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여행기 - 보스턴
Hello every one!
열 일하는 밤톨이입니다.
블로그에 이어서 드디어 브런치에서 사진과 글을 남기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나눌 수 있는 글과 사진이 되길 바라며 시작하려고 합니다.
사진은 모두 제가 직접 찍은 거고, 영혼의 단짝 또치와 함께 다닌 곳들과 그때 느낀 감정들을 조심히 꺼낼 예정입니다. 또한 여행지의 정보 및 여행 일자도 공유할 테니, 관심 기울여 주시고 여행에 참고하여 주시면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겠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 '항상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시작하겠습니다.
Prologue
7년.
짧다고 하면 짧고, 길다고 하면 긴 시간이다.
27살 대학교 졸업을 하기도 전에 운이 좋아(?) 모두가 다니고 싶어 하고 어디 가서 꿇리지 않을(적어도 엄마는) 대기업을 다니면서 많이도 지쳤었나 보다. 나만이 아니라 같은 회사 노예였던 내 영혼의 뮤즈, 또치도 치진 것 같았다. 으레 어느 대기업이나 그렇겠지만, 사람이 도구가 되는 곳. 개성을 가진, 번뜻 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이 아닌 월급이라는 기름을 부어주면 언제고 돌아갈 외국산 미싱을 최고로 여기는 그곳. 그곳에 묶여 있기엔 밤톨이와 또치는 너무나도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였다. '오늘 출근하면 오늘 퇴근하게 해주세요'가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드리는 기도가 되어버린 아무 의미 없던 날들. 안 되겠다 싶어 둘이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며 꺼낸 밤톨이에게는 어려운 얘기. '또치야, 우리 회사 그만두고 떠날까?'라는 소주잔 깨지는 소리를 또치는 한마디로 땅바닥에 손 짚고 헤엄치는 일로 만들어 버렸다. 'OK! Go!' 다른 말은 없었다. 할 필요도 할 이유도 없었던 것. 우린 소주 한 병을 단숨에 마시고 그날 푹 자고, 다음날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거창하게 무엇을 하겠다, 어떤 삶을 그리고 채색하겠다 그런 것은 없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잔뜩 하고, 여유 있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 그런 여유가 간절했던 것이다. 그리고 바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일정도 예약도 아무것도 없이 오른 여행길. 다행히 여권과 비자는 아직 쌩쌩했다. 태평양을 날고 있는 도중 계획을 세우고, 서로 어디 가고 싶은지 얘기하고, 어떤 것들이 하고 싶은지 조용히 주장하던 비행. 우리 둘의 얼굴엔 현실의 두려움보다는 웃음이 미소가 자리 잡고 있어 또치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웠다.
그렇게 새로운 인생의 prologue를 작성하기 위해 막 펜을 든 밤톨이와 또치를 등에 엎은 비행기는 13시간을 쉴 새 없이 날아 한밤 중인 보스턴에 도착했고, 밤톨이와 또치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잠에 깊게 빠져들었다.
이제 와서야, 30대에 와서야 비로소 자신의 펜으로 쓰기 시작하는 새로운 인생을 위하여.
episode 1 - 보스턴의 아침과 보스턴 커먼
7년의 습관은 13시간이라는 시차를 우습게 뛰어넘어 아침 일찍 우릴 깨웠다. 민박집의 주인이시자 어제 밤늦게 까지 우릴 기다려 주신 할아버지, 할머니께 아침 인사를 드리고 밖으로 나가 보스턴의 아침 습기를 폐에 가득 담았다. 보스턴의 아침은 향긋했고, 시원했고, 때마침 가을로 물들고 있어 아름다웠다. 가벼운 조깅으로 땀과 여독을 날려버린 우리는 본격적으로 좌충우돌 방랑기를 시작하려 준비를 했다.
할머니께서 해주신 토스트와 커피, 우유로 배를 단단히 채운 우린 Riverside역을 출발하여 Green line을 타고 Park st. 역에서 내려 프리덤 트레일로 향했다.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는 프리덤 트레일(freedom Trail) 1). park st. 역에서 나오면 눈앞에 넓은 공원이 펼쳐지는데 그곳이 바로 보스턴 커먼(Boston Common) 공원이다. 1634년에 만들어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으로 도심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어, 보스턴의 폐 이자, 직장인들의 쉼터이다.
1) 프리덤 트레일 : 걸어서 다닐 수 있는 좁은 길로 Park st. 주변 바닥의 붉은 선을 따라가면 역사 유적지, 다운타운, 구 주의사당까지 만날 수 있는 보스턴 여행의 출발지
일요일 오전의 보스턴 커먼은 매우 분주했다. 마라톤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관광객들과 9월의 따스한 햇살에 일요일을 마음껏 즐기기 위한 시민들로 북적북적. 또치와 나도 공원에 앉아 여유를 즐겼다.
스스로 여행책 하나 들고 가고 싶은 곳을 고르고 길을 찾고, 헤매고, 잘못된 길을 돌아 나오고, 길을 물어보고 드디어 책에서 사진으로만 보았던 곳을 실제 눈으로 만날 때의 그 기쁨, 그 환희가 자유 여행의 진정한 맛이 아닐까? 그래서 34살이 되도록 자유 여행을 못 끊고 있는 밤톨이. 그런 밤톨이의 짝짜꿍을 잘 맞춰주는 또치.
정말이지 환장의 짝꿍이 아닐 수 없다.
잠깐의 여유를 만끽한 우리는 곧 1829년 로이드 개리슨이 미국 최초로 노예제도를 반대하는 연설을 한 파크 스트리트 교회(Park St. church)와 황금 돔이 찬란하게 빛나는 주의사당(Massachusetts state house)으로 향했다. 두 곳 모두 보스턴 커먼의 왼쪽(park st. 역을 바라보고)에 자리 잡고 있다. 보스턴 커먼에서 주의사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주의사당의 황금 돔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다. 주의사당은 1789년에 건립되었지만, 지금도 주 의사당으로서의 역할을 부족함 없이 해내고 있다고 하니 건축가인 찰스 불핀치(Charles Bullfinch)가 얼마나 대단한 건축가였는지 가늠이 된다.
주의사당과 파크 스트리트 교회 앞에는 항상 많은 관광객들과 그들을 환상의 세계로 이끄는 버스들로 항상 붐빈다. 특히나 두 곳 모두 도로에 인접하여 있기 때문에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밤톨이와 또치는 파크 스트리트 교회를 등지고 다운타운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또 어떤 곳에서 어떤 일들을 벌일지 이어지는 지구 방랑기를 기대해 주세요! 그들의 좌충우돌은 계속됩니다. 쭈욱!
To be continue, I'll be b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