데 그것보다는 질이 좀 더 좋았습니다. 하지만 가성비는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어제 먹은 비프동이 에키벤과 비슷한 가격이었는데 비프동이 훨씬 맛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키벤을 먹는 이유는 에키벤이 가지고 있는 나름의 감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차 여행의 분위기를 보다 업그레이드해 주는 느낌 혹은 기차여행을 잘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할까요. 여행자인 내가 에키벤을 먹는 이유는 그러한 감성을 소비하기 위해서입니다. 남은 3일도 그 감성을 소비하기 위해 아침으로 에키벤을 먹을 예정입니다. 내일은 부디 기차에서 에키벤을 먹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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