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무명인 Sep 20. 2023

정신승리

정신승리는 무엇도 이길 수 없다. 주장을 언제나 참으로 만드는 방법은 주장을 구성하는 개념을 자의적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또한 과학적으로 검증 불가능한 개념을 사용한다면 더욱 견고한 방벽을 세울 수 있다.


정신승리가 이상적 경지에 이르렀다는 단서가 있다. 그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자신이 의심의 여지 없는 황금을 쥐고 있으며 그렇기에 승리하고 있다는 것에 도취한다.


이것이 가능만 하다면, 정신승리가 진리로부터 유래하는 것이든 처절한 자기합리화 혹은 정신분열 수준의 자기기만 등으로 간신히 건져올린 것이든 언제나 승리할 수 있다.


문제는 정신승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신승리를 가로막는 것이 진리인지, 혹은 제거해야 할 그릇된 관념과 정서인지는 알 수가 없다. 정신승리를 조력하는 것 중 가장 확실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직관적인 쾌락이다. 정신승리를 가로막는 것은 직관적인 고통이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그렇다. 여기에 더해서 세계의 일반적인 지식, 자신을 둘러 싼 분위기가 이에 영향을 미친다.


정신승리는 최후의 결승점으로서 항구적 만족을 위해 누구나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신승리의 실현이 진리와 동떨어질 수 없다고 믿는다면, 진리와 함께하는 것이 곧 정신승리라고 믿는다면, 진리의 추구는 곧 정신승리의 정도를 걷는 길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