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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톨이 Sep 20. 2016

1 Day 1 Music 1 Letter

권진아 - 끝

차라리 화를 내지 싫어졌다고 말을 하지

마지막 순간까지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었니

내가 갈게

애써 미안한 표정 하지 마

싫어진 거잖아

그래, 널 떠날 줄게

비겁해지는 널 보는 게 아파

내가 갈게 널 보내줄게


슬프다

넌 여기까진 가봐 끝이었나 봐

난 시작이었는데


널 떠나보낸 건지

내가 떠난 건지

떠나는 널 붙잡지 못한 건지

아니 붙잡지 않은 건지

분간도 되지 않을 정도로 하늘의 구름은 너무도 이뻤던 그날

너와 나의 마지막을 가둬뒀던 그 문을 열고 나와 하늘을 한참이나 바라보았지

햇살이 핀 조명처럼 날 비추어 주길 바랬어

하지만 구름은 한 줄기도 허락하지 않았지

흥, 그렇게 길고도 뜨겁던 사랑이 끝나던 그날 조차 난 주인공이지 못했었나 봐

널 원망하진 않아

그냥 그저 주인공이 못 되는 한심한 조연뿐일 나를 원망해야지

아니면 이런 날조차 나를 위할지 모르는 저 한심한 하늘을 원망해야지

넌 아무 잘못도 없으니 언제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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