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십만원에 살 수 있는건 행복이 아니라, 허세다

십만원을 수천번 모아 자산을 사는게 행복이다

by 알렉스키드

대학에 입학할때부터 대기업에 들어가는

20대부터 30대까지, 인생의 황금기라고 한다


이름난 대학의 졸업장을 받고,

그 졸업장은 사회적 Certification이 되어 취업을 하고,

사원증을 목에 매고 수십년을 가져갈 커리어를 개시-


어느정도 주변에서 “칭찬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잘 생기고 집안 좋은 친구는 소개팅이 밀려들어오고,

일 잘하는 친구는 요직에 발령, 고속 승진을 하게된다


찌든 일상을 피해 여름 겨울 유럽 여행을 가기도하고,

선망하던 명품 브랜드의 소비자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달콤하거나 치열한 시기를 보내다보면

어느새 40대가 된다


이때부터는, 두 가지가 나를 증명한다


하나. 어떻게 일을 해왔는지.

둘. 어디에 돈을 써왔는지.


그때쯤 되면 부모님도 은퇴하시고,

화려한 조명 아래 같이 놀던 친구들도 가정을 꾸리고,

모임에 가면 더이상 연애, 쇼핑, 영화 이야기는 주제에 오르지 못하고 재테크와 가족 이야기만 남는다


대화의 주제는 개인이 몰두하는 분야에 따라 나뉘고,

결국 그 모임의 그룹은 “자산”을 중심으로 나뉜다


20대 때 외제차를 자랑하던 친구는 서울 아파트를 마련한 지인의 이야기를 건너 듣게 되기도 한다

이상하다. 그렇게 모든 얘기를 나누던 친군데,
왜 나에게는 집을 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사람들은 그것을 “배려”라고 부른다.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나에 대한 배려.


이쯤되면 상술한 황금기에 대한 재해석을 시작한다

그때가 가장 정신차리고 집중해야할 시기였다.


인생 뭐 없다는 말? 금수저나 할수 있는 말이다. 미친듯이 발버둥 치지 않는 이상, 우유통을 벗어날수 있는 생쥐는 세상에 없다.


향후 20년을 이끌어갈 투자에 집중했어야 할 시기가,

바로 20대 30대 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고 일을 등한시하자는 것은 아니다.
일은 당연히 열심히, 잘해야한다.
개인 커리어와 사내, 업계 내 레퍼런스는 가장 중요한 자산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하지만, 그것만 추구하면 잃는 가치가 적잖이 크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왜 우리는 지나고나서야 알게 될까?


바로 사회가 입혀주는 허세의 옷 때문이다

내가 뭐라도 되는 줄 착각하는 주변의 평가,

소개팅, 동호회, 종교단체에서 제법 인정받는 평가-


그 평가에 취해서 돈을 쓰고 마음을 두는만큼,

당신은 서울의 중심부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이었다


승진했다고 승진턱으로 쇠고기를 샀는가?

집어치우고 그 돈 아껴서, 아울렛에서 세일하는 러닝화를 사서 부지런히 임장을 다녀라

아파트 가격이 올라서 기분 좋다고 차를 바꿨는가?

멍청한 허세짓 집어치워라. 네 인생은 거기까지냐?

경기권에 있다면 서울로, 서울 외각이면 중심지로 올라갈 수 있도록 돈을 모아도 시원찮을 판이다.

하차감 좋은 인생 누리다, 인생 조기 하차한다


투자는 미래 지향이고, 허세는 과거 지향이다

투자자는 편의점에서 껌을 사도 통신사 할인을 받고,

허세남은 의미 없다며 포인트 할인을 등한시한다

투자자는 뉴스를 보면서 돈의 흐름을 읽고

허세남은 뉴스를 보면서 저 혼자 잘나서는 정치가 어떻고 세상이 어떻고를 푸념한다. 꿈깨라!


스페셜티커피가 먹고 싶나? 스페셜티 원두를 사서, 집에서 갈고 내려 먹어라. 남이 타주는 커피를 먹는건 즐겁지만, 그 커피를 평생 남이 타줄 순 없다.


나의 이야기를 해보겠다. 부끄러운 내 젊음을.

첫 회사는 도곡역 타워팰리스 단지에 있었다

보통의 인서울 대학을 나온 내가

당시 손에 꼽하게 좋은 대학을 졸업한 인재들이

몰려오던 회사에 함께 들어간 것도 기쁜데,

심지어 그 회사의 사옥 길 건너에는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가 있었다.


신나게 고등학생 시절 당시 이 길을 걸었다는 등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하는 행동 자체가

“타워팰리스”라는 당시 “대한민국의 신흥 부자들이 모인 곳”이라는 그룹에,

나를 동일시하던 시건방이 아니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내 회사? 내가 다니는 회사가 맞다. 우리 동네? 내가 자가로 사는 아파트가 맞다. 굉장히 비정하지만 난 그정도로 따져야 겸손할 수 있다고 본다.
“집단”에 속하고, 거기에 나를 동일시하는
행위가 사회가 주는 착각임을 알게 된 건
그 후로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뒤였다.


매일 사원증을 매고,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가로지르며 출근하고,

커피를 들고 걸어다니는 기분은 가히 최고였다


공간이 부족하여 포스코사거리 사무실도 임대를 하고 있었는데, 가끔 업무 지원을 나갈 때면 출퇴근길 테헤란로를 걷는 직장인들의 틈에서 걷는 호사를 누렸다.


어깨를 나란히하고 걷는 '멋쟁이'들의 틈에
함께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뭐라도 된' 기분이
들었다. 내가 굉장히 잘 살아온 성공의 느낌!


감수성 예민한 20대 직장인으로서,

이런 보통의 날들에서 느끼는 감정은 “성공”이었다

(지금 와서 입에 담기도 부끄럽지만)


부모님을 봉양하긴 커녕 부모님의 집에서 살면서

내가 버는 돈은 오롯이 나만을 위해 “소비”했다


인생은 여행이라고 누군가 그랬는데, 집착하지 말라는 뜻이지 뜨내기처럼 아무렇게나 살라는 뜻은 아니다.


화려한 조명,

지나치는 멋진 사람들 그들의 옷과 명함,

그렇게 10여년이 흘렀다


아직 내가 그 길에 남은채 서 있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아찔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센척이라고, 주류인 척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의 삶과는 많이 다른, 생을 걸고 삶의 레벨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하는 스스로에 대한 당당함이 있다. 나는 그런말을 해도 될말큼.


나의 10년 뒤를 고민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몇살일지 몰라도,

굉장히 나이든 사람의 입장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나는 40대다. 이제 나는 ‘생을 걸고’ 뭔가 도전할만한

기회가 많이 남지 않았다.


30살의 나는, 대기업을 그만둬도

치킨을 튀길 수 있고. 치킨 튀기다 망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젊음의 자부심‘이 있었다.


제 3의 인생을 위해서,

회사에서 시키는 유튜브를

억지로 맡아서 2년쨰 하고 있다.


두 아이의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서,

아쉬운 소리 들으며 키우고 싶지 않아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무리를 하려고 한다.

정신 차려라.

진급하고 인상된 첫 월급으로 명품 사지말고

최대한 무리해서 자산을 투자하라.


십만원은 술 한번, 바지 한벌의 돈이지만

모으고 아끼면 집을 살 수 있다.

그리고 그 집은 당신의 노후에 위대한 힘을 준다!


이건 나에게 하는 이야기다.

10년 뒤의 나를 위한. 독백 혹은 방백.

무조건 잘 살 테니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홍보 담당자가 운동화만 신는 현장을 좋아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