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C가와무라 미술관 - 관람객을 맞이하는 기쁨이 있는 곳
/ 관람객을 맞이하는 기쁨
DIC 가와무라 미술관에서만 할 수 있는, 그래서 꼭 해야 하는 경험 한 가지를 꼽으라면 바로 <다실>이다. 다실은 미술관 1층의 전시관들 사이에 숨어있는 아주 아담한 장소다. 미술관의 훌륭한 야외 조경을 볼 수 있도록 한 면이 통창으로 되어 있고, 그 창문 방향으로 12개의 좌석이 나란히 놓여 있다.
좌석의 배치만을 보아도 보통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대화를 하는 일반적인 카페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이곳은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아주 조용히 차와 화과자와 풍경만을 즐기도록 구성된 공간이다.
이곳에서 800엔을 내면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훌륭한 퀄리티의 녹차, 그리고 그림같이 예쁜 화과자를 예쁜 풍경과 함께 음미할 수 있다. 둘러보던 작품들을 마음에 다시 새기면서 '미술관이라는 공간'을 또 다른 방식으로 만끽하는 기분. 처음 느껴보는 기분 좋은 색다름이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대부분의 미술관이 분위기 좋은 카페를 운영하기 때문에 사전조사를 하면서도 이 공간에 대해 큰 기대가 없었는데, 뜻밖에 아주 기억에 남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그리고 DIC 가와무라 미술관이 도쿄 중심에서 거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반나절 정도 투자해서 가볼 가치가 있는 곳으로 생각되는 큰 요소는 바로 미술관의 레스토랑이다. 여정 첫날의 꼬인 일정으로 인해 예약을 하고도 직접 가보지 못해 개인적으로 너무나 아쉽다. 미술관의 아름다운 정원을 조망할 수 있도록 3면이 통창으로 되어있는 고풍스러운 식당이다.
꽤 많은 후기에서 이곳의 양식 코스요리가 상당히 맛도 좋으면서 가격 또한 아주 저렴하다는 언급이 있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 성인 코스요리 1인 금액이 3200엔이었고, 요즘은 엔화 환율이 좋아 더 가성비가 좋게 느껴졌다) 뷰도 좋은데 맛도 좋고 가격도 싸다고...? 믿을 수가 없었지만 이 또한 사실로 드러났다.
내가 미술관을 관람하는 동안 이곳에서 식사를 한 남편과 시어머니는 코스요리가 아님에도 아주 만족해했다. 마지막에 막 구워진 따끈따끈한 마늘빵을 포장해 왔는데, 한 입 무는 순간, 나 또한 빵이 이 정도일진대 다른 요리는 얼마나 맛있었을지 다 짐작이 되는 맛이었다 (그리고 빵 마저 맛있는 건 약간 반칙 같았다)
그리고 사실 이 미술관은 램브란트 작품과 로스코 관 외에도 훌륭한 작품들을 상당히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예술가들이 있다. 그런 예술가의 작품이라면 아주 작은 사이즈라도 꼭 빼놓지 않고 하나씩 보유하려고 노력한 느낌을 받았다.
또한 아주 유명하진 않은 작가의 작품일 경우에는 규모가 있거나, 특별한 조형미가 있어 한 눈에도 작품이 눈을 확 잡아끌며 호기심을 생기게 하는 작품들이 많았다.
DIC 가와무라 미술관을 꼭 방문할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처럼 정리해 보고 싶다.
관람객을 마주하는 기쁨을 간직한 미술관
1. 렘브란트 작품 독대, 로스코 관 전세내기 만으로도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
2. 유명한 작가의 작품이거나, 눈을 끄는 작품을 섬세하게 고른 컬렉션. 미술을 잘 몰라도 지루하지 않다.
2. 다른 미술관에는 없는, 다실에서의 경험
3. 맛있는 가성비 코스요리, 아름다운 뷰를 갖춘 레스토랑
4. 산책까지 가능한 유럽 궁전 같은 조경
5. 기획전시 또한 잘 모르는 작가였음에도 흥미롭고 재밌었다.
마지막으로 아주 조금 아쉬웠던 점은 아무래도 한국인들의 방문이 적어서 그런지 한국어 안내문이나 브로셔를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어 안내가 항상 기본으로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굳이 꼽은 아쉬움 정도이지 이 미술관 자체의 매력은 조금도 반감되지 않는다. 그만큼 만족스러웠던 미술관이다.
이 미술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다른 작품들이 순환되어 나올 때 또다시 꼭 방문하고 싶다.
DIC가와무라 미술관 정보
주소 : 631 Sakado, Sakura, Chiba Pref. 285-8505 JAPAN
(도쿄 도심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소요, 나리타 공항에서 차로 30분 소요, 도쿄에서 셔틀버스 운영중)
휴관일 : 월요일
운영 시간 : 오전 9:30-17:00 (입장은 16:30 마감)