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oo May 10. 2020

사진 생활 10년, 첫 작품이 팔렸다.

나의 작품이 판매되는 순간

내가 사진에 입문하게 된 계기

26살 무렵, 나는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 전 중고 DSLR을 구입했다. 호주에서 생활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이 내가 사진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때부터 사진 찍는 재미에 들린 나는 1년 후 한국으로 돌아와서 학교 복학을 했는데 당시 학교에는 아르떼라는 사진동호회가 있어 가입했고, 대학생활 내내 전공 공부보다 사진 찍는 재미로 학교를 다녔던 기억이 난다. 


사진작가의 꿈 그러나...

학교를 졸업할 무렵, 사진작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하게 되었다. 하지만 취업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현실을 깨닫게 된다. 취미로서 사진 생활은 정말 좋았지만 직업으로 사진가는 참 어렵다는 현실이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다. 사진을 하고 싶은데 현실적인 문제로 고민에 깊어지자 마음이 괴로워서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다 처분하고 1년 동안 사진에 잠시 손을 뗐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친구로부터 중고 카메라 한대를 얻었다. 친구는 나에게 이 카메라는 네가 소유해서 다시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다는 말에 그 자리에서 고민 없이 친구의 카메라를 사버렸다. 그렇게 사진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일단 현실과 나의 꿈을 놓고 양자 선택을 해야 하는 고민 때문에 마음이 어려웠던 것을 기억해 사진은 취미로 하자 이렇게 정의를 내리니까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말이면 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나갔다. 팍팍한 직장 생활 동안 사진은 나에게 삶의 활력소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잘다니 던 직장에서 일방적인 해고를 당했다.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에 당황스러웠다. 며칠 동안 고민을 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사진작가를 하고 싶은 나의 꿈이 생각났다. 그때 결심했다. 

결국 이 모든 상황이 나를 사진가로 이끌기 위한 신의 인도 하심이구나, 그렇게 나는 스스로 사진가라는 운명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우기 시작했던 것 같다. 사진책을 사서 이론을 공부하고, 배운 이론을 현장에서 연습하고, 내가 좋아하는 사진작가들 워크숍이나 강의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배웠다. 2014년 가을에는 후지필름에서 진행한 사진 전문가 과정에 합격해 3분의 멘토 작가님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사진을 배우면서 깨닫게 것 '사진은 철학'이다는 사실이다. 작가의 생각을 작품에 담고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나아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 그것이 바로 사진작가의 일이다.

첫 작품이 팔리게 된 순간

올해 초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코로나는 우리 사회의 상당 부분을 바꿔놓았다. 코로나 전과 이후로 나누어야 할 정도로 이 전염병은 우리 삶의 많을 것을 흔들어 놓았다. 코로나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지만 분명한 것은 코로나 이후 우리의 삶은 상당 부분 바뀐다는 것이다. 


나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3월, 서울 시내 달라진 모습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섰다. 확실이 사람들은 줄었고, 저마다 마스크를 쓰고 다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운전을 하면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코로나 시대에 달라진 풍경중 하나였다. 카메라를 들고 패닝샷으로 속도감을 살리면서 마스크 쓴 운전자의 모습을 부각해서 촬영한 이 작품은 '코로나 삶의 일상' 제목으로 제주에서 열린 사회적 재능기부 전시회인 코라나&마스크 전과 사진 포털 포토마에 출품하였고, 그곳에서 생각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다. 처음으로 사진 작업을 하면서 작품이 팔린 것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첫 작품이 팔렸다는 것,

이것은 나의 사진인생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나의 생각과 메시지를 예술적 감각으로 만들어내면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이 대중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어 인정받았다는 사실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값진 경험이었다. 사진작가로 첫 작품 구매가 일어나게 되었다는 것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갔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만큼 앞으로 대중에게 인식되고 공감을 이끌어 내며 예술성을 인정받는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얼마나 또 노력을 해야 하는지. 이것은 모든 사진작가의 숙명인 것 같다.

매거진의 이전글 낯선, 익숙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