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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온 Jan 30. 2020

심리극 디렉터로 산다는 것은

심리극 디렉터의 시선으로


심리극 디렉터로서 산다는 것은 

https://youtu.be/usiI2qn7hbI

  심리극 디렉터로서 산다는 것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을 때 가능하다. 본격적으로 심리극을 시작했던 시기부터 현재까지를 회상해본다. 지금의 모습으로 적응하며 살아오는 데까지 ‘몰입’도 중요했지만, 서성거림, 망설임, 모호함, 불안, 통증도 참 많은 도움을 주었다. 


심리극을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이라면 알지 모르겠다. 심리극이 한 번 시작되는 순간부터 디렉터는 주인공의 호흡, 집단원들의 작은 몸짓에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운다. 2시간에서 3시간 넘는 시간 동안 힘껏 놀다 보면 해는 달로 바뀌어 있었다. 한 번의 만남으로 주인공의 삶을 완벽히 다르게 만들 수 있을까? 


이 생각은 합리적이지 않고 지금의 현실에서도 불가능하다. 정신분석을 만든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증상을 사랑한다.”라는 말을 했다. 환자로 구분 지어 이야기했지만, 나는 모든 사람들이 현실이라는 벽 앞에 마주 섰을 때 깊지도 무겁지도 않은 증상이 모두 있다고 본다. 우리가 현실에 발을 완벽히 떼고 살기보다 


짧은 순간이라도
깨어 있고 
가벼운 발걸음,
즐거운 몸짓으로 
있기를 바란다. 

주인공이 심리극에서 잠시 삶에서 떨어져 바라보고, 마음에서 들려오는 양면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희미하게 보이는 감정과 생각이 삶으로서 보이게 될 것이다. 심리극 디렉터에게 주어진 힘은 무대 위에서 서성거릴 수 있는, 망설일 수 있는, 모호함을 견딜 수 있는, 불안과 통증을 안전하게 경험할 수 있는 충분한 순간을 경험하게 안내하는 일에서 드러난다. 완벽이 아닌 온전함과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이 심리극 디렉터의 역할로 쓰이고 내 안에서 계속되길 바란다.

심리극 디렉터의 시선으로 영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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