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여행기 - 보스턴 Copley Square
Episode #5 - Copley Square
하버드에서 받은 신선한 충격을 뒤로하고 밤톨이와 또치는 다음 행선지이자 보스턴의 마지막 행선지인 코플리 스퀘어(copley square)로 향했다. 금세 배가 고파온 참 잘 먹는 밤톨이와 또치의 목적지는 프루덴셜 빌딩의 푸드코트. 배가 고파질수록 걸음걸이는 빨라지는 반역학 운동을 시전 하며 음식의 천국을 찾아갔다.
본래 보스턴은 이번 여행의 목적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밤톨이가 꼭 보고 싶었던 하버드와 나이아가라가 일정이 추가되면서 또치의 양해를 구해 각각 2 틀씩 일정에 추가되었다. 이 일정들에 소요되는 경비는 모두 밤톨이가 지불하겠다는 설탕 발림으로 또치를 꼬셨고, 결국 'OK' 사인을 받아냈지만 나중에 경비 정산시 이 비용 모두 5:5가 되었다는 것을 또치는 알지 못했다.(또치 미안)
코플리 스퀘어는 트리니티 교회 앞 광장을 칭하며, 푸르덴셜 센터, 존 핸콕 타워 등 고층 빌딩이 즐비한 보스턴 최고의 현대식 번화가이다. 코플리 역을 빠져나오면 가장 먼저 보스턴 공립 도서관(Boston Public Library)을 만날 수 있다. 1854년 문을 연 미국 최초의 공립 도서관으로 책이 2천만 권 가까이 된다고 한다.
도서관의 맞은편에는 트리니티 교회와 존 핸콕 타워가 서있다. 트리니티 교회는 1877년에 세워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축물로 내부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파이프 오르간이 있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교회 앞에서 코플리 스퀘어 마켓이 열려, 채소, 꽃, 빵 등의 농산물을 직거래 가격으로 만날 수 있다니, 보스턴 일정에 추가해도 좋을 것 같다. 트리니티 교회의 뒤로는 보스턴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존 핸콕 플레이스가 하늘을 찌를 듯 서있다. 총 60층 규모의 건물로 1976년 완공되어 여전히 뉴 잉글랜드(New England) 지방의 골리앗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를 대변하는 최고 높이의 통유리 건물과 과거를 대변하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가 같이 서있는 모습은 이질적이지만 보스턴의 세월과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아이러니도 가지고 있다.
존 핸콕 타워를 보다가 쥐 날 것 같은 뒷목을 붙잡고 드디어 도착한 푸르덴셜 센터. 보스턴에서 가장 많은 상점과 레스토랑이 위치해있고, 푸르덴셜 타워, 쉐라톤 호텔, 식스 핍스 에비뉴 백화점 등이 아케이드로 연결되어 있어 한번에 숙소, 식사, 쇼핑이 해결되는 복합 센터이다. 빌딩 안에 사우스 가든과 스카이 워크(전망대)가 있을 정도로 규모가 넓어, 자칫 길을 잃기 쉬우니, 길치인 분들은 주의해야 한다.
푸르덴셜 센터에 도착했을 때 이미 배고픔이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버린 밤톨이와 또치는 푸드 코트를 찾기 위해 센터의 각 층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불길한 예감은 왜 항상 틀리지 않는지... 오늘은 무슨 날인가? 바로 일요일. 그것도 이미 오후 6시 가까이 된 일요일. 푸드코트가 문을 닫았다. open 한 곳이 없다. Oh my god! 금방이라도 안내 센터를 찾아가 따질듯한 또치를 진정시키기 위해 아껴뒀던 초코바를 입에 물리고 어쩔 수 없이 푸르덴셜 센터에서 철수했다. 주의를 둘러봤지만, 일요일 저녁에는 문을 연 식당도, 사람들도 없었다. 꼬르륵 소리로 아우성인 배를 움켜쥐고 먹을 것을 찾아 해 메이다 결국 포기. 한국에서 챙겨 온 컵라면이 있는 숙소로 뛰어가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보스턴의 마지막 날이 배고픔과 아쉬움 속에 마무리되었다.
Episode #6 - Leaving Boston
밤톨이와 또치의 보스턴 여행은 2일이 되지 않는 짧은 일정이었다. 첫날 늦은 밤에 도착하여 다음날 하루를 온전히 보내고, 그다음 날 오후에 나이아가라로 가는 국내선을 타야 하는 어쩌면 스쳐 지나가는 일정. 만약 레드삭스가 PS에 진출했다면 일정이 바뀌었을 텐데... 민박의 할아버지도 야구 보고 가면 좋을 텐데 하며 아쉬워하셨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마지막 날의 보스턴은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숙소에서 대기하다 공항으로 바로 가기로 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방에서 짐을 다시 한번 꾸리고 나니 민박 할아버지께서 직접 지하철역까지 데려다주신다 하셨다. 할아버지는 80년대에 보스턴에 가족들을 데리고 오셨다고 했다. 한국에 돌아가고 싶지 않으시냐고 묻는 밤톨이에게 할아버지는 '한국은 재미난 지옥이고, 여긴 심심한 천국이야'라고 하시며, '한국에서 처럼 치열하고 살고 싶지는 않아, 삶이라는 것이 여유가 있어야 행복한 건데, 한국은 너무 앞만 보며 달리는 것 같아. 걸어서는 수천 km도 갈 수 있지만, 뛰어서는 42.195km 밖에 못 가잖아' 맞다, 너무나 맞는 답. 밤톨이도 또치도 10년 넘는 세월을 앞만 보며 뛰어왔고 숨이 턱까지 차 올라 더 이상 뛸 수 없어 찾아온 곳. 보스턴.
그곳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아쉬웠다.
지하철을 이용해 도착한 South st. 역은 버스터미널과 지하철, 공항전철이 모두 모이는 종합터미널로 보스턴을 렌터카 등을 이용해 여행하고자 하면 이 역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공항전철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이 남아 역을 구경할 겸 커피 한잔 하기 위해 역 광장으로 이동했다. 그곳에는 체스판이 열려 있었는데, 한 명(왠지 프로기사 같은)이 여러 명과 동시에 체스를 겨루고 있었다. 체스를 둘 줄 아는 누구라도 자리에 앉으면, 프로는 체스판들을 돌면서 한수 씨 두는 방식이었다. 체스를 둘 줄 아는 밤톨이도 참가하려고 했는데, 야속한 기차 시간...
이렇게 보스턴을 떠나 나이아가라가 있는 버펄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Buffalo Niagara International Airport)에 도착한 밤톨이와 또치 앞에 죽기 전 꼭 한 번은 눈에 담아봐야 한다는 나이아가라 폭포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 to be continue
나이아가라에서는 또 어떤 방랑기가 펼쳐질지, 끈질기게 계속되는 방랑기를 기대해 주세요.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