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울었습니다. 사는 것이 막막하였기 때문입니다. 화덕 피자와 콜라를 먹고 난 후였습니다. 약을 먹고 욕실로 들어간 순간에,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내가 걸린 병들은 죄다 나을 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요새는 외출 시에 면장갑이 추가되었습니다. 사람들이 힐끔거립니다만, 달리 방도가 없습니다.
방탕하게 산 적이 없습니다만 산다는 것이 방탕하게 여겨집니다. 약물과 보조제에 찌들어 하루를 연명하는 것에 감사합니다.
사람에게는 골든아워가 있습니다. 피가 뿜어져 나오고 관절이 뒤틀리지 않아도 나의 골든아워는 조금 지나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각종 약물이 찬장을 뒤덮어 갑니다. 아름다운 곰팡이에 잠식되어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