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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 간호 Jul 24. 2021

내가 병원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환자의 손을 잡아준다는 것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손의 감각을 이용하는 것은 간호사로서 늘 하는 일이다. 여유가 있다면 더 많은 일을 손의 감각으로 해낼 텐데 늘 쫓기듯 일을 하다 보니 그 감각들을 닫아버리는 수가 있는 것 같다. 늘 하는 일이어서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은 그러면서도 늘 뛰어다니면서 일을 하는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환자와 간호사의 상호 돌봄이란 말을 그토록 좋아하고 상호 돌봄이 일어나는 간호를 제공하는 것을 내 목표로 삼으면서도 일상에서 실천한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다.


그러던 어느  수술한 곳에서 출혈이 발생하여 병상 옆에서 응급 시술을 하는 일이 발생했다. 환자는 마취된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갑작스럽게 생긴 일에 당황하고 떨고 있었다. 의사가 처치를 하는 동안 옆에서 도와주면서 환자의 손을  잡았다. 환자는  잡힌 손에 의지하며 최대한 의료진을 믿고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나중에 알았는데  환자분은  얼굴을 기억하지  했지만  이름표에 붙어있는 팽수를 기억하고 있었다. ^^)   아닌 행동이 이상하게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잊고 있었던 느낌과 감각이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상호 돌봄이란 아마도 이런 것이겠지. 환자와 간호사 모두 내가 왜 살아있는지 느끼는 순간. 삶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바로 이 느낌이겠지. 너무나 소중해서 표현하기도 어려운 이 느낌이겠지. 사실 이 느낌 때문에 병원을 떠나지 못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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