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을 깨부수는 존재
미국에서 어떤 집단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사람을 "검은 양"이라고 부른다.
특히 가족 내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를 표현할 때 "블랙쉽"이라는 표현을 쓴다.
흰 양 떼 사이의 검은 양.
원래부터 있던 것을 물음 없이 그대로 반복하면 흰 양으로 살 수도 있다.
틀 안에서 살아가는 것보다 틀을 부수고 나오는 게 아주 힘든 일이다.
새가 세상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단단한 알을 깨고 나와야 하고 나비도 번데기를 뚫고 나와야 날아오를 수 있다.
틀을 부수는 것이 선순환의 시작이다.
내가 알고 있던 세계를 부수고 나와야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
나 역시 큰 아이를 임신한 것을 알고 난 후
'소리지르기', '협박하기' 혹은 '엉덩이 때리기' 등과 같이 너무나 당연하게 행해지는 육아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
"너 때문에 내 꿈을 포기했다."
"넌 엄마를 화나게 해."
"너라는 아이는 도대체..."
등등 내가 듣고 싶지 않았던 말들을 아이들에게 반복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어린 시절 내가 듣고 싶었던 말들을 아이들에게 해주고 있다. 그 결과 나의 아이들은 '죄책감' 혹은 '공포'로 움직이지 않고 대화를 통해 커가고 있다.
큰 아이를 양육할 때 아이에게 큰소리 내지 않고 훈육이라는 핑계로 때리지 않는 나를 보며 '엄마 역할을 제대로 안 한다'라고 생각했던 남편 역시 어른이라면 도움이 필요한 아이를 상대로 큰소리치고 때리는 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그도 검은 양이다.
난 내 아이들도 검은 양이길 바란다.
내가 지금 맞다고 생각하는 것이 틀릴 수 있다.
내 아이들이 남들처럼이 아닌 본인처럼 살아가길 바란다.
선순환.
악순환의 틀을 깨는 검은 양.
이 세상의 틀을 부수고 있는 수많은 검은 양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