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적어, 그리고쪼개 봐!
사이드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왠 뜬금없는 질문이냐고요? 사이드 프로젝트(Side project)가 무슨 뜻인지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라 사이드 프로젝트 본질에 대해 잠시 짚고 가려고 합니다. ‘사이드(Side)’ 와 ‘프로젝트(Project)’가 합쳐진 사이드 프로젝트를 한 번 쪼개어 볼까요?
사이드는 말 그대로 메인이 아닌 것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느라 내 메인 잡, 나의 삶을 무너 뜨린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사이드가 아닙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창업을 하거나, 이것을 메인으로 삼아야 합니다.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책임감과 그것에 기여할 내 능력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나에게 보상을 주는 직업(job)은 아니지만 프로젝트로서 수행하고 계획을 지키며 해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어디까지나 사이드로 하되 책임감을 가지고 수행해야 합니다. 이건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기에 사이드 프로젝트는 완수되거나 진행되기가 힘듭니다. 무언가 보상이 주어지기도 어렵고, 프로젝트의 기한과 뭘 할지 목표도 불투명하다면 책임감도 가지기 힘들어 사실 성공하는 게 더 힘듭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사람들은 사이드 프로젝트라 하면, 사이드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걸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고?", "부업처럼 할 수 있다고?"라고 생각하죠. 무엇을 어떻게 할지가 아니라 결과에만 눈길을 주니 아이디어는 생명력을 잃고 사라집니다.
가령, 티셔츠 구독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고 가정해봅시다. 티셔츠 구독 서비스에 필요한 게 뭘까요? 일단은 티셔츠와 구독 채널이겠죠. 그럼 여기서 시작입니다. 한 번 머릿속으로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져보면서 답하고 검색해봅시다.
무엇을 팔 것인가? 어떻게 차별할 것인가?
내가 옷을 직접 만들 수 있나?
옷 제작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면 배우면서까지 이걸 할 수 있을까?
알아야 한다면 어디까지 알아야 하나?
어떻게 팔 것인가?
구독을 한다면 어떤 식으로 구독을 시킬 것인가? 등등
아이디어가 있다고 그것에서 끝난 게 아닙니다. 스스로나 남에게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정리가 되어야 합니다.
일단 메모장이던 노션이든, 에버노트 건 상관이 없습니다. 한 번 적어봅시다. 내가 하고 싶은 게 뭐지? 이건 어떻게 해야 하지? 이미 남들이 하고 있는 게 있나? 저 사람은 저걸 어떻게 했지? 이런 것들을 글로 적어보는 것과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직접 적어보고 그걸 붙잡아서 발전을 시켜보는 건 앞으로 자랄 사이드 프로젝트에 좋은 토양이 됩니다.
그러니, 기획문서를 써봅시다. '기획문서'라고 거창해 보이지만 별 거 없습니다. 처음부터 상세히 적을 필요도 없습니다. 일단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문서가 아니라 내가 이해하고 이 아이디어를 붙잡아 발전시키기 위한 문서입니다. 내가 뭘 하고 싶은 지, 그걸 왜 하고 싶은 지부터 확실히 정하면 됩니다.
이 문서를 토대로 생각을 키워서 남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면 좋은 사이드 프로젝트의 시작이 됩니다. 다른 건 확답하기 힘들지만 이건 확신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가다듬는다면 기획을 하면서 쪼개어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달에 갈 거야!" 같이 멋진 말도 필요하지만 그 달에 가기 위한 1단계, 2단계... 10단계 이렇게 쪼개면 쪼갤수록 정말 당장 해야 할 것들도 명확해지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같이 해야 하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떠한 큰 일이라도 잘게 나눠 본다면 생각보다 바로 할 수 있는 게 많습니다.
일단, 적고 쪼개 보세요. 그게 사이드 프로젝트의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