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참 간호 Jun 28. 2022

음알못의 드럼 도전기

심장아 나대지 마라

나는 음알못( 음악을 알지 못하는) 사십 대 후반 아줌마 ~


지난달 뭔 용기가 생겼는지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드럼 강의를 신청했다. 드럼을 신청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내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 난 연주를 못할 뿐이지 음악을 사랑하는 여자니까’라고 생각했다.

부푼 마음으로 첫 강의를 들으러 갔다. 2대 1 강의인데 세상에 나 혼자 강의를 신청한 것이다. 혼자 배워도 되는 건지… 강사님께 왠지 미안했다. 내가 아줌마인 것도 미안하고… 다행히 강사님은 열정이 가득했고 드럼과 음악에 진심이었다. 빠지지 말고 연습 열심히 하는 것이 열정에 보답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드럼 앞에 처음 앉았을 때 내가 쳐서 찢어지거나 손상이 되진 않을지 걱정되었다. 생각보다 많은 북과 심벌이 있어서 이걸 다 쓰는 건지 궁금했다.

첫 강의는 악보 보는 법과 박자 연습이었는데 팔다리에 힘이 없어 그런지 드럼 특유의 박력 있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팔과 다리의 움직임이 조화가 되지 않고 제멋대로였다. 그렇지만 나름 신기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강의는 하이햇, 크래시, 라이드 포함한 다양한 심벌과 북을 이용하는 연습이었다. 머리가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다. 이쯤 되니 그만두고 싶고 네 번째 강의는 빠질 생각도 해보았다.

그렇지만 모범생(?)인 나는 강사님이 빠지지 말라고 했기 때문에 네 번째 강의에 참여했다. 창피한 게 싫어서 최선을 다해 연습했다. 총 맞은 것처럼을 음악에 맞추어 연주하는 시간이었다. 스멀스멀 행복감이 몰려왔다. 야 된다. 나도 된다.

강사님께 부탁하니 흔쾌히 시범을 보여주었다. 내 북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소리에 적잖이 놀랐다. 이런 소리가 나는 악기였구나. 강사님이 드럼에 빠진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내 나이 곧 오십인데 이런 열정이 생기다니 행복하다.

남은 강의는 이제 두 번뿐인데 아쉽다. 남은 두 번의 강의도 정말 열심히 들으려고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처음 떠난 남편과의 여행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