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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밤톨이 Jul 17. 2016

밤톨이와 또치의 지구 방랑기

미국 동부 여행기 - 보스턴 #케임브리지 - 하버드 대학

Episode #4 - Harvard University


 퀸시 마켓과 North End에서 먹고 사진 찍고 한참을 논 밤톨이와 또치의 다음 행선지는 학생 시절 문제집 좀 풀어본 학생이라면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그곳. 밤톨이도 나름 명문고 출신으로 스타 1과 디아블로 2를 접하기 전에는 입학을 꿈꿨던 곳(하... 블리자드가 내 인생을 바꿨네...). 모든 부모님의 꿈의 장소. 바로 하버드 대학교. 올드 노스 교회 st. 에서 Park st.로 이동 후 T-레드 라인의 alewife 방향으로 환승. 4 역이면 도착 가능한 Harvard sq. st. 의 입구로 나오면 바로 하버드 대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하버드 대학교는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 토마스 제퍼슨, 루스벨트, 케네디, 오바마 대통령까지 총 7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Ivy 리그에서도 명실공히 최고의 대학이다. 

Harvard Sq. st.에서 나오면 바로 하버드 대학교가 펼쳐진다

 철없던 밤톨이, 아니 지금도 철은 없으니 그냥 어렸을 때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때까지는 나름 성적 좀 나왔던 밤톨이도 하버드를 가고 싶었다. 하지만 우연찮게 만난 스타 1. 프로토스의 노예가 되어 학업을 등한시했고 학교보다 PC방으로 더 자주 향했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문제집을 풀기 위해 펜을 들기로 했으나 결국 디아블로 2로 인해 펜 대신 마우스를 잡고 말았다(울고싶다). 블리자드 1)가 많은 남자들의 인생을 바꿔 놓았고, 밤톨이 역시 눈폭풍을 정통으로 맞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나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또치의 한 손을 빌려야만 셀 수 있는 밤톨이가 되어 버렸지만, 엄마가 그렇게 원했던 그곳, 한때는 목표가 되어 행복한 인생을 꿈이라도 꾸게 해주었던 그곳,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그곳 하버드 앞에, 드디어 밤톨이가 섰다.


1) 블리자드(Blizzard) : 사전적 의미는 눈보라이나 남자들에겐 인생을 바꾼 대작 게임을 여러 개 만든 미국의 게임 회사


 역에서 나와 정문을 찾았는데 정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명실공히 전 세계 최고의 대학 중 하나인데 서울대의 정문보다는 크고 웅장한 정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밤톨이는 또치를 끌고 정문을 찾아 계속 걸었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정문이라 부를 만한 문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다 결국 포기하고 하버드 홀 방향의 문으로 입성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하버드는 우리나라의 대학교 같이 큰 정문은 없다고 한다. 또 높은 담도 없다고 한다. 밤톨이의 대학교도 왕복 6차선 도로 위에 화강암으로 세워진 정문과 대학 병원으로 통하는 남문에 구(舊) 정문 등 총 4~5개의 문이 있었는데, 명성에 비해 참 소박한 하버드이다. 아니 솔직히 우리의 대학교가 허세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밤톨이와 또치는 하버드의 Old Yard로 들어갔다.

Old Yard로 들어가는 문

하버드의 교내는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푸른 잔디밭 위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앉아 독서를 하거나 공부를 하고, 차분히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곳곳에 의자를 배치해뒀다. 일요일 오후에도 많은 학생들이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세상을 바꿀 꿈을 꾸고 있는 모습이 성스러워 보였다. '이것이 일등의 모습인가?'

그 모습이 나름 충격적이었던 밤톨이. 우리나라의 대학교는 개인적으로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인지 교직원, 교수, 기타 상업 시설을 위한 공간인지 구분이 안된다. 학교 내에 차는 물론 버스가 다니고, 심지어 교직원과 학생들의 출입구가 서로 다르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은 차를 피해서 캠퍼스를 다녀야 하고, 몇 안 되는 잔디밭에는 잔디 보호라는 명목으로 출입이 제한된다. 또한 캠퍼스 폴리스라는 제도로 인해 교내에 순찰차가 방범을 돌며 책 대신 명품백을 든 여학생과 한껏 겉멋이 들어 외제차를 탄 남학생들도 많다.

