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깎고 세우고 창조하는 법
당신은 지금, 당신의 삶이라는 거대한 원석(原石) 앞에 서 있다. 먼지 쌓이고, 이끼가 끼고, 어떤 부분은 날카롭게 깨져 나간, 이름 모를 하나의 돌덩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순간 세 가지 반응을 보인다. 첫째, 자신의 돌이 보잘것없다 여기고 외면한 채, 저 멀리 반짝이는 타인의 대리석 조각상을 부러워한다. 둘째, 돌의 거친 표면과 흉한 균열을 탓하며 왜 나에게는 이런 볼품없는 재료가 주어졌냐고 한탄한다. 셋째, 언젠가 위대한 조각가가 나타나 이 돌을 걸작으로 만들어주리라 막연히 기다린다.
이 세 가지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가? 질투, 원망, 그리고 체념뿐이다. 그들은 자신의 원석을 한 번도 제대로 만져본 적이 없다. 그저 돌의 주위를 맴돌며 남의 기준에 자신을 비추어보고, 스스로를 초라하게 만들 뿐이다.
하지만 당신은 조각가다.
진정한 조각가는 자신의 재료를 탓하지 않는다. 그는 원석 앞에 조용히 웅크리고 앉아, 가장 먼저 손을 뻗어 그 표면을 쓸어본다. 손바닥을 통해 전해져 오는 돌의 차가운 감촉, 거친 질감, 미세한 결을 온전히 느낀다. 이것이 모든 위대한 창조의 첫걸음, ‘정직한 마주함’이다.
이제 당신도 조각가의 시선으로 스스로라는 원석을 들여다볼 시간이다. 판단과 평가의 언어를 잠시 내려놓고, 오직 탐구와 발견의 눈으로 관찰하라.
첫째, 원석의 ‘결’을 읽어라. 당신의 성정과 기질은 무엇인가? 화강암처럼 단단하고 좀처럼 부서지지 않는가? 아니면 사암처럼 부드러워 쉽게 깎여나가지만 그만큼 섬세한 표현이 가능한가? 세상은 단단함을 강함이라, 부드러움을 나약함이라 멋대로 이름 붙이지만, 조각가에게는 모두 고유한 특성을 지닌 재료일 뿐이다. 당신의 본성을 ‘좋고 나쁨’으로 재단하지 마라. 그저 ‘그러함’을 인정하라. 당신이 가진 결을 거슬러 조각하려 한다면, 돌은 엉뚱한 방향으로 깨져 나갈 뿐이다.
둘째, 원석의 ‘균열’을 살펴라. 당신의 삶에 깊게 팬 상처, 트라우마, 숨기고 싶은 실패의 흔적들은 무엇인가? 사람들은 그것을 ‘결점’이라 부르며 감추려 하지만, 조각가에게 그 균열은 작품에 깊이와 개성을 더하는 가장 극적인 요소다. 어떤 조각가는 그 균열을 따라 물길을 내어 작품 전체에 생명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당신을 무너뜨렸던 그 고통의 흔적이야말로, 당신이라는 작품을 세상 그 어떤 것과도 다르게 만드는 고유한 무늬가 될 것이다.
셋째, 원석의 ‘색’을 발견하라. 당신만이 겪어온 경험, 스쳐 지나간 인연, 가슴 뛰었던 순간들은 당신의 원석에 독특한 색채를 부여했다. 어떤 이는 깊은 바다 같은 푸른빛을, 어떤 이는 노을 같은 붉은빛을 띤다. 타인의 흰 대리석이 탐난다고 해서 당신의 돌 위에 흰 페인트를 덧칠하지 마라. 그런 가짜 반짝임은 비 한 번에 모두 씻겨 내려갈 허상일 뿐이다. 당신의 고유한 색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아름다움이다.
이 모든 과정은 단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나는 왜 이 모양일까?"라는 체념 섞인 물음에서 벗어나, "나의 재료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것이 당신이 조각가로서 던져야 할 첫 질문이자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세상이 정해놓은 길, 타인이 만들어놓은 정답은 없다. 오직 당신 앞에 놓인, 당신만의 원석이 있을 뿐이다. 이 돌의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은 세상에 오직 당신 하나다. 그것을 깎고, 세우고, 위대한 작품으로 만들어낼 힘 또한 오직 당신의 손에 쥐어져 있다.
이제 그만 망설이고 당신의 원석을 똑바로 마주하라. 두려워하지 마라. 당신이 스스로를 정직하게 들여다보는 그 순간, 당신의 손에는 이미 보이지 않는 정과 망치가 들려 있을 테니. 모든 것은 바로 이 ‘출발점’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