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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반컬티스트 May 06. 2019

도시를 리드하는 '좋은 콘텐츠'란

<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를 읽고

제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책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앤스페이스 도시작가로 활동한 내용을 저의 브런치에 남기기도 했었는데요. 그와 동시에 '서울에서 주목해야 할 공유공간 3곳'을 취재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가 <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 단행본에 담겨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도시작가 10명이 공유공간 25곳을 다녀온 공간 체험기라고나 할까요? 공간을 기획 중이거나 운영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여러 인사이트를 얻을 거라 장담합니다:)


제가 쓴 부분은 25곳 중 3곳 이기에, 저도 책이 발행되고 나서 나머지 내용들을 읽어봤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추후 나만의 공간을 기획한다면 이런 부분을 염두해야겠구나'라는 아이디어가 샘솟더군요. 사용자의 관점에서 공간을 기획하는 게 어떤 것인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등을 사례를 통해 접할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공간 콘텐츠의 완성은 이용자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야기가 쌓일 때 이뤄지는 거라는 기존 저의 생각을 확인하게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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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를 읽고

도시를 리드하는 '좋은 콘텐츠'란 무엇인가?


책의 마지막 장을 읽고 잠시 생각해봤다. 도시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각자의 생각이 다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도시를 리드하는 '좋은 콘텐츠'는 크게 2가지의 요소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첫째, 콘텐츠는 도시의 다양성을 만드는데 기여해야 한다. 둘째,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룰 수 있게 해야 한다. 내가 기록한 3곳*은 2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 사례들이다.


(*3곳 : 연남방앗간·연남장, 로컬스티치, 청춘플랫폼·청춘파크·청춘캠프·공집합)



1. 공간 콘텐츠는 도시의 다양성을 만드는데 기여해야 한다.


'도시의 다양성'은 사람/산업/건축 등 도시의 구성요소가 다양함을 뜻한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하고 싶은 다양성은 공간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업체/독립상점이다. 즉, 주민과 방문자가 각자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고, 취향에 따라 갈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선택지가 많아야 한다. 각자 살고 있는 동네를 생각해보자. '우리 동네는 다양성이 많은가?'


내가 거주하고 있는 인천의 한 지역은 다양성이 부족하다. 목공을 취미로 배우고 싶은데 공방이 없고, 친구들과 브라이덜 샤워를 하고 싶은데 장소를 대관할 곳이 마땅치 않다. 서울에 많이 생겨난다는 공유 부엌도 없다. 난 결국, 이러한 공간이 필요할 때 서울로 가야 한다. 내가 거주하는 지역에는 여가시간에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은 것이다. 이런 동네를 '살기 좋은 동네'라 할 수 있을까?


결국, 살기 좋은 동네란 각자 취향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곳이 아닐까. 그런 측면에서 <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는 도시의 다양성을 높이는 여러 사례를 보여준다.



 2.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룰 수 있게 해야 한다.


도시에서 커뮤니티는 왜 필요할까. 당연한 말이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관계는 개인의 행복 크기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 현대사회에서는 관계로 인한 행복의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데, 도시에서는 인간관계를 선택적으로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할때 관계를 맺고 원치 않으면 평생 남으로 살아갈 수 있다.


도시화 이전의 농경생활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태어난 곳에서 죽었다. 평생 한 지역에서 생활하고 일하기에 이웃과의 관계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내 옆집과 친해지고 싶지 않으면, 형식적인 인사만 주고받으면 된다. 관계를 맺고 싶지 않으면 거리를 둘 수 있는 것이다. 도시에서의 삶이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선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려면, 개인이 관계 맺기를 원할 때 그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많아야 한다. 특히 주거지역에 많아야 한다. 혼자사는 1인 가구인 경우에, 인사하고 지내는 이웃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단기간 거주하니까, 또 집과 일터, 놀터가 분리됐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동네에서 하는 활동 중에 ‘수면’이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 그러나, 집 근처에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취미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동네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고, 내가 사는 동네에 애정을 갖게 되지 않을까.


우리는 도시에 살면서 익명성을 보장받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응답하라 1988>에 나오는 정겨운 이웃들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현대 도시는 드라마에서처럼 집 앞 골목길 평상에 이웃들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할 공간은 사라졌지만, 관계에 대한 욕구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니, 도시의 익명성을 보장해주면서 사람들이 원할때 이웃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동네에 대한 애정도 생길 것이고, ‘살고 싶은 동네’를 가꾸는데 동참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콘텐츠가 리드하는 도시>에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공간에 대한 사례가 듬뿍나온다. 도시와 동네에 어떻게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 중이라면 책의 사례를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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