세계 no.1의 대학교는 역시 다르다는 생각만 들었다. 학교의 실 주인인 학생들에게 맞춰 꾸며진 캠퍼스와 편의 시설, 학생 제도 등이 왜 그곳이 전 세계의 수재들이 몰리는 곳인지 말해주는 것 같았다. 푸른 잔디와 그 위에 살짝 내려앉은 단풍, 무엇보다 아름다운 사색하는 학생들. 굳이 '내가 일등이야'라고 자랑하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자부심 가득한 풍경이었다.

 밤톨이와 또치도 생각 의자에 잠시 앉아 단풍을 즐겼다. 가을은 밤톨이의 favorite 시즌으로 더위와 추위를 동시에 타는 자석 같은 남자 밤톨이가 너무나 사랑하는 가을을 느꼈던 그 시간이 지금도 몹시 그립다. 


 '웅성 웅성'하는 소리가 밤톨이와 또치의 발걸음을 끌었다. 하버드의 설립자인 존 하버드의 동상 근처에는 관광객들이 줄지어, 존 하버드 동상의 왼발을 잡고 줄지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존 하버드의 동상의 왼발을 문지르면 자기 또는 자녀가 하버드에 입학한다는 속설 때문이다. 비록 자녀도 없고 이젠 하버드에 올 수가 없는 밤톨이와 또치도 살짝 문질 문질.

 그렇게 예비 하버드 가족(?)이 된 밤톨이와 또치는 와이드너 도서관을 지나 홀요크 센터(Holyoke Center)로 향했다. 홀요크 센터는 우리나라의 학생 센터와 같은 곳으로 인포메이션 센터와 함께 기념품점, 카페 등이 있다.  1층의 기념품점인 하버드 숍(The Harvard Shop)에 들러 티셔츠나 후드티 등 기념품을 사면 좋다. 하버드 근처에는 많은 기념품 점이 있는데, 이곳은 학교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정품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이곳 외에도 하버드 쿱(Harvard Coop)도 있다. 규모는 하버드 숍의 몇 배이고, 폴로, 나이키 등 콜라보 제품도 만날 수 있다. 다만 가격이 싸지 않고 Outlet 같은 느낌으로 득템을 위해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밤톨이와 또치는 하버드 숍에서 가족들 선물과 기념품을 구매했고, 그때 구입한 후드티는 밤톨이의 보물 list에 등재되었다. 

 

홀요크 센터 1층의 카페에서 커피 한잔으로 여행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있을 때 주변에서 아름다운 멜로디가 들려왔다. 카메라를 들어 셔터를 누르고 있는 밤톨이를 발견한 거리의 악사는 미소를 지어 주었다. 감사했다.

 어렸을 적 꿈이 었던 하버드, 살면서 꼭 한 번은 와보고 싶었던 밤톨이의 버킷 리스트. 이곳을 보기 위해 무리해서 일정을 세웠고, 그로 인해 비용도 몇 배 뛰었지만 후회가 되지는 않았다. 비록 입학을 한 것은 아니고 여행으로 온 하버드이지만, 밤톨이에겐 특별한 경험. 이런 시간을 또치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즐거웠고, 왠지 엄마의 소원도 이룬 것 같아 뿌듯했다(엄마는 하버드 가라고 했지 입학하라고는 안 했다). 물론 엄마의 등짝 스메싱을 피할 순 없겠지만... 엄마 미안.


이렇게 하버드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코플리 스퀘이(Copley Square)로 출발하기로 했다.

- to be continue


보스턴의 마지막 코스인 코플리 스퀘어. 그곳에서 또 어떤 모습의 보스턴이 있을지 이어지는 방랑기를 기대해 주세요

map -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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