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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앤릴라 Mar 04. 2024

빌려둔 문장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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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흡이 짧은 글을 좋아해서 말장난 같은 글을 가끔 카톡 프로필에 올린다.

여기 '빌려둔 문장'은 내 카톡 프로필에 등장했던 문장들을 조금 늘린 버전이다.

늘 짧은 글만, 긴 호흡의 글은 엄두도 못 내서,,, 생각해 낸 것이 강제적 글쓰기였다.

단문을 모아 장문을 써보자!

그래서 '빌려둔 문장 20'까지 쓰고 10 문장을 뽑아 초단편을 써보자는 기획을 했다.

10 문장을 뽑아 주십사 했지만,,, 댓글이 달리지 않아 나름의 방법으로 10 문장을 뽑았다.

'빌려둔 문장 20'에 하트를 눌러주신 첫 번째부터 열 번째분들까지 

그분들의 '빌려둔 문장' 첫 하트를 눌러주신 문장을 추려보았다. 

(원치 않게 이름이 호명되셔서 당황하셨지요? 죄송합니다~~)

추리고 보니 괜한 짓 했나 싶다? 어찌 이걸로 글을 만들까?

AI라도 돌려 볼까 잠시 생각해 본다. 

그래도 10분의 문장을 잘 받아 들고 숙제를 해보려 합니다.

좀 걸리겠지요? 시간제한도 둬야 하는 걸까요?  


1_BOX 자유인(4-1)

책상 위 보고서

엄청 두껍다

표지에 목차에, 간지, 기획방향, 시장분석,,,,

그래서 뭘 하자는 거야?     

2_강승원(1-1)

가려고?

잠깐만 기다려봐,,,

자!

너 오면 주려고 내가 시간을 좀 남겨뒀어..

가져갈래?     

3_김제호(1-2)

헤어 진 뒤 우리의 시간은 어디에 두어야 하는 걸까?

과거에 두면 아름답던 시간들을

헤어진 지금에 꺼내 들면 시들하다 못해

끔찍해지는데

그렇다면, 그냥 그곳에 두고 오자.     

4_도원세상(2-2)

막 피어난 여린 들꽃을 꺾을 정도는 아닌 정도     

5_한결(2-3)

운동장 흙을 조용히 적셔 흙먼지 냄새가 피어오를 정도 운동장 흙이 왕관모양으로 튀지 않는

딱 그 정도     

6_봄날(5-1)

슬픈 자의 마음에서는 슬픔이 흘러내린다.

나의 위로가 닿지 못하고 흘러내린다.     

7_사각사각(1-3)

너와의 시간을 숨겨두고 왔어

그곳에서 여기로 가져오면 아름다움이

기억되지 않을 것 같아서

아름다운 그곳에, 여기 아닌 그곳에

꼭 꼭 숨겨뒀어

찾지 않을 그곳에     

8_대장장이휴(14-1)

거대한 밀림에 사는 고릴라의 우아한 움직임은

9_이종원(20-1)

사랑스러운 눈빛이 떠난 적 없었던

말도 하얗고 움직임도 하얗던

양파 안엔 오직 양파만 있듯

그렇게 하얀 사람이 있었다     

10_청년클레어(2-1)

하늘에서 내리 꽂힌 비가

내 정수리에 토독 닿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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