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펭귄
‘첫 번째 펭귄’이라는 말이 있다.
육지에 사는 펭귄은 먹잇감을 구하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바닷속에는 먹잇감만큼이나 바다표범이나 범고래 같은 천적도 함께 있다. 따라서 펭귄들에게 바다는 먹잇감을 구할 수 있는 장소인 동시에 천적들에게 잡혀 먹힐 수도 있는 죽음의 장소이기도 하다. 이때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내서 ‘첫 번째 펭귄’이 뛰어들면 다른 펭귄도 뛰어들어 먹이를 구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첫 번째 펭귄’의 교훈은 집단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게도 적용되는 듯하다.
용기를 내서 첫 번째 영국 해외여행을 잘 끝내고 나서 혼자 하는 자유여행의 맛과 재미를 알게 되었고 그러한 처음 도전이 성공적인 경험으로 쌓이게 되니 두 번째는 보다 쉽게 도전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래서 혼자 떠나게 된 나의 두 번째 자유여행 목적지는? 바로 스페인이었다.
왜 스페인으로 목적지를 정하게 되었을까?
처음에 했던 생각은 단순하고 무모하게 그저 겨울에 한국보다 조금 더 따뜻하다는 포르투갈 여행을 하고 그곳에서 방금 구워낸 바삭하고 따끈따끈한 1일 1에그 타르트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여행목적지로 생각하고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다 보니 포르투갈보다 스페인에 내가 좋아하는 미술관이 더 많이 있었고, 또 스페인 겨울 날씨가 지중해성 기후로 비교적 따뜻하여 겨울에 떠나기 좋은 여행지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가우디의 건축물까지... 넘치게 볼 것이 많은 나라가 스페인이어서 포르투갈보다 먼저 스페인을 여행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물론 더 욕심을 낸다면 초록잎의 가로수가 아름다운 봄 풍경과 함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고 싶은 마음이 많았지만 현재 나의 선택지는 겨울, 아니면 여름뿐이니 죽을 만큼 더워 씨에스타 풍습까지 있는 스페인이니 차라리 겨울 여행이 더 좋겠다는 생각에 스페인, 그리고 가능하다면 포르투갈까지 다녀오는 여행을 하기로 정했다.
비록 혼자 여행을 즐기는 편이기는 하나 가능하다면 함께 여행할 동행을 구하고 싶었으나 20여일의 긴 기간 동안 여행을 할 수 있는 여건을 가진 친구를 찾기 힘들었고 여행 메이트로 최고인 짝지는 이번 겨울, 자신의 프로젝트가 있어 동행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할 수 없이 이번 스페인 여행도 혼자 떠나기로 한 것이다.
여행 일정이 20여 일 정도니 두 나라를 보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지만 1일 1 미술관을 느긋하게 보려면 20여 일 정도의 일정으로 두나라는 무리였다. 그래서 결국 바르셀로나-그라나다-세비야 –마드리드 네 도시를 여행하는 것으로 목적지는 스페인 1개국으로 정하였다.
모든 일에 처음이 힘들지 한번 해 보고 나면 이제 방법을 알게 되니 그다음 문제는 조금 쉽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목적지를 정했으니 우선 비행기 티켓 예약부터, 그리고 내가 여행할 네 도시에 머무를 날 수를 대강 정한 후 숙소를 예약하였다. 5-6개월 이전에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는 것이 저렴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직항은 아니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나니 이제 곧 여행을 떠날 것처럼 아주 기분이 좋았다.
티켓 대행사를 통해 인천-베이징-바르셀로나로 출국, 마드리드-베이징-인천으로 귀국하는 비행기티켓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예약한 후 이 일정에 맞추어 숙소를 예약하고 이제 세부적인 내용만 예약을 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세부적인 정보를 모으며 아주 흡족한 기분으로 여행 날짜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