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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렉스키드 Jun 21. 2024

나이 마흔, 유튜버가 되게 생겼.. 되어버렸습니다.

퍼스널세일즈의 정점, 유튜버의 길. 이 글이 성지가 되길(제발!)

사회생활 15년차, 이직한 회사 9년차

어느 시점부터는 이전 직장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이 회사에서의 추억이나 커리어를 더 이야기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그렇듯,

나도 나름의 '복'을 받은 터라 업무와 경력에 대한 배려를 많이 받았다.


삼성 인사팀 교육 업무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고,

'현장 중심 인사제도'의 시기에 일 잘하기로 유명하신 PM님의 팀에 들어가서,

전도 유망한 회사의 중요 프로젝트에 함께 현업 담당자로 몸 담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직한 지금의 회사에서도(아직은 내가 많이 부족하지만),

좋은 분들을 만나 창업지원, 글로벌, 브랜딩, 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해볼 수 있었다.


이 모든 15년의 경험과 경력은 나의 자양분이 되었고,

나는 지금 사회 초년생 시절 이루지 못했던 “업무로 만난 관계”, “업무로 대화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갖춘, 자연스럽게 성장한 사회인이 된 것을 발견했다.(제법 고무적인 상황.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어지는!)


이제는 제법 중견 직원이 되어,

예전에 이해 못했던 선배들의 고민과 위치에 대해서도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그 힘든 와중에 매너를 지키고 품위를 유지하던
선배들의 모습이 이제와 돌아보니 “더욱 돋보이고 더 위대해” 보인다는 점 또한 고무적이다.
당시에 저 분 대단하다로 끝났다면 요즘은 “나도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품게 되는. 멋진 사람들.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인다는 것은, 분명 좋은 것이다.

과잉배려 성향인 내 입장에서는, 똑같이 예의를 갖춰도

업무로 만난 사람들에게 대하는 배려는 그들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업무 관계”라는 보호막 덕분에

“그들에게 비즈니스 매너를 갖추고 있다”는 편안한 근거가 된다.


단순하지만 복잡한 삶의 과정을 거쳐 다듬어 낸 이 결론 하나로,

조직 생활이 많이 편해졌다.

물론, 신입 때나 지금이나 난 집이 제일 편하고 회사 밖에 나가는 것이 가장 즐겁다!
적어도, 조직 내 인간 관계가 예전보다 편해졌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낡아가는 것 이상의, 빈티지한 아름다움을 낼 수 있는 것은 비단 건물뿐이 아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숙성된 와인처럼, 아프고 좋았던 경험 모두를 아우르는 나만의 향기를 갖추자.


조직 내에서 업무나 품행에 대한 레퍼런스도 쌓였고,

스스로도 내가 원하던 ‘남에게 피해 안주는, 깔끔한 아저씨’의 모습에 도달하기 위한’

나름의 부단한 노력 덕에, 후배들을 대함에 있어 확실히 예전보다 유해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일에 대한 태도다.

회사에 출근했는데 막상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병풍

모든 새로운 도전에 대한 거부감으로 무장한 투덜이

생각만해도 답답하지 않나?

이런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리고 그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올곧게 성장하는 기준이 될테고.


그렇게 사회인으로서 십여년을 살다 보니

문득 작년부터 작은 고민이 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더 나이를 먹어갈텐데,

앞으로 나에게 새로운 것을 시킬 수 있는 선배들이 얼마나 될까?

지금도 잃을 것이 많은데 앞으로 나 스스로에게 도전을 주고, 스스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경험을 내가 얼마나 많이 확보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다.


10년 뒤의 내가 새로운 것들에 대한
도전을 할 수 있을까? 적극성이 남아 있을까?
지금만큼 다른 것들에 대해서 관심이나 있을까?


그렇게 고민하다 마침내,

2023년 8월 오직 나를 위한 도전을 시작했다.

이전부터 미루고 미뤄왔던 나 스스로 관심있는 무언가에 대한 도전.

바로 제대로 된 글쓰기였다.


사실 그렇다.

20대 때부터 그렇게 글을 써 보라고 주변 사람들이 얘기했지만,

나는 소심하게 개인 SNS 계정에만 글을 썼고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작년 8월에

브런치 플랫폼을 통해서 글을 쓰게 되었다.


내가 쓴 글로 플랫폼에서 작가로 인정도 받았고,
열심히 썼던 글들이 브런치와 다음 포털 메인에도 수회 오르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댓글을 받으면서
글을 쓰는 행위 자체로, 내가 쓰는 글의 소재인 내 경험들에 대해서도
더 없이 많은 위로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과정에서 우여곡절과 갈등도 당연히 겪었지만,
이 또한 새로운 도전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새롭게 도전 했기 때문에 긍정도 위기도 겪을 수 있었고,

말과 글이 가진 영향력, 똑같은 말을 했을 때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온도차 등

다양한 것들에 대해서 단기간 전에 없이 많은 사람들의 '적나라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굉장히 의미 깊은 일.

앞으로 남은 삶에 대한 '영점 조준'이 된 경험이랄까.


브런치에 대한 도전은 정말 '너무너무 잘한 일'로 평가하고 싶다. 내면을 꺼내 불특정 다수와 나누는 일. 그리고 거기서 오는 치유와 오해, 갈등까지. 모든 삶을 재정비하는 도전!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배우는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변수에 대한 예측

둘째는 예측하지 못한 변수에 대한 침착한 대응력

어른답게 평정심을 가지고 대응하는 자세 또한 도전에서 배울 수 있는 것


그렇게 새로운 도전이 주는 가치와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앞으로 십 년간 어떤 도전을 할지 고민하며 현실을 열심히 살아 내고 있었다


그렇게 다가온 홍보팀 3년차, 위기 또는 기회의 서막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결로 SNS를 유지하고

사업부서에서 필요한 광고, 브렌디드 콘텐츠, 기타 내부 직원들과의 소통을 힘쓰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내 삶의 도전에 대해서는 업무 외 다른 쪽에서 계속 고민중이었는데,

사실 답을 찾기 어려웠다. 무엇이 있을까.


대표이사 사업 계획 보고, 변수가 생겼다.

평소에도 크리에이터 사업에 관심이 많은 사장님은, 전에 없이 YouTube에 진심이셨다.

내가, 그리고 우리 팀이 준비한 SNS 방향성을 완전히 뿌리부터 흔들어놓으셨고,

수차례 내부 회의와 외부 전문가 자문을 받아가며, 몇 차례 새로운 기획안으로 보고를 드렸고,

마침내 엄청난 결정이 내려졌다.


결정 하나.

기업을 직접 찾아가서 회사 소개도 하고 구직자들이 희망하는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는 것.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나 자신도 이직을 경험했고, 실제로 커리어 전환에 대해서 관심이 많으니까.


그리고 두번째 결정.

회사 유튜브 고정 콘텐츠에는, 네가 출연 해라

..네?


동석한 실장님, 팀장님 모두 어안이 벙벙-
아 이것이 홍보맨 이팩트인가. 우리에게도 찾아오는건가. 근데 왜 나지?


"야. 생각해봐. 결국은 직무/취업 관련 소개를 해야되는 콘텐츠야.

근데 진짜 구직자가 나올 수는 없고, 유명인이 나오기엔 우리 고유 콘텐츠도 아니고,

일반 직장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수가 없잖아. 너가 하면 되겠네."


아, 네....


"(한층 흥이 오르셔서는)야. 나비넥타이나 노란 자켓 이런걸 입어봐.

'캐릭터'가 있어야 돼. 너 내가 진짜 기회 준거야. 나중에 나한테 감사해야된다, 알지?"


아, 예....


"대표님 제가 아무리 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유튜버라뇨. 그것도 회사 유튜브. 연예인도 아니고 누가 저같은 아저씨가 나오는 영상을 본다구요"라고 속으로 외쳤다. K-직장인 답게.


유튜버라.

그래, "유튜버 잘하겠다"라는 말은 어디서 들어본 적 있다.

근데 진짜 유튜버(그것도 내 계정도 아닌 회사의)를 하라고하시니,

일단 "하라고 하면 하는게 직장인이다"라는 마인드로 무장한 나답게 "그래 해야지 뭐"라고 생각해 버렸다.


그렇게 준비 기간을 거쳐 첫 촬영을 지난주에 마쳤고,

섭외 기업 미팅과 현장 답사를 어제 진행하고 보니

곧 다음주부터 기업들과 촬영이라는 사실이 와닿기 시작했다.


'내가 뭘 하고 있는거지'라는 두려움? 당연히 있다.

모르겠다. 이것이 가져다줄 효과가 무엇일지.
그저 아무 일 없듯이 나를 둘러싼 세상은 조용히 흘러갈 수 있고,
내가 예상치 못했던 반향(긍정이든 부정이든)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맘을 다잡게 해주는 분명한 한가지 근거는,

"스스로 해보지 못하는 도전을, 더군다나 회사 경력으로 도전해본다"는 도전 정신이다.

어쩌면 평생 시도하지 않았을 도전을 업무로 겪어본다.


떠밀리듯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기대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섭외를 위해 기업 담당자들과 소통하면서 '퍼스널 브랜딩' 기반으로 대화를 이어나갔다는 점

40년의 삶, 15년의 사회 생활을 하며 쌓아온 나의 관심과 이야기를 도구로 쓸수 있다는 점

'일'이라는 공동의 관심사 하나로 처음 보는 이들과 풀어내고 소통할 수 있다는 도전 정신과 공감대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는 'Challenger의 자세', 다시 타석에 들어서는 기분.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 조금 느낄 수 있었다.

가보자. 끝까지.


이것이 연재가 될지 단편으로 그칠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소식이 있거나 느껴지는 것이 있을 때마다 근황을 전하겠습니다.

도전을 하는 그 순간만큼은 모두가 젊어지는 순간입니다.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습니다. 응원해주세요.

당신의 도전을 내가 응원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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