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여행기 - 보스턴 - #3. Quincy Market
episode 3 - Quincy Market
어느덧 집회소의 시계가 낮 12시를 알렸다. 밤톨이와 또치의 스위스 시계 뺨치는 정확도를 자랑하는 직장인 배꼽시계는 지구의 반대편에서도 한치의 틀림없이 시끄럽게 울려댔다. 그런 배를 부여잡고 뛰어가듯 빠른 발걸음을 옮기던 중 '구 주의사당(Old State House)'을 만나게 되었다. 어디를 가던지, 어디 가서 무엇을 먹던지 사진으로 남겨야 가슴에도 머리에도 남는다고 믿는 사진 광신도(?) 또치와 프레임 안에서 보이는 그런 또치를 너무나 사랑하는 밤톨이는 아우성치는 소화기관에 잠깐의 양해를 구하고 사진 촬영 및 옆 중국인 가이드 멘트 훔쳐 듣기를 시전 했다. 운이 좋게도 밤톨이는 중국어 중급자. 회사에서 건진 몇 안 되는 Skill 중 하나를 이력서 쓸 때 말고 써먹을 곳이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다. 구 주의사당은 건물의 규모나 모양은 대단하지 않지만 그 의미만큼은 보스턴 시민들에게는 대단한 곳이다. 바로 미국 독립선언문이 보스턴 시민에게 처음 낭독된 건물로 미국 독립 역사가 시작된 상징성이 있는 곳. 입장료($5)를 내면 내부에서 독립전쟁 관련 유물과 자료의 관람이 가능하지만 그러기에는 밤톨이와 또치의 소화기관의 인내심이 깊지 않으므로 가볍게 Skip.
구 주의사당 맞은편에는 퀸시 마켓이 보이고 그 앞에는 파뉴일 홀(Faneuil Hall)이 자리 잡고 있다. 파뉴일 홀은 프리덤 트레일 가이드 워킹 투어 1)의 출발지와 도착지의 역할을 한다. 이곳에는 프리덤 트레일 여행객의 등대 같은 존재인 '새뮤얼 아담스(Samuel Adams)' 동상이 위풍당당하게 서있으니 유용하게 활용하면 좋다.
1) 보스턴 프리덤 트레일 위킹 투어는 보스턴 커먼 → 파뉴일 홀 코스는 하루 5회, 파뉴일 홀 → 보스턴 커먼 코스는 하루 1회 운영. www.thefreedomtrail.org에서 운영 시간 확인 및 관련 정보를 찾아보자
파뉴일 홀을 지나면 바로 '퀸시 마켓(Quincy Market)이 보인다. 뉴욕에 첼시 마켓이 있다면 보스턴에는 파뉴일 홀 마켓 플레이스가 있다. 파뉴일 홀 마켓은 퀸시 마켓과 노스(North) 마켓, 사우스(South) 마켓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1826년 세워진 그리스 신전의 모습을 한 퀸시 마켓은 수십 개의 식료품, 식당, 카페 등이 자리하고 있어 여행객은 물론 보스턴 시민들의 사랑을 190년 넘게 받고 있다. 항구 도시인 보스턴 답게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고 랍스터 롤과 클램 차우더, 피제리 리지나(Pizzeria Regina)는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다. 파뉴 힐 홀 마켓 플레이스의 1층에는 여러 소호샵(Soho Shop)들이 위치해 있어 패션 의류, 기념품 등의 쇼핑이 가능하며 체스를 두고 거리의 공연 등을 관람하거나 친구, 가족과 함께 보스턴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광장이 길게 펼쳐져 있다.
9월의 보스턴의 햇살을 받은 파뉴 힐의 나무들은 녹색으로 반짝였다. 보스턴의 파란 하늘 아래 반짝이는 피톤치드와 가을을 맞아 울긋하게 물들어가는 광장을 뒤로하고 드디어 퀸시 마켓 입장에 성공한 우리는 빠른 걸음으로 랍스터 롤을 찾아 배꼽 나침반을 가동하였다.
또치는 달리기보다 빠른 경보의 능력자. 또치의 경보를 따라가기엔 밤톨이는 너무 무거운 몸을 가졌다. 그렇게 밤톨이를 퀸시 마켓의 천장까지 가득 찬, 입에서 침이 뚝뚝 떨어지게 만드는 맛있는 음식들의 화생방 훈련장 한가운데 버려두고 또치는 어느새 랍스터 가게에 줄을 서 있었다. 맛집의 조건. 바로 길게 늘어선 대기줄. 한참을 기다린 끝에 어렵게 랍스터 롤과 클램 차우더를 득템 한 밤톨이와 또치는 바로 밖으로 나와 보스턴의 햇살 아래서 일용할 양식을 맛보기로 했다. 때마침 광장에서는 신규 출시한 음료를 무료로 나누어 주는 행사가 진행 중. 그것을 놓칠 일 없는 밤톨이는 아이스티 음료를 강탈하는 데 성공했으나, 아차. 밤톨이는 원래 음식은 모험을 하는 편이 아니다.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얼마나 많은데 굳이 도전보다는 내가 아는 천국의 맛만 보기로 유명한 밤톨이인데, 무료라는 말에 잠깐 눈이 돌아갔었다. 그리고 그것은 후회로 부메랑 쳤는데, 진짜 솔직히 음료는 정말 맛이 없었다. 한입 마시는 순간 what the.... 해산물로 만든 음식답게 밤톨이와 또치에게는 조금은 짰던 랍스터 롤의 짠기를 없애기에는 무료 음료는 한참 부족했다. 역시 공짜라 그런가... 사서 마셨다면... 다른 결과를 가져왔을 지도...
그래서 바로 밤톨이의 영혼의 친구 콜라를 영접하기로 한 밤톨이. 그런 밤톨이를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은 또치. 그런 또치가 고마워 콜라는 밤톨이가 다 마시기로.
이제 배도 채웠고, 걷느라 몸에서 빠져나간 염분도 채웠으니 다시 여행으로 돌아간 우리. 우리는 캠브리지로 가는 지하철 역을 찾아 출발했다. 그 길에 만난 1723년 지어진 보스턴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올드 노스 교회(Old North Church)'. 교회는 290년이 넘었지만 외관과 내부 모두 세련되고 깔끔했다. 교회의 내부는 별도의 관람료 없이 출입이 가능하며 교회 앞에는 미국 독립 전쟁의 영웅 '폴 리비어(Paul Revere)'의 동상이 서있는 작은 광장이 있어 여행에 지친 발걸음을 잠시 멈추기에 좋다.
올드 노스 교회에서 북역(North station)으로 이어지는 노스 엔드(North End)는 유럽 풍의 건물들과 특유의 컬러로 인해 사진 찍기에 아주 좋은 point이다. 놓치지 마시길.
이렇게 보스턴 커먼에서 시작하여 파뉴 힐까지 이어지는 프리덤 트레일 여행을 해치운 밤톨이와 또치는 다음 여행 지역인 케임브리지(Cambridge)를 향해 지도를 펴고 출발하는데...
- to be continue
누구나 꿈꾸는 그곳. 밤톨이도 철없던 시절, 분수를 파악하지 못해 입학을 꿈꿨던 그곳. Harvard.
보스턴은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이어지는 밤톨이와 또치의 지구 방랑기를 기대해 주세요. Pl